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이하여 나는 초등학교 2학년생인 아들을 데리고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나의 큰 아들은 여느 아이가 그러는 것과 같이 자전거에 올라 앉아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주력하지 않고 넘어지지 않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마음 가짐이 그러하니 자전거가 달릴리는 만무하였다. 당연히 이런 상황을 대처하기 위한 방법들은 여러가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 이 자전거가 네발자전거라고 생각해보렴~'이라고 이야기 하거나 자전거를 뒤에서 잡아주다가 어느 정도 달리고 나면 손을 살짝 놓거나 혹은 한발은 페달링을 하고 나머지 한 발은 땅을 지치며 나아가는 연습을 하거나 하는 등 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런 수 많은 자전거 연습법보다 의외의 한마디가 우리 큰 아이에게 용기를 심어주었다. 그건 바로 너를 넘어뜨리려는 것은 땅이 끌어당기는 중력이고 너를 달릴 수 있게 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가속도라는 나의 설명이었다. 우리 아이는 기특하게도 '중력이 너를 넘어뜨릴수 없게 가속도로 달려라'라는 말을 곧바로 캐치하여 그로부터 5분도 되지 않아 혼자 자전거 페달을 밟고 20~30미터 가량을 달렸다. 참으로 큰 성과가 아닐 수가 없었다.
하루가 지나 나는 어제 있었던 일들을 떠 올렸다.
과연 중력이 잡아당기고 가속도로 달려야만 하는 일이 자전거 뿐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사실 우리내 인생들은 모두 제자리에 주저앉고 싶은 중력고 더 발전하고 싶어하는 가속도 사이에 존재한다. 하루를 딱히 무엇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것은 중력이 자초한 일이며, 그렇지 않고 무엇이라도 해보고자 뛰어다니고 생각하는 것은 가속도가 의도한 일들이다. 중력을 거부하지 않겠다고 말을 하지만 가속도를 붙이지 않는 사람들은 자전거 페달을 밟지 않고 자꾸 자전거가 넘어진다고 투정을 부리는 사람과 다를바가 없다.
사실 더 생각해보면 자전거 연습이 주는 교훈은 거기에서 끝나지만도 않는다. '일단은 페달링을 해야 한다라는 점', '속도가 조금 나면 방향을 봐야 한다는 점' 그리고 더 나아가 자전거를 잘 타게 되면 '시야가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지나치게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는 순간 사고가 난다는 점' 모두 삶과 매우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비록 나의 아이는 삶이 아닌 자전거에 집중하겠지만 언젠가는 이런 이야기를 자전거에 빗대어 삶에 대해 아이에게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시간이 올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