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는 레인에 들어온 한 젊은(어린) 청년이 유달리 수영을 '뽐내며' 한다. 좋은 폼이다.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것 같다. 그런데 중간에 엉뚱하게 뒤로 수영하거나, 서 있을 때 손바닥으로 물을 과하게 내려치거나, 몸과 어깨를 크게 좌우로 움직인다. 같은 레인에서 함께 수영하기에 살짝 불편하다.
가끔 수컷 공작새처럼 수영장에서 수영실력을 과하게 뽐내며 자랑하는 수컷들이 있다. 그 청년도 그런 부류인 것 같았다.
하지만 뭔가 좀 달랐다. 수영실력에 비해 퉁퉁한 몸매도 어색했고(그 정도 실력에 그런 몸매는 보지 못했다) 뽐내는 수컷 치고 표정이 '착하다.'
같이 샤워장, 탈의실 그리고 주차장까지 함께 가게 되면서(어쩌다 보니) 일반인과 거의 구별이 가지 않지만 그 청년이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로 보이는 분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데리고 갔다.
*'관계를 맺을 땐 상대에게 내가 모르는 수많은 사연이 있을 거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라는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이 오늘 제게 많은 위로가 됩니다.
우연히 찾아와서 좋은 마음 얻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마음 얻으셨다니 다행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