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yhstella 입니다.
오늘은 오전부터 뜬금없지만 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크.. 시원한 목넘김이 느껴집니다.
화요일 아침이지만 숙취로 고생하고 계시는 분이 계신지요?
오늘 해볼 이야기는 왜 사람마다 주량이 다르고, 얼굴을 왜 빨개지고, 숙취는 우리를 괴롭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처음 의학 이야기를 써보면서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해볼게요 !!
(사실 의학과 음주 모두 제 전공 분야입니다^^;;)
내용이 어려우시다면, 마지막에 요약만 봐주셔도 될거 같아요.^^
술은 알코올이죠. 정확하게는 에탄올이라는 것이 섞여있는 것입니다.
에탄올이 몸에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요?
위의 그림이 그 모식도입니다.
에탄올은 Alcohol Dehydrogenase (줄여서 ADH) 에 의해 1차적으로 분해되어 Acetaldehyde (아세트알데히드)가 됩니다.
또한 CYP2E1 도 이를 돕습니다.
만들어진 아세트알데히드는 Acetaldehyde Dehydrogenase (줄여서 ALDH)에 의해 2차적으로 분해되어 Acetate(아세트산)이 됩니다.
이렇게 2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분해가 되고, 이 단계들을 돕는 효소들이 있는 것입니다.
'술에 취한다'는 것은 뭘까요?
취하는 것은 일상적으로는 알딸딸하고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상태이고, 심하면 기억이 나질 않고 속이 울렁거리는 거겠죠?
과학적으로는 에탄올의 부산물들이 (위에서 설명한 아세트알데히드가 대표적입니다.) 혈류를 타고 뇌조직으로 들어와 여러 정신, 신경학적 작용이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술을 마시면 에탄올이 온 몸에 퍼지게 되는데, 뇌에 들어가는 일부의 부산물들이 일으키는 작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험 해보신 적 있나요? 살을 빼거나 다이어트를 한 뒤 술을 마시면 좀 빨리 취하고, 살집이 포동포동 잡히던 시절에는 술을 마셔도 안 취하진 않던가요?
취하는 것은 물론 복합적인 작용입니다만, 몸집이 클 때는 술을 마셔도 큰 몸집에 널리 퍼져서 그 농도가 낮으니 술에 덜 취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약리학적으로 분포용적이라고 합니다.
분표용적 (Volume of distribution, Vd) 이 클수록 체내에 에탄올 부산물이 널리 퍼져서 술의 효과가 낮아집니다.
그러니까 날씬하신 분들은 알딸딸한 기분을 느끼기 좋고 대신 숙취가 셀 수 있고,
반대로 통통하신 분들은 많이 드셔도 멀쩡한 반면 숙취가 덜 합니다.
제가 학생 시절에는 술 잘 마시는 친구에게 Vd가 커서 그렇다고 놀리곤 했었습니다..ㅎㅎ
주의할 점은 술에 잘 취하지 않는다고 해서 술 마셔도 괜찮은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에탄올이 간에서 분해되면서 아세트알데히드가 생기는데, 이 독성 때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코미디 영화 '행오버'입니다. 이 정도로 드시고 계신건 아니죠?^^;
아세트알데히드는 에탄올 분해의 대표적인 독성 물질입니다. 에탄올이 1차적으로 ADH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기는 부산물입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체내에서 간, 이자, 뇌 등을 비롯한 기관에 독성이 있고, WHO에서 규정한 발암물질입니다.
일상적으로는 "숙취"와 "얼굴 붉어짐"이 아세트알데히드가 일으키는 부작용들입니다.
따라서 어떻게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얼굴 붉어짐"은 아세트알데히드가 피부 혈관을 확장시키며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특히 동양인에게 많아 Asian Flush 라고도 합니다. 위에서 아세트알데히드는 독성 물질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술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시는 분들은 알코올을 드시면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왜 이런 숙취와 얼굴 붉어짐이 사람마다, 인종마다 다를까요?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해주는 ALDH라는 효소가 있다고 위에서 설명드렸습니다.
바로 이 ALDH의 차이가 중요합니다. ALDH는 ALDH1과 ALDH2라는 두 가지 효소가 있습니다.
ALDH2에는 N형과 D형 두 가지 유전자형이 있는데, 이를 조합해서 NN, ND, DD 의 세 가지 형질을 갖습니다.
(쉽게 말해 ALDH2에는 NN, ND, DD 세 가지 분류가 있습니다)
이 중 동양인에게는 특히 ND, DD가 많은데요, 일본인을 대상으로한 연구에서는 40% 가량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실증적 연구가 아직 없습니다.)
