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스러운 날이었다.
찜찜한 기분.
운동을 가는 길에 이어폰을 안가져와서
다시 집에 올라갔다.
꿈 속에서 있었던 불행의 기운을
애써 모르는척 하는 것처럼.
하루의 시작부터가...
아!
오늘은 천천히 가자.
아무것도 하지 말자.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그런데 그를 보았다.
평소와는 다르게 난 그 순간은
기분이 업되어 있었다.
집중하기 위해 커피를 세 잔씩이나
들이켰기 때문인가?
평소에 하지 않았을 말.
하면서도 순간 스스로 무례하다고 생각했던 말.
'나쁜 의미는 아니고요, 방청객 모드시네요. 리액션이 굉장히 좋으세요'
나 왜 이랬던 갈까?
초면에, 몇 번 말 해보지도 않았던 사이인데..
잘 웃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잘 웃는 사람을 보면 의심을 한다.
너무 그의 웃음은 인위적이야.
왜 이렇게 고객을 대하듯 웃고 반응해 주는 거지?
그런데 참 말을 다정하게 한다.
너무도 예쁘게 반응한다.
분명 기분 나쁠 수도 있는 말들을,
혹은 의견이 다른 순간들을.
그의 속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긍정적으로 이해한 것처럼,
긍정적으로 인정해 주고,
긍정적으로 반응해 준다.
뭐지?
뭘 숨기고 있는거지?
결국은 모든 게 상관 없어 진다.
일단 잘 웃고 진철하고 상냥하면 그걸로 흥미롭다.
누군들 속을 숨기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표현이 따뜻하고 밝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관심 받을만 하다 .
더하여 눈빛과 표정 또한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