#미투(나도고발한다.Me too)
작년 10월경부터 SNS에서 인기를 끌게 된 해시태그다. 여성들의 성범죄 피해경험등을 공개하여 문제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사용되었다. 시작은 우리나라가 아니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서지현 검사를 시작으로 이곳저곳에서 확산되고 있다.
혹자는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 미투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과 의견을 비치기도 하는데 나 역시 이에 대해 충분히 일리있고 현명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이 감정적인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대중의 정상적인 사리판단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아무 잘못없이 마녀사냥 당하는 피해자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오달수의 사례를 보면 대중의 끓고 식음이 얼마나 변덕스러운지를 볼 수 있는데, 최초로 오달수가 미투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되자 불같이 달아올라 그를 비난하는 여론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서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는 오달수 측의 공식입장이 발표되자 다시 분위기는 차갑게 식어 양쪽말을 다들어봐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은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다시 오달수를 가해자로 지목했던 엄지영의 등장으로 여론이 다시 역전되고 있다. 대중의 변덕을 보면 실소밖에 나오지 않을 뿐인다.
지금의 모습은 언론의 도마에 올라 인민재판을 당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럼 그렇지' 하고 신나게 욕을 하다가 아닌것 같으면 '아니면 말구' 하는 식으로 난도질 해버린 사람들의 사례는 너무도 많았다.
또 벌써 정치적으로 사용되고 의미를 왜곡하는 경우가 보이는데 제발 좀 뭐 잘된다 싶으면 엉뚱한 곳에서 숟가락 얹는 행위좀 안했으면 좋겠다. 그런 행위들로 인해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고 힘을 잃는다.
하지만 나는 위의 문제들을 충분히 경계하면서 이성적인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다면 미투운동이 우리 사회에 많은 의미를 남길 수 있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실제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상대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잘못되었다 내가 피해를 당했다라고 나서서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막상 용기를 내 이야기를 해도 오히려 가해자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기 위해 꼬리를 친 꽃뱀으로 매도 당하기도 하고, 피해 당한 사실 자체를 더럽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실상은 어떠한가. 아름다운 시로 쓰며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고은 시인을 비롯하여 남부럽지 않은 부와 명예를 쌓았을 그 멀쩡한 아니 멀쩡한 정도를 넘어 존경과 사랑을 받던 사람들도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하니 이제 성범죄는 더럽고 못배우고 이상하고 무섭게 생긴 사람들만이 저지르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 더욱 널리 알려졌다. 사회적 지위나 명성, 겉으로 보이는 행실이 보호막이 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여성이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고백한다는 것은 사실 너무도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는데 이 미투운동이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어느 정도 용기를 북돋아주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피해자들의 용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고 응원해주는 인식이 생겨난 것은 아주 긍정적인 일이다. 미투 운동이 휩쓸 영역은 체육계 의료계 교육계등등등...을 비롯해 우리들 가까이까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숨겨져 있는 기존의 죄들이 한번 뒤집어지고 난 이후엔 이러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범죄행위를 저지르기는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미투운동 전과 후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생각보다 클 것 같다. 더 이상 피해자가 숨고 쉬쉬하지 않는 분위기를 기대한다.
미투운동이 어디까지 가는지 한번 지켜봐야겠다.
지금의 미투는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인데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가해자에게만 초점을 두고 있는데 가해자보다 방관자가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드네요.
미투운동 긍정적인 운동이라고 봅니다. 악용하고 이용하지만 않는다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