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백패커 중 최악은? - 생활적폐 시리즈 (1)

in #kr-pen7 years ago (edited)

가끔 대중 교통을 탑니다. 운이 나빠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에 지하철을 타는 건 정말 곤욕스러운 일입니다. 곤욕스러움의 한 가운데에서 백패커들을 만나면 고통이 배가됩니다. 손으로 백팩을 들고타거나 백팩을 앞으로 매고 타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남들의 고통에 무심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람의 상체는 크고 다리쪽으로 내려갈수록 여유공간이 많이 생깁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무조건 뒤로맨 백팩을 벗어서 손으로 드는게 타인에게 가장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입니다. 어린 아이들도 아는 상식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식을 아무리 말해줘도 지키지 않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제 경우에는 전철에 사람이 많다 싶으면 무조건 백팩을 벗어서 손으로 들고 탑니다.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손으로 들고 있는 백팩의 위치에도 신경을 씁니다. 가끔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 전철을 타면 손가락 한두개로 책과 랩탑이 들어있는 무거운 백팩을 들고 버텨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손가락이 너무너무 아프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백팩을 매고 스마트폰을 만지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정말 우울합니다. 박탈감마저 듭니다. '전부 질서를 지키지 않는데 나혼자 이렇게 맨날 고생하면서 지켜야 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사람들이 터져나가는 전철에서도 무심하게 백팩을 매고 자기 볼일 보는 백패커들을 보고 있으면 타인의 고통과 불편함에 무심한 사람들이 많다는 건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황당한 분들도 계십니다.

전철에서 사람들이 꽉꽉 끼여서 타면 몸을 내 의지대로 움직이기가 힘듭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매고 있는 백팩을 건드리지 않는건 불가능합니다. 사람들은 백팩에 걸려 옷이 찢어지고, 백팩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런데, 적반하장격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백팩을 건드린다고 뒤로 돌아보면서 죽일듯한 표정으로 인상을 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습니다. 본인이 타인에게 주는 고통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면서 터져나가는 전철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백팩과 닿았다고 불쾌해 하는 표정을 보면 이기적인 우리사회 단면의 일부를 보는 것 같습니다.

백팩을 매는건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빡빡하게 타고 가는 대중교통에서는 백팩을 손으로 들고가는 배려심을 발휘해보는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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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적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아마 눈 부라리는 사람들은 자기가 피해를 주는지도 모르겠죠. 저도 다른 사람한테 걸리는세 싫어서 벗고 타지만, 어느 쪽이 예의인지 포스터를 붙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벗고 타시다니, 흔하지 않은 분이시고 멋지시네요. 서울에 올라온지 20여년이 되어갑니다. 저는 본능적으로 저의 백팩이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을 깨닫고 손으로 들고 타는게 버릇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선의나 배려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서 캠페인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런데 캠페인 해봤자 염불 외우기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가정에서 시작되는 인성교육 부터 시작해서, 교양 문제, 이기심으로 점철된 사회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굳이 백팩만 문제가 아니라 사회 다양한 부분에서 비슷한 것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을 봅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관행은 구성원간 확신이 생기면 관습이 되고 원칙이 되죠. 그런데도 안 지키는 사람이 생기는데 관료들에게민 기댈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렇죠. 아무래도 사회 전체적인 합의의 수준이 올라야 할텐데, 한두사람이 규칙을 어기면 너도나도 다 어겨버리는 분위기인지라(...) 과거에 비하면 기초질서 수준이 많이 올라오긴 했지만..^^

각박하기만 하네요...
공동체 정신은 안드로메다로 날라가 버린건가
싶은 생각이 절로...

마지막짤은 쓴웃음이 한가득하네요

저도 각박해지지 않으려고 하는데,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는 행위 또한 각박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욕먹더라도 지적은 해야겠고 ㅎㅎ

버스탈때가 제일 난감하네요. 전 백팩을 가져가야하는 날엔 아예 사람없는 시간을 주로 이용합니다.

그렇네요. 버스가 지하철보다 더 지옥일 것 같네요. 저도 가급적 자차를 이용하지만 사람 많은 시간에 대중교통 타게되면 손으로 백팩을 들고 탑니다.

나만 괜찮으면 되고 남이 나를 불편하게 하는건 절대 용납 안되는 각박한 세상같지만, 홀로 묵묵히 옳음을 추구하고 배려하는 분들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살만한 세상이구나 라고 느낄때가 있습니다^^
덕분에 다시 한번 제 가방은 어디있는지 확인해봅니다.

네, 대중교통 타게 되면 열심히 가방 들고 다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적폐는 권력자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지요^^

눈치껏 적당히 좀...

권력자들이야 피해가 광범위해서 주목받을 뿐, 권력이 없거나 재산이 없다고 착한건 아니더라구요. 다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반칙쓰며 살고 있는.. ㅎㅎ 적당히 하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손에 드는것보다 앞으로 메는게 오히려 덜 걸리적 거리는거 같더군요 ㅜ 저는 늘 쟈철 버스 탈 때 일단 앞으로 메고 봅니닷!ㅎㅎ

옆으로 들면 더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가급적 다리 앞으로 들고 있어요. 그리고 가급적 사람들에게 불편을 안 주려고 이리저리 가방을 옮깁니다 ㅠㅠ 제가 좀 불편을 감수하면 다른 분들은 편할테니까요~ 앞으로 매도 좋고 들어도 좋고요. 등뒤에 커다란 가방 매고서 타인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어떤 방법도 좋다고 봐요~~ 화이팅입니닷^^

이게다 인구가 몰려서.. ㅜㅜ 서울.. 좋은데 좋긴한데.. 사람이 너무 많아요ㅠㅠ 지옥철에 주차난에..

사실 이 말씀이 정답입니다. 인구 밀도가 높아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너무 많습니다. 통일이라도 되면 인구가 분산될까 싶었는데, 1초만에 생각을 바꿔먹었습니다. 북한 사람들까지 서울로 가세할 듯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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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메고 손으로도 들어봤는데 다리사이에 놓는게 제일 편하고 피해안가더라고여~~

저도 전철 타때 그렇게 해야겠네요. 다리 사이에 놓는게 두 손도 편하고, 타인에게 피해도 안 주고 더 좋을 것 같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