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권장할바에는 글쓰기를 권장하자!

in #kr7 years ago

이 글은 이미 1년도 전에 쓴 글이다.

이 글을 쓰고 난 후 나의 큰아이는 논술에 관한 학원을 다니며 글쓰기 연습을 시작하였다. 다행히도 나를 닮은 구석이 있는지 제법 즐거워 하며 글을 쓰고 있다. 일단 좋은 글을 쓰기보다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단계이며 이런 진행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단계인듯 싶다. '좋은 글'보다 '즐거운 글'을 배우는 것이 말이다.

사람은 무릇 대업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매사에 즐거움이 가장 큰 가치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대업을 목표로 글을 쓰지는 않을것이다. 그렇다면 글쓰기의 가치는 즐거움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글이 즐겁다면 그 사람의 깜냥 안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글이 나오기 쉽상이다. 애초부터 대업에 해당하는 글을 쓸 수 없는 사람이 대부분일 터인데 무작정 '좋은글'을 원한다면 글쓰기 교육이 병폐로 가득차기 쉽상이다. 다행히 2018년도의 사교육은 아이의 '자유도'와 '좋아함'을 존중해 주는 듯 하다.

그래도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있다. 일단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소재가 주어진 글쓰기 교육이 중심이 된다. 나라면 소재가 주어진 글쓰기와 완전히 자유 감정을 표현하는 글쓰기 교육을 병행해야지만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감정표현과 사실 기술이 모두 극한으로 끌어내어진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교육은 교육법 자체가 어려워서인지 시도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아쉬운대로 내가 집에서라도 아이를 붙들고 자유 글쓰기 연습을 시켜야 하나 하는생각이 든다. 심지어 본인이 보는 만화 가사를 개사하더라도 자유 글쓰기의 가치는 그 자체로 충분히 크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첨언을 하자면 나는 어릴적 엄청난 양의 책을 씹어먹듯이 읽어내려간 누나 밑에서 자란 덕분에 그다지 많은 책을 읽지 않고 유년기를 보낸 아이였다. 그리고 20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을때에도 이처럼 독서 분량이 적었던 부분이 나의 글에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글을 쓰다보니 나의 글의 완성도를 위해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였고 이런 식으로 글쓰기가 독서를 견인하는 모습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물론 지금은 책을 많이 보는 편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나는 여전히 독서와 글쓰기는 굉장히 독립적이고 독서광이 아니더라도 훌륭한 작가는 언제든지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만화를 많이 본다고 만화가가 되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즉 이 두가지는 병행되면 좋지만 둘 중의 하나가 아니더라도 각각 가치가 충분하고 때에 따라서 나머지 하나가 다른 하나를 끌어줄 수 도 있는 적당한 상관관계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1년도 전에 적었던 아래의 글을 읽어봐주기를 바란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79&aid=0002792158

"한국인, 스스로의 독서량 부족하다고 느껴
그 이유는 '시간 부족''과 '독서습관 부족'[CBS노컷뉴스 김영태 기자]우리나라 성인과 학생 모두 스스로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사실 이런 기사는 지겹다.

나라는 항상 때만 되면 독서량이 줄어든다는 내용을 미디어를 통해 널리퍼트리고, 국민들은 그런 내용의 기사나 컬럼을 보고 그러려니 한다. 이런 기사를 보고 그러려니 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분명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이런 내용의 글에서는 자꾸만 책을 안 읽어서 사람들이 독서도 안하고 회사나 학교만 왔다갔다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무엇이 먼저인지도 모르겠다. 국민들은 대부분 회사나 학교에 모든 시간을 다 쏟아 부어야 하니 책읽을 시간 따위는 없다고 하니 말이다. 사실 그걸 진심으로 받아들여줘야 할지 혹은 핑계로 봐야 할지도 관건인데 설사 그게 핑계라도 상관없다.

그래봤자 우리나라는 그렇게 큰 문제라고 하는 국민독서량의 이슈에 핑계밖에 못만들어내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니까 말이다.


당신은 책을 읽는 사람인가? 맞다고 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위해 책을 읽는 것일까?

지식? 교양? 아마 이 둘은 책이 생겨난 이래로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지식은 책이 아닌 인터넷에 훨씬 많고 교양은 전에 비해 책이 직접 기여를 하지 않더라도 높아졌다. 그 둘은 이제 책을 읽어야 하는 우선순위에서 1, 2등을 다투지 못한다.

