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앨리스 죽이기 <Kill Alice> アリス殺し

in #kr7 years ago (edited)


 ● 원문 : http://blair.kr/221230208094 /  http://blog.yes24.com/document/10234850 


[매력쟁이크's 책수다] 이 소설은 '꿈' 이라는 매개체로 연결된 이상한 나라와 지구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접목시킨 추리 소설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비슷합니다.
거기에 작가가 만든 '꿈에 세계'에 관한 몇 가지 트릭이 아래와 같이 덧붙여졌구요.


  1. 이상한 나라에서의 캐릭터와 지구의 사람은 1:1로 연결되어 있다.
  2. 이들은 '꿈' 이라는 형식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3. 이상한 나라에 존재하는 캐릭터는 사람일수도 아닐수도 있으며,
    지구에 '아바타리'라는 개념으로 1사람씩 연결되어 있다. (성격, 성별, 지능은 모두 다름)
  4. 이상한 나라에서 살해당할 경우, 같은 방식으로 지구에서도 죽는다.
  5. 꿈의 세계를 지배하는 '붉은 왕'이 깨어났다 잠들었다를 반복하며 한 세계가 사라지고
    또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이 반복된다.


최근 베스트셀러 순위 상단에 랭크되어 있어 신간인줄 알았는데 책은 2015년에 발간되었네요.
3년이 지났는대도 전혀 촌스럽거나 식상하지 않네요. (아마도 클라라 죽이기 라는 책이 새로 
나오면서 역주행으로 재관심을 받지 않나 예상해 봅니다.) 다만, 이상한 나라의 화법은
고구마 100개를 먹은거 같이 답답함을 자아내지만 -_-;;; 크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이야기의 큰 줄거리는 이상한 나라에서 험프티 덤프티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그의 죽음에 앨리스가 범인으로 지목되었고, 범인이 아닌 것을 스스로 밝힐 수
있는 시간 7일이 주어집니다. 그 안에 밝히지 못하면 사형을 당하게 되고 위의 규칙대로
이상한 나라에서 죽게되면 지구에서도 마찬가지로 죽게 되는 거죠. 
험프티 덤프티의 살해 용의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사하는 가운데도 연쇄 살인은 계속됩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동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쓴 소설이기에 전반적으로 "잔혹동화"
느낌도 나는 소설입니다.


이 책은 크게 2가지의 이슈를 중심으로 읽었는데요.
첫 번째는, '험프티 덤프티를 시작으로 이 연쇄 살인의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와 두 번째는 
'이상한 나라의 존재가 지구에서 어떤 인물과 아바타리로 연결되어 있는거지?' 하는 
물음입니다. 몇 가지 규칙에 맞춰 소설은 전개되지만 곳곳에 만들어진 작가의 트랩은
독자의 추리를 교모히 피해가는데 그래서 더 흥미롭게 읽게 되는 것 같네요.


스릴러만큼 잔혹스러웠던 부분도 있긴 했지만, 나름 '추리소설'의 가까운 느낌으로
읽게 되었네요. 과연 앨리스와 도마뱀 빌은 범인을 밝혀낼 수 있을지… 
그리고 살인범은 왜 그렇게 많은 살인을 하게 되었는지 …


그들이 맞이할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읽어보셔도 괜찮은 소설이었습니다. 



 ★★★★☆ (매력쟁이크's 평점별) -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 



아아. 또 이상한 꿈을 꿨네. 
구리스가와 아리는 침대에서 흐느적흐느적 기어 나와서 자명종 시계를 껐다.
언제나처럼 징그럽게 사실적인 꿈이었다. 


한창 꾸고 있을 때는 이것이 꿈인지 의심할 수 없을  만큼 오감이 전부 뚜렷하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 감각 자체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느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 거지만)


하지만 이렇게 깨어나니 역시 꿈인 만큼 붕 뜬 것처럼 느껴졌다. 


기억이 모호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같이 현실감이 없다. 
영화를 보거나 소설을 읽는 감각에 가깝다. 
아무리 뚜렷하게 느꼈다고 해도 
그것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똑똑히 자각한다. 

