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

in #kr-writing5 years ago

내 앞에 젊은 아빠가 두 딸과 함께 발랄하게 걷고 있었다.

한 아이는 아빠 손을 잡고 있었고 다른 아이는 뭐가 그리 신이 났는지 혼자 앞서 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빠는 손 잡은 딸만 데리고 건물 옆으로 숨었다. 앞서 가던 아이는 뒤를 돌아보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 아이에게 입 모양과 손짓으로 아빠와 언니가 여기에 숨어 있다고 몰래 알려주었다. 아이는 활짝 웃으며 바로 눈치챘다. 내가 지나가면서 아빠의 시선을 가려주었고 아이는 그 틈에 옆 골목에 숨었다.

전세는 역전되었다. 이제 아빠가 당황하면서 아이를 찾을 것이다. 똑똑한 그 아이는 나중에 멋진 '사람'으로 자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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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가족을 잃어버리는 장난은 잘못하면 트라우마가 될 수 있으니 웬만하면 안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