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 다녀왔다.
좀 애매한 관계에 있는 사촌의 결혼식. 사촌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좀 애매한.
여튼 올봄부터 결혼식을 몇군데 다녀와보니 몇가지 기억남는 일들이 있어 써본다.
올봄에 있었던 A양의 결혼식.
비가 조금씩 내리는데 우산을 쓰기도 안쓰기도 애매한 양의 비. 그리고 우중충한 하늘.
날씨가 뭐이러냐...
결혼식이 다들 그렇듯이 입장하시고~입장하고~읽고~ 그런순이 지난후
축가무대가 있었다.
신부의 동생이 부르는 축가.
몇번 축가를 불러보니 12시결혼식은 축가부르는 사람에겐 조금 불리하다.
오후2시정도는 되줘야 적당히 부를만해진다.
뭐...그래...동생이니까...하고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이후에 새신랑이 부르는 노래였다.
신랑의 부모님은 신랑이 어릴때 이혼을 하셔서 각자 지내신지 십수년이 흐른뒤였다.
그런데 날이 날인지라 그날만큼은 두분이 함께 자리를 하셨다.
예식장의 조명이 어둡게 변하였다.
그리고 화면이 띄워졌다. 화면엔 신랑의 어릴적사진이 있었다.
어린 그의 양손은 엄마와 아빠의 손을 꽉 잡고 신나게 웃고 있었다.
엄마,아빠,그리고 나. 그런 사진들이 계속 나오고
엄마의 젊은 시절, 아빠의 젊은 시절사진들이 연이어 화면에 비춰졌다.
많은 감정이 북받쳐올라왔다.
예상치못하게 내 감정선을 헤집어 놓은 결혼식이었다.
신랑또한 눈물을 훔치며 감정을 꾹꾹 누르고 추스려가며 노래를 불렀고
그 노래는 김진호의 '가족사진'이었다.
오늘의 결혼식도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집에서 한참이나 거리가 있는 곳에 위치한 결혼식장.
이미 친구 결혼식때 와봤던 그곳을 두달만에 또 오니 단골집에 온 느낌이었다.
오늘도 주례없는 결혼식이 진행되었고 또다시 축가의 순서가 왔다.
축가는 신부의 동생과 친구가 불렀다.
생각보다 노래를 잘해서 오~하고 있는 찰나에 동생이 축가를 부르면서 눈물을 조금씩 흘리기 시작했다.
민망해 하면서도 눈물을 흘리니 신부도 조금씩 눈물을 닦아가며 듣고 있었다.
노래가 2절 클라이막스로 가면서 동생은 계속 민망해하면서도 울면서 노래를 불렀다.
아..동생이 누나랑 추억이 많은가보다 싶어 보기 좋았고 듣기도 좋았다.
옆에 있던 이모도 남매가 우애가 깊은가보네...하셨고...
노래가 끝났고 많은 하객들이 박수를 쳤다.
노래를 부르고 내려가는 두 동생들의 뒤로 사회자가 말했다.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축가부르며 운사람은 동생이 아니고 동생친구라고...
모두가 빵터졌다.
그남자애도 민망한지 눈물을 닦으면서 빨개진 얼굴로 웃고 있었다.
뭐...뭐냐 너.....ㅋㅋㅋㅋ
(막장드라마 스토리 아니었음)
그냥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좀 웃겼던 결혼식이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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