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외할아버지께서 어렸을적 종로에 한지로 된 노트를 가지고 오셨는데, 항상 그 노트에 그림을 그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림을 그리는것도 즐거웠지만, 용지의 질감이나 빳빳한 촉감을 만지는게 기분좋아서 더 신나게 그렸던것 같습니다. 올해 1월에도 신년다이어리를 3일에 걸쳐서 골랐는데, 요즘은 다이어리나 노트를 사더라도 잘 못쓰게 되더라구요ㅠ....일단 잘 안끄적이거니와, 이 아름다운 노트에 내 악필을 새겨놓기가 아까워서.... 그래도 키보드로 나의 생각을 정리하다가도, 노트에 직접 글을 새겨놓을때 뭔가 더 그 글과 생각들이 선명하게 정리가 되는것 같아요.
누군가 선물한 노트는 더 기억에 남죠.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소중한 사람에게서 받은 거면 더 그렇구요. 아름다운 노트에 악필을 새겨 놓기 아깝다는 말씀에 많이 찔립니다. 제작자들이 제 노트를 보면 불 같이 화낼 거 같아요ㅠㅠ 그래도 노트에 쓰는 그 느낌이 너무 좋으니 끊을 수 없습니다. 악필이라도 즐길 권리는 있으니까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