DD는 NN에 비해 10% 미만의 활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알코올 분해를 10% 밖에 못한다는 거죠.
ALDH2가 DD이신 분들은 특히 음주에 취약합니다.
그러나 ND이신 분들도 주의하셔야 합니다. 오히려 알코올 중독과 알코올성 질환에 빠질 위험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주량이 늘까요?
어느 정도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위에 잠깐 언급드렸던 CYP2E1이라는 효소는 술을 많이 마셨을 때에 작용하고, 그 활성이 꽤 지속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거하게 음주하고 며칠 뒤 다시 술을 드셨을 때 술이 세다고 느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바로 CYP2E1 덕분입니다.
그렇다고 정말 우리 몸이 술에 대해 세지는 것은 아닙니다.
위의 모식도처럼 CYP2E1이 에탄올을 아세트알데히드로 만들죠. 아세트알데히드는 반복적으로 말씀드리지만 독성 물질입니다.
최종 부산물인 아세트산은 그럼 부작용이 없을까요?
아닙니다. 아세트산은 이제 본격적으로 지방으로 합성됩니다ㅜㅜ 어떻게 보면 가장 미운 녀석이죠.
지방의 원료로 쓰이며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을 일으키게 된답니다.
밥보다 술을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이 간혹 있죠? 이 분들이 배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 모식도를 한번 깊게 파보았습니다.
중요한 내용만 간추려볼게요 !!
아세트알데히드가 부작용을 일으키는 녀석이다. 숙취도, 얼굴 빨개지는 것도 얘 때문이다.
ALDH라는 효소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CYP2E1이라는 효소 덕분에 술을 많이 마실수록 주량이 늘 순 있다.
금방 취하고 얼굴이 빨개진다면, ALDH가 DD형일 수 있다. 몸이 안 받으니 마시지 말자.
적당히 마시는 편이라면, ALDH가 ND형일 수 있다. 알코올 중독의 위험이 크니 조심하자.
소위 말하는 술고래라면, ALDH가 NN형일 수 있다. 하지만 술은 지방으로 가니 신경쓰자.
술고래 친구가 주량을 매일 자랑한다면, 분포용적이 커서 그렇다고 놀려주자. (농담입니다^^;;)
쓸 내용이 더 있지만,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 다음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의학적인 이야기 (알코올 중독, 알코올성 간질환, 간 수치 등등) 로 돌아올게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Liked and followed :)
thanks for reading !
전 한잔만 먹어도 빨개지는데 ㅎ 주의해야 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요 ㅎㅎ 반가워요 DD님 ㅎㅎ
저는 순수한 DD입니다.. ㅋㅋ 좋은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나 DD가 많군요 >< 연구결과가 진짜인가봅니다 ㅎㅎㅎ
술마시면서 아직 얼굴이 빨개지는걸 못봤는데 전 NN인가요? 그런거 치곤 술이 또 그리 쌔지 않은걸 보면 ND 인것 같기도 합니다. 요즘 너무 매일 술마셔서 알콜 중독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ㄷㄷㄷ
저도 줄이시라고 권유는 드리지만, 스스로 실천은 못하고 있습니다 ;; ㅎㅎ
이건 넘넘 유익해서 참을 수가 없잖아요~~^^ 소소봇! 화이팅!
글고보니 전 혼자 얼굴이 홍도가 되는데 그럼 디컵인거죠? 아 디디..
ㅎㅎ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알코올 중독의 위험이 있다는 걸 잘 알아서 늘 주의하려고 합니다 ㅠㅠ 의학 이야기 재미있네요! 열심히 글 받아보겠습니다 쉬운 정리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 저도 글 잘 받아보고 있습니다.ㅎㅎ
전 완전 DD군요. 사회생활 힘들게 생겨서 어쩌죠;;;
저도 DD에요. 그런데 다행히 수평적인 업무 환경에 있어서 그런지 별로 문제되진 않아요 ㅎㅎ
술 좀 못마셔도 사회생활에 문제없는 좋은 사회를 같이 만들어가요 >< ㅋㅋ
@yhstella
전 금방 취하고 얼굴이 빨개지는데 ALDH가 DD형이겠네요 ㅎㅎ
술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많이 마시진 않지만, 마시더라도 조심해야겠어요!
옙! 건강을 생각해서 절제해요.ㅎㅎ
이 글 보니 다시 숙취가 밀려온다...
저도 금방 빨개지는 편인데.. 회식자리를 최대한 피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