그럼 이제 남는 것은 논리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책은 인터넷에서 혹은 신문에서 읽는 글의 내용들과 차원이 다르게 긴 길이의 논리 덩어리이다. 시와 같은 장르는 비록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글은 하나 혹은 몇 가지의 결론을 향해 달려간다. 인문서적도 그렇고 소설도 그렇다. 우리는 남이 써 놓은 논리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우리가 논리를 만들 수 있는 법을 간접적으로 배우게 된다. 그리고 결과로 사람들은 책을 한권 읽고 나면 인사이트, 감동, 지혜 등을 얻을 수 있다.

단! 그 내용을 천천히 곱씹어 본 경우 그렇다.

자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논리의 흐름따르고 그 이후 자신이 읽어본 책의 내용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까? 그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겠지만 많아 봤자 5명 중 1명 수준을 넘지 못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책을 적게 읽는 것도 문제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책을 그냥 읽기만 한다는 것도 문제이다.

사실 그 이면에는 우리가 글을 쓰지 않는다는데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우리 가운데 초등학교를 지나서 이제 일기를 써도되지 않게 된 이후 진심으로 내가 느끼는 내용에 대해서 글로 적어내려가 보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전형적인 문제풀이와 주입식 교육은 교과서와 문제집 그리고 이에 대한 탈출구에 해당하는 만화책 이외에는 책을 읽게 되지 않는 아이들을 양성하기도 하였지만 심지어 그것들을 읽고 있는 와중에 자신의 생각은 무엇도 적어보지 않게 되는 문제를 만들었다.

하물며 책을 많이 읽으면 '독서충'이라고 불린다는 말도 있는데, 글까지 쓰게 되면 '글짓기충'이 되어버리기 쉽상일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내 글의 소중함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하물며 어떻게 남의 글의 소중함을 알겠는가? 내가 글을 써보면 남의 글을 읽어야 하는 이유도 자연스럽게 깨우치게 되어 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그 문화를 만들어주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글을 짓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면 독서충이라는 말도 자연스레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글쓰기가 거창한 것인가? 당연히 아니다.

책을 읽고 요약해 본적이 있는가? 내가 만나본 사람에 대한 느낌을 10줄 이상 적어볼 자신이 있는가? 몇 년을 살았던지 자신의 삶을 A4용지 10장으로 써 볼 수 있는가? 솔직하게 말하자.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글짓기를 해 본적이 별로 없다.

글을 쓰는 것은 내 생각을 담는 것이다. 이것은 세상을 폭 넓게 받아 들이기 위해 남의 글을 읽는 독서와는 다른 형태의 창의이다. 글쓰기는 내안의 울림이고 나에 대한 가장쉽고 진정한 표현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수 백권의 책을 사주면서도 하나의 오롯한 그만의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준적은 없다. 겉멋은 필요 없다. 자신만의 진짜 글을 쓰기만 하면 된다.

우리의 교육은 전형적인 읽기의 교육이다. 또한 혹자는 우리 국민이 말하기를 꺼려한다고 이야기 한다. 어떤 자리든지 우리는 마지막 시간에 '질문있습니까?'라는 말에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두 가지를 모두 인정하고 나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참으로 슬픈 결론이다.

그러니 읽는것을 바로 늘리기 어렵다면 '읽기'라는 행동에 기반을 닦아보자!

어차피 독서량을 늘리자고 떠들어봤자 늘지 않을거, 천고마비나 1일 권장도서량의 목표를 수립할 시간에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의 글을 써보고 글의 가치를 직접 만들어 느끼게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런 허울 뿐인 독서권장보다는 이 방법이 훨씬 나은 방법임을 나는 적어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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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스팀잇의 약점입니다.
충분히 많은 대화가 오고갈 수 있는 글을 적어주셨는데... 댓글과 보팅이 내용에 비해 너무 부족하네요 ㅜㅜ
보팅을 열 번 해드리고 싶습니다.

페북에 공유라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ㅎㅎㅎ

내 글의 소중함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하물며 어떻게 남의 글의 소중함을 알겠는가? 내가 글을 써보면 남의 글을 읽어야 하는 이유도 자연스럽게 깨우치게 되어 있다.

정답같아요^^ 독서도 글쓰기도 부족한 저지만 ㅎㅎ 많은부분에서 공감하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 글쓰기는 내안의 울림이고 나에 대한 가장쉽고 진정한 표현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수 백권의 책을 사주면서도 하나의 오롯한 그만의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준적은 없다. 겉멋은 필요 없다. 자신만의 진짜 글을 쓰기만 하면 된다.

이 말씀이요, 2000% 공감합니다. 독서도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저처럼 시간 낭비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글쓰기는 한 줄을 쓰더라도 허투루 쓸수가 없고 정신집중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같은 시간을 투입하더라도 얻는 것은 몇 배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

어떤 식으로든지 글쓰기 학습이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