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외로운 곳으로 가고 싶어
무너질 것만 같은 오두막에 홀로 앉아 스프를 끓이며
창문에 부딪치는 바람소리를 벗삼아 바깥을 바라봐
겨울의 햇살을 맑아
이부자리는 포근했으면 해 의자는 푹신하길
누군가의 엉덩이가 찍혀있어도 좋아
그 자욱위로 내 자국을 들이밀며 위안받을꺼야
삐그덕 거리는 바닥은 상상력을 자극시켜
그 곳에 가고 싶을 땐, 눈을 감고 그려 봐
눈 앞에는 눈보라가 날리는 중이고
내 손엔 묵직한 캐리어 하나가
장갑이 끼워진 손을 호호 불며
종이에 쓰여진 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초라한 널판지들과는 다르게 아늑한 공간
스프를 넘기며 난 창밖을 바라보겠지
그 세상엔 나와 집과 눈만 있는 거야
지나가던 나그네가 잠시 쉬어가고 싶어
문을 두드릴 것만 같은 집이야
두드리는 소리에
스프 한 접시쯤은 내어줄 수 있는 곳
그가 두른 목도리가 너무도 사랑스러워서
그 속에 파묻혀 버린 꽁꽁 언 얼굴이 너무 귀여워서
사랑에 빠졌다고 해도 믿어질 곳
그곳에서 써내리는 글엔 스프냄새가 가득할거야
그 곳에 가면 다시 시작할 수 있겠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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