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글로벌화된다는 것은 재화나 서비스의 1시장 1물가를 의미한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기업들은 더이상 ‘계열’사에서 공급되는 제품만을 사줄 수가 없다.
같은 가격대에서 세계에서 제일 품질이 좋은 물건,
또 같은 품질이라면 세계에서 가장 가격이 싼 물건을 만들지 않으면
내 회사의 제품이 전혀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내 회사만은 예외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거래해 온 사이이다’,
‘좋은 물건만 만들면 아무리 가격이 비싸도 사람들은 사게 마련이다.’
이들은 좀처럼 변화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다.
이처럼 ‘세계를 보는 눈’을 가지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세계는커녕 국내 경쟁사들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영자들도 많다.
경쟁사의 상품 가격은 알고 있지만 제조 원가나,
어떻게 그 가격에 생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따라서 외국의 같은 상품들이 얼마에 팔리고 있는지,
앞으로 동일한 제품이 국제 시장에 얼마나 쏟아져 나올지에 대한 정보는 더더욱 없다.
국내 시장에서만 물건을 팔던 시대에는 이런 부분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내가 운영하는 기업은
이미 세계 시장에 편입되어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인도와 같은 나라들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 나라 사람들이 내가 만든 물건을 사지 않게 될 것이라는 점뿐 아니라 자국 내에서도
내 물건이 안 팔리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격과 품질의 경쟁력이 있는 회사가
자기 나라에서만 물건을 팔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한 유통회사 사장은 일본 내 회사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
유통업들의 리스트를 벽에 붙여놓고 ‘어떻게 하면 이 기업들과의 경쟁에서이길 수 있을까?’
를 매일매일 생각했다고 한다.
눈높이를 국내 경쟁사에 맞춘 것이 아니라, ‘세계 표준’에 맞춘 것이다.
스포츠에서도 미국의 메이저 리그나 올림픽과 같은 경기만 보다 보면,
국내 경기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기업의 눈높이도 이렇게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기업의 세계화가 스포츠보다 더 늦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스포츠는 승패로 끝나지만 기업은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선진국 상황은 물론 개발도상국의 상황까지 두루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정확한 내용 없이 내 물건이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침반 없이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 국가에 따라서는 아직도 규제나 보호막들이 있으므로 어떤 상품들이 들어오더라도 경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사람들은 글로벌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항상 눈을 국내에,
아니, 자기가 속한 조직 내에 머무르고 있다.
그리고 자기의 회사나 조직만은 세계화에서 비껴나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세계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외국의 방식을 흉내 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많으면 많을수록 경쟁력은 높아지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