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 솔이 꿈을 꿨다. 정확하게 말하면 꿈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밤새 생생한 다른 꿈을 꾸었기 때문이고, 거기에는 고등학교 친구들이 나와 내가 소소하게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물었고 말도 안되는 대답을 들었다. '점 빼고 재생밴드 몇일 붙였어?' '그거 90일 붙여야해' 하는 별 쓸데도 없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그러다가 7:30에 알람이 울려서 꿈에서 깼다. 아직 일어나고 싶지 않아서 휴대폰으로 5분 타이머를 맞췄다. 곧장 일어나기 싫을 때 타이머를 맞추고 선잠을 자 버릇했기 때문에 그 동작은 눈감고도 할 수 있었다. 어쨌든 5분 타이머를 맞췄는데 정신을 잃고 잔건 4분정도였나? 일어나서 핸드폰을 보니 타이머가 5분이 되기까지 몇 초가 남아있었다. 눈꼽이 덕지덕지 붙어서 다 떠지지도 않는 눈으로 요란하게 타이머가 울리기 전에 미리 정지시키고 몸을 구부려서 몽롱하게 발치를 보는데 기척이 느껴졌다. 침대 밑 발치에 솔이가 서있었다. 그러다 내가 어어.. 하는 새에 등을 돌려서 현관문쪽으로 총총 가버렸다. 그 총총 발 걸음 소리와 그 엉덩이가 씰룩거리는 동작이 잊혀지지 않는다. 깜짝 놀라서 일어나니 그냥 어두운 방에 차가운 공기뿐이었다. 아마도 솔이는 환시였나보다. 샤워를 하며 오늘 솔이를 보러 가야하나, 이게 무슨 징조일까 싶다가 그냥 졸업시험 핑계로 집에 가지 않아 내가 잘 있나 보러온거라 생각하자며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금요일 시험이 끝난 후에 집으로 바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며칠간 문자 한 통 안보냈던 엄마에게 '이러이러한 꿈을 꿨는데 솔이는 잘 있어?' 하니 '소고기 국끓여주니 잘 먹고 신나서 눈도 안보이는 녀석이 집안을 살살 잘 돌아다녀' 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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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다리 건넌 줄 알고 읽으면서 긴장..ㅠ
근데 점빼고 재생밴드 몇 일 붙이나요? ㅇ_ㅇ 궁금
저도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피부과에서 권장 일주일이고 개인차따라 쁠마한데요 ㅋㅋㅋㅋㅋ 90일은 턱없이 긴것..!
오. 7일 정도군요. 90일이나 헐 ㅋㅋ 진짜 기네요.
ㅎㅎㅎㅎㅎ
솔이가 눈이 많이 안좋은가봐요. 우리 짱돌이도 말년에는 백내장이 와서 눈이 하얗게 변해서 잘 안보였을텐데 집 안은 익숙한지 안부딪히고 잘 돌아다니더라구요. 물론 그동안은 가구 배치를 바꾸지 않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