"다른 험프티 덤프티?" 앨리스는 생각에 잠겼다. 
"아니요. 험프티 덤프티느 하나뿐이에요." 
"그렇다면 네 이야기는 진실이 아니야. 험프티 덤프티는 오늘 죽었으니까." 
"그럼 그 기억은 도대체 뭐죠?" 
"뻔하잖아. 네가 험프티 덤프티를 죽였을 때의 기억이야." 
"누명이에요." 
"어떻게 그렇게 딱 잘라 말할 수 있지?" 
"난 안 죽였어요. 단연코 난 아니라고요." 
"그걸 어떻게 증명할래?" 
"빌, 우리 계속 함께 있었잖아." 
빌은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함께 있기는 했지. 하지만 계속 같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어." 
"무슨 소리야?" 
"뭔가 생각하는 동안은 널 보고 있지 않았으니까 ……." 


"중요한 정보를 하나 알려줄게. 네 마음은 충분히 굳센 겉 같으니까." 이모리는 심호흡을 했다. 
"이상한 나라에서 오지씨의 아바타라는 험프티 덤프티였어." 
"응?" 
아리는 이모리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파악하지 못해 잠시 혼란에 빠졌다. 
그리고 서서히 그 말이 의미하는 바가 이해되자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전율에 휩싸여 도저히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그래. 두 세계의 죽음은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이모리는 차분하게 말했다. 
"그럴 경우, 앨리스가 사형을 당하면 현실 세계의 너도 죽어." 



"지구에 있는 자신과 이상한 나라에 있는 자신을 동일시하는 능력에는 각자 차이가 있는  
모양이에요. 사람에 따라 자신과 거의 동일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 객관적으로밖에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당신은 후자네요. " 





 "'공작 부인이 범인일 리 없다.'" 
"무슨 의미지?"
"그냥 쓰여 있는 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은데요."
히로야마 부교수는 고개를 갸웃했다. "우리에게는 전혀 새로운 정보가 아닌데."


"하지만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해요.  
처음 두 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때 여왕과 공작부인은 크로케를 하고 있었죠.  
그러니까 그 두 사람은 서로에게 알리바이를 증언해 줄 수 있어요." 
"서로 증언해주지 않아도 트럼프카드 병정들이 해주겠지만." 

"즉, 그 두 사람은 틀림없이 범인이 아니에요." 
"그건 빌이 굳이 지적해줄 필요도 없는 사실이잖아?" 
"그렇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다잉 메시지에 의미가 있는거예요." 

"어떤 의미?" 
"당연하기 때문에 범인이 그냥 넘어간 거죠.  
범인의 이름을 직접 쓰기라도 했다면 지웠을 거예요." 
"확실히 당연한 사실을 적으면 범은은 그냥 넘어가겠지. 하지만 아무 의미도 없지 않나?" 
"당연하지만 의미가 있어요. 이 다잉 메시지는 진범을 찾는 사람이 뭔가에 주목하기를  
바라고 남긴 거예요." 


이 세계에서 히로야마 도시코가 죽더라도 
이상한 나라에 본체인 메리 앤이 살아 있는 한 몇 번이라도 초기화되어 
히로야마 도시코는 부활해. 나만 특별히 그런 건 아니야. 
그게 붉은 왕이 꾸는 꿈의 규칙이지.  


하지만 죽은 사람이 부활하는 건 아주 억지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죽음은 꿈속에서 발생했던 것으로 처리돼.  


내가 죽었다는 기억은 남지만 다른 기억과 분리되어 흐려지니까 
개개인의 마음은 그 기억을 꿈으로 인식하지. 
이 세계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기억이 불명확해져서 꿈으로 인식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야.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뭐, 자세하게 알 필요는 없지. 
붉은 왕의 꿈은 붉은 왕이 잠들어 있는 한 지속될 테니까.  
난 그걸 이용하면 그만이야. 



"왜 우는 거지?" 체셔 고양이가 물었다. 
"세계가 멸망하니까. 아주 좋아하는 곳이었는데." 
"세계는 명망하지 않아. 그냥 꿈 하나가 끝을 맞이할 뿐이야." 
"우리에게는 이 꿈이 세계였어." 
"그것도 역시 꿈에 지나지 않아. 꿈은 꿈이지/" 
"이런 일이 전에도 있었어?" 
"늘 있는 일이야. 네가 잊어버렸을 뿐이지." 
"이제 다른 사람들은 못 만나?" 
"이상한 나라에서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어." 
"하지만 지구는 없어지는 거구나." 
"걱정 마. 붉은 왕은 깨어났다가 잠들고, 잠들었다가 깨어나. 
얼마 안 지나서 또 다음 지구의 꿈을 꿀 거야." 
"다음 지구가 좋은 곳이기를." 


안녕,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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