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매직 마우스 2

호불호가 갈리기로 유명한 애플 매직 마우스를 샀다.

매직 마우스의 물리적 버튼은 단 하나, 유리와 같은 상판뿐이다. 더하자면 전원 스위치 정도. 이외의 모든 동작은 터치와 함께 작동한다. 상판이 눌리면 클릭되고, 상판을 터치로 쓸면 스크롤된다. 우클릭은 기본 설정시 손가락이 마우스의 오른쪽에 올라 있는지를 감지하여 작동한다.

여느 애플 제품과 다름없이 포장 상자는 견고하다.

매직 마우스 2는 내장 배터리 충전을 위한 라이트닝 케이블이 동봉된다.

그리고 알려졌듯 충전 단자는 마우스의 하단에 있다. 때문에 충전할 때는 어설픈 모양새가 되어버리는데, 책상 가장자리에 놓고 충전하는 방식으로 타협했다.

납작만두같은 모양새다.

매직 마우스는 얇은 특성상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용자가 적지 않다. 나 역시도 그랬다. 하지만 매직 마우스는 일반 마우스와 달리 마우스의 중앙에 가까운 위치를 쥐어야 사용이 편하다. 생김새가 그렇기도 하고, 다른 마우스와 달리 레이저 센서가 위쪽에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마우스를 손 안에 쥐고 옮긴다는 느낌보다는 마우스를 손 끝으로 가볍게 잡은 채 휙휙 쓸며 이동하는 느낌으로 움직이면 꽤나 가벼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터치로 작동되는 스크롤은 세로 혹은 가로만이 아닌 모든 방향으로 가능하다.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에서 타임라인을 좌우로 이동하거나 그래픽 소프트웨어의 작업 화면, 확대된 문서 등을 다룰 때 유용하다. 이때 일반적으로 키보드와 함께 사용되는 확대·축소를 위한 스크롤 동작은 일반 마우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쾌적하다. 마우스의 윗부분 전체가 터치 영역이다 보니 몹시 거대한 스크롤 휠을 조작하는 것과도 같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관성 스크롤이 적용되어 긴 페이지를 빠르게 이동하기에도 편리하며, 트랙패드처럼 스와이프 동작을 통해 이전과 다음 화면으로 이동하거나 맥의 우측 상단에 뜬 알림을 쓸어 닫을 수도 있다. 유선형의 몸체 위에서 손가락을 매끄럽게 움직이는 느낌은 어떤 휠이 달린 마우스와도 비교할 수 없다. 가로 스크롤 기능과 다양한 추가 단축키가 달린 웬만한 게이밍 마우스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장점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매직 마우스는 완벽하지 않다. 매직 마우스의 가치는 BTT(BetterTouchTool)와 같은 커스텀 액션 프로그램을 쓸 때 빛을 발한다. 기본적으로는 없는 가운데 휠을 누르는 동작의 추가를 비롯해 제스처로 브라우저의 탭을 이동하는 등 터치하거나 클릭하는 손가락의 개수와 위치에 따라 다양한 액션을 추가할 수 있다. 나는 BTT를 통해 매직 마우스만으로 창을 닫고, 신형 맥북 시리즈와 매직 트랙패드에 추가된 포스 터치 기능처럼 ‘톺아’보고, 앞뒤로 이동하고, 프로그램을 전환한다. 트랙패드나 기존 마우스로 쓰던 기능도 있지만, 쓰던 마우스에서 좌우로 기울어지는 틸트 휠과 커스텀 버튼을 조작하는 동작은 은근히 손가락에 힘이 들도록 해 손가락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이 동작이 터치로 대체되자 손가락 피로도는 덜해졌다.

버튼 클릭으로 이루어지던 동작의 대부분이 터치로 대체되는 경험은 낯설 수 있다. 더군다나 매직 마우스는 쥐는 방법부터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적응이 쉽지만은 않은 제품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많은 평가와는 달리 생각만큼 불편하지는 않았고, 쥐는 요령을 익히자 날렵한 움직임에 익숙해졌다. 못해도 애플이 만든 제품이다.

이 글은 블로그에 앞서 올라간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