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무서운 첫짤을 고르게 되었네요ㅜ)
가을 바람이 쌀쌀한데 갑자기 웬 귀신 얘기인가 싶으신 분들이 계실 거예요. 개인적으로 다른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괴담이나 미신은 그 나라의 문화를 많이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서 어느 나라에나 죽어서 돌아온 자 (죽었다 살아난 자에 대한 공포)가 있지만, 그 형태는 나라마다 다르잖아요. 우리는 서양의 좀비보다 머리 푼 처녀귀신을 더 무서워 하는 반면, 서양인은 그 반대로 좀비에 더 큰 두려움을 느끼죠.
또, 서양의 유명한 괴소설 작가인 러브 크래프트의 작품을 보면 문어의 형태를 한 괴물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는 서양이 가지고 있는 문어에 대한 공포 때문이에요. (캐리비안의 해적의 어쩌고 시리즈에 등장한 문어 선장을 기억하시나요?) 하지만 동양권에서는 서양인들만큼 공포를 느끼지 않아요. 우린 문어숙회의 참맛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서양과 동양은 좀 멀다 치더라도,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에도 특이한 차이점이 있어요.
'원한'이라는 말 아시죠? 여기서 '한'이라는 말을 생각해봅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고, 번역할 수 없는 우리들만의 정서라고 흔히들 말하잖아요. 그럼 여기서 원은? 원망할 원자죠. 이 원한 두 글자를 보면 한국과 일본의 귀신의 정서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최대한 무섭지 않은 짤을 고르려다 그만...)
일본은 '원'이 있습니다. 원망하는 마음이에요. 일본인을 상상해보세요. 우스갯소리로 일본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스미마셍'이다 라고 할 정도로, 일본인은 누군가에게 민폐끼치는 걸 극도로 싫어합니다. 그들은 평생 남에게 피해 끼치지 않는 삶을 사려고 해요.
그런데 일본이라는 땅은 연약한 판 위에 있는 섬이라서, 자연재해가 자주 일어나죠. 자연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거기 때문에 자기가 아무리 착하게 살았든 평소에 기도를 많이 했든 그대로 죽어버립니다. 여기서 생기는게 '원'이죠.
그래서 일본의 귀신들은 '누군가에게 복수한다'는 데에 초점이 맞춰지기 보다, '걸린 사람'을 괴롭힙니다. 누구든 상관없이요.
심지어 일본은 섬이기 때문에 (귀신은 물을 건너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죠) 다른 데로 훌쩍 떠나버릴 수도 없어요. 땅에 발이 묶인채로 계속, 자신의 죽음에 대한 원망을 지우지 못하고 살아있는 자를 공격하는 거예요.
반면, 한국의 귀신은 '한'입니다. 옛날 판소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사가 "흑흑 사또, 제 억울함을 풀어주십시오"예요. 이걸로 전부 설명할 수 있어요. 한국의 귀신은 누구를 해치는데 초점이 맞춰지기 보다, 자신의 한을 푸는데 더 집중해요. 일본 귀신과의 가장 뚜렷한 차이점이에요.
어떤 귀신이 더 악독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 우리나라에서 일본 공포영화가 흥행하는 이유는 일본 귀신들의 랜덤뽑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물론 엄청난 비주얼도 한 몫 하지만요.
급 새벽에 글을 하나 올리고 싶어서, 가장 최근에 알게 됐던 썰(...)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을 써봐요. 이건 단순한 괴담의 차이점을 비교한 것에 불과하지만, 나라나 문화권의 차이를 볼 수 있는 다른 예들이 많아요. 혹시 이 글을 읽고 본인이 알고 계신 예시가 있다면 댓글에 적어주세요ㅎㅎ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
재미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썰은 소문에 가깝지만ㅎㅎ 나름 재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이 얘기를 알고 '오 재밌다'라고 생각했으니까요ㅎㅎ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뉴비는 언제나 응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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