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라는 제3자의 관점에 얼마나 어렸을때부터 휘둘려왔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신 글, 백번 보팅하고 싶네요. 사실 존재하는 다른 열등감은 뭔지, 고물님에 대해 더욱 알고 싶어져요.
여성으로 태어나 살면서 이제껏 듣기도 하고 해보기도 한 '예쁘다'라는 말에 대한 고찰은 끝이 없는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더이상 감흥이 없는말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외모중시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겠거니 생각하고 있거든요. 특히나, 단지 인물의 성품이나 행동가짐을 칭찬하는 맥락이라고 해도 그 순수한 칭찬은 곧 외모평가의 성질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인듯 해요. 이 평가는 정확하지도, 정당화 할 수도 없는 것이거든요. 언어는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외모에 해탈한' 이란 문맥에 세상적인 것들이 어쩔 수 없이 들어간다고 해석한다 해도, '예쁘다는 말' 이 '효과적인' 작업이란 말에는 동의하고 싶지 않은 솔직한 마음입니다.
물론 고물님이 겪어온, 그리고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해 솔직히 표현해주신 마음에는 깊이 공감해요 :) 하지만 예쁘다는 말에도 서열감이 생긴다는 것, 오로지 겉모습에만 해당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 말에 좌지우지 되는, 일반적으로 '여자들'에게 해당되어야 한다는 글의 마지막 부분은(제가 맞게 해석했다면요..) 정말 가슴이 아프네요... 예쁘다라는 외적칭찬은 중독성이 있어서 들을수록 더 예뻐보이고 싶은 외적 동기가 생긴다고 하죠. 그런데 저희는 예쁘게 꾸미는 행위마저 화장하지 않는 남들에게 희화화되고 조롱받기도 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에 살고 있어요. 어쨌건 상대방이 내 외모를 '평가'하고 '판단' 하는 말이 효과적인 작업이라고 받아들이게 만드는 사회를 탓해야 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고 laylador님 댓글보고 정신이 번쩍나네요. 농담처럼 썼던 마지막 문단은 일단 삭제했습니다.
저는 저만의 개인적인 문제로 받아들였는데 제가 사회적으로 던질 수 있는 메시지의 의미를 헤아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의 불찰입니다.
길고 정성어린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다음부터 더 유의해서 적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