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담수첩] 산앵두나무꽃이 바람에 펄럭거리네. 이상과 이상.

in #kr-pen7 years ago (edited)

산앵두나무꽃이 바람에 펄럭거리네. 어찌 그대 그립지 않겠느냐만, 그대 있는 곳이 너무 멀구나. 이 이야기를 듣고 공자가 이렇게 말했다. '그립지 않은 것이지 어찌 거리가 먼 것이 있겠는가.'


영화감독을 꿈꾸는 친구의 딱 6:00의 단편을 1년이 지나 다시 돌려본다, 여러번.

중학교때 처음 만난 그 친구와는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서 더 자주 왕래하고 소통했다. 나는 컴퓨터를 늦게 접해 독수리타법으로 그 친구와 또 나의 무릎친구, 셋이서 254K의 모뎀이 연결해주는 공간에서 서로 다른 물줄기를 섞었다.

풍족하지 않은 삶에 다가오는 청첩장은 관개수로를 정리하듯 틀어막을 것인가, 그대로 흘러 보낼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로에 서게 한다. 내 마음의 씨앗을 틔워줄 물줄기인가 그렇지 않은가를 판단해야 하는 경력과 시간은 충분히 되었지만, 그마저도 구분하지 못하고 흘려 보낸 물줄기가 많다지만, 아직 씨알 굵은 열매를 보게 할 물줄기를 찾지 못한 무능한 농부라 해도 나를 틔워줄 물줄기를 찾으려는 노오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연못처럼 같이 물을 대던 지난날의 친구에게 물줄기를 대주기를 바랐다.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여전히 이상했다. 어릴 때도 그러했다. 이상한 놈의 이상은 너무도 이상적이어서 이상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도 이상했다. 부러웠다. 이상적인 이상이었는데 이상을 펼치고 있어서.

오랜만에 만난 이상한놈은 십여년만에 만났어도 이상했다. 나의 무릎친구는 가까이 하기는 먼 당신이라 했지만 나는 그 셋 사이의 중간에 있는 듯 했다. 딱 중간이 아닌 나도 이상한 쪽으로 가고만싶었다. 나는 이상으로 가고 싶은 이상한 놈인가보다.

페이스북에 있던 그 사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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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투루 말하지 않았구나. 실제로 찍은 것인지 아닌지 분간 할 수 없지만 그녀석이라면 충분히 직접 가서 찍어왔음에 분명하게 보인다. 그런 것이 아니여도 그렇게 보이는 것 처럼.

나는 그렇게 보일 수 있을만 한 물줄기가 있을까, 아니 보여질까.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나와의 대화 끝에 나에게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속의 그대'의 가사 속 주인공 같다고 말했다. 크게 될 놈이구나. 너의 입봉작에 나를 초대하지 않으면 절대 아니 된다고 일러주었다.


6분을 딱 맞춘 그 단편에 이 노래 '부산에 가면'을 배경으로 깐 것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본다. 다시 육분짜리의 영화를 돌려보고 나중에 늙게 되면 이런 아저씨가 되고 싶은 아저씨,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을 다시 돌려 듣는다.

영화 속 태릉입구와 부산. 거기서 놓친 것들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산앵두나무꽃이 바람에 펄럭거리네. 어찌 그대 그립지 않겠느냐만, 그대 있는 곳이 너무 멀구나. 이 이야기를 듣고 공자가 이렇게 말했다. '그립지 않은 것이지 어찌 거리가 먼 것이 있겠는가.'

산앵두나무꽃은 무엇이고 공자님 말씀은 무엇인가, 역시 이상한 놈이다.

수미상관으로 이 구절을 나레이션으로 넣은 걸 보면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겠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캠퍼스와 가까운 태릉입구와 캠퍼스와 멀고도 먼 부산, 그 사이에 주인공의 마음속 산앵두나무꽃을 펄럭일 바람은 같이 불어오는 데 돛을 올릴 것인가 말 것인가는 주인공 마음이다.

캠퍼스와 가까운 태릉입구에서 불어온 바람은 이렇게 말을 했다.

'좋은 기회 놓쳤네 오빠, 가고 싶어지면 말해, 안녕'

산앵두나무꽃이 바람에 펄럭거리네. 어찌 그대 그립지 않겠느냐만, 그대 있는 곳이 너무 멀구나. 이 이야기를 듣고 공자가 이렇게 말했다. '그립지 않은 것이지 어찌 거리가 먼 것이 있겠는가.'


이상한 놈의 이상한 영화라 이상한 말밖에는 할 수 없다. 많은 걸 함축하고 있으리라.
이상을 바라보는 이상한 감독의 이상적인 영화였다. 파일로 가지고 있기에 다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인용한 문장에 많은 여지를 남겨두는 영화였다.

이 친구와는 저수지에서 만난 만남이고 싶다. 청첩장을 좀 처럼 맞이하지 않는 내가 물줄기 같은 청첩장을 원했듯, 언젠가 입봉하게 되는 날이 오면 꼭 초대 받고 싶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든, 주목하든 간에 말이다. 그 때는 나도 그 친구에게 물줄기를 대어 줄 저수지와 같은 곳이 되어 있으리라.

이 친구 스팀잇에 초대해볼까, 글도 잘 쓰는데.

ㅇㅈㅇ아 내 바람이 느껴지니?


자 이제 이불 킥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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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aupun saya tidak mengerti apa yang anda tuliskan,, namun saya tetap berpartisipasi dalam postingan anda,, succes for you brother

what a wonderful world

세분이면 나머지는 좋은x 나쁜x 겠네요..ㅎㅎ
세상은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바꾼다더군요..
미리 사인이라도....

이곳에 박제해놨으니 빼도 박도 못할겁니다.ㅎㅎㅎ
이상한놈만 셋일 수도 있을 것 같네요...ㅋㅋㅋ

친구분이 귀엽게 생기셨군요 ㅇㅈㅇ <--

오 그러고보니 ㅇㅈㅇ닯았네요. 눈도 코도 부담스럽게 크거든요.ㅎㅎㅎ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늘 고맙습니다.

이상한 놈의 이상한 영화라고 하시니 상당히 궁금..ㅎㅎ
갈수록 이상을 꿈꾸는 사람이 이상해지고 부러워지는 건 비슷한 거 같네요..
아 최백호선생님 목소리 죽인다..

ㅎㅎㅎ그런 것 같네요. 언젠가 영화가 나온다면 리뷰 남겨봐야겠어요.
최백호 선생님은 정말...크...

저도 스팀잇에 영업하고 싶은 친구가 있는데...좀처럼 안넘어오네요 ㅋㅋ

저도 스팀잇에 영업하고 싶은 친구가 있는데...좀처럼 안넘어오네요 ㅋㅋ

근데 처음에 설명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 의심했거든요.ㅎㅎㅎ

그립지 않은 것이지 어찌 거리가 먼 것이 있겠는가.

이 말에 여운이 많이 남네요..그나저나 저는 오늘 배고픈 그림쟁이 동생하나를 초대하는데 성공했어요! 흐흐

많은 것을 함축하는 구절인 것 같아요. 리스팀하신 포스팅 말씀하시는거죠?ㅎㅎㅎ고팍스계정이 다녀갔네요...ㅎㅎㅎ

엇 맞아요!!! ㅋㅋㅋㅋㅋ 고또 맞았더라구요! 부럽.........ㅠㅠ

어떤 영화일지 직접 보고싶네요.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는 개인소장이라 공개할 수 없어요. ㅎㅎㅎ

초대해 주시져!ㅋㅋ

왠지 거절할 것 같은 느낌이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