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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8] 바티칸 미술관 내부
다음날 숙소에서 바티칸 미술관까지 걸어갔어요. 로마 거리는 서울과 다른 점이 많습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은 선에 신호등과 가로등이 매달려있는 모습이 특이합니다. 보행자 신호에 노란불이 있는 것도 서울에선 볼 수 없는 모습이지요. 오래된 도시인지라 넓게 쫙쫙 뻗은 길을 보긴 힘듭니다. 큰길도 곡률이 있고 교차로도 딱 90도가 아니기도 합니다. 인도에 가로등마냥 덩그러니 주유기 몇 개 놓고 영업하는 주유소 형태도 독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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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9] 노란불이 있는 보행자 신호등
바티칸 미술관 앞은 오전인데도 꽤 북적했어요. 자신들에게 가이드를 받으면 줄 서서 기다릴 필요 없다고 호객행위 하거나 엽서나 사진을 파는 사람들이 긴 줄을 헤집고 다닙니다.
바티칸 미술관은 좋은 걸 여기저기서 참 살뜰히 끌어다 놨습니다. 전시물은 그림이나 조각부터 시작해서 가구나 묘비도 있고 직물이나 마차 그리고 우표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을 뿐 아니라 고대 이집트의 물건부터 스페인의 현대 미술까지 다양한 시대와 장소의 물건이 있어요.
보관된 것의 상태는 정말 다양한데 미술관이 오래되다 보니 시대마다 괜찮은 물건을 대하는 생각을 볼 수 있습니다. 인간 이성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는 시기에는 훼손된 미술품을 그대로 놓아두지 않고 복구했어요. 위대한 이성을 지니고 있으니 작품을 원래 모습으로 돌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던 겁니다. 복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작가가 표현하려고 했던 의도에 더 부합하게 작품을 수정하기도 했어요. 반대로 어떤 시기는 일단 가지고 온 그 상태에서 더 이상 상하지 않게 보존처리만 한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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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0] 미술관 복도에 있는 천장 벽화
많은 전시물도 있지만 전시하는 공간 자체도 볼만합니다. 바닥이 정교한 모자이크로 짜인 공간도 있고 멋진 중정을 둘러 전시물을 놓기도 했어요. 어떤 천장 벽화는 장식 조각의 음영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실제라고 헷갈린 적도 몇 번 있어요. 옛날 공간을 현대에 맞춰 사용해서인지 중간중간 쓸모없는 죽은 공간이 갑자기 나오기도 합니다. 전시물들 사이로 깊숙이 들어간 좁은 공간이 있다거나 화장실 창이 좁고 긴 공간 끝에 놓여 있는 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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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부활!
호출감사합니다
저는 미술품 자체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라
그냥저냥 봤는데, 사진으로 올리신 저 계단이 뭔가 신비로운 느낌이라 좋았어요. 저기 서서 한참 동안 사람들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기억이 나네요😀
안녕하세요, @agee00님. 저도 미술품보단 공간이 더 마음 끌려요. 큰 성당 내부나 잘 꾸며진 공원 같은 것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