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빙빈센트 ★★★★
짧았지만, 온전히 집에서 보냈기에 길게 보낼 수 있었던 이번 설 연휴 기간 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 '러빙 빈센트'를 관람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은 미술에 문외한일지라도 대표 작품 한두 개는 알 정도로 그는 매우 대중적이면서도 친숙한 화가라 생각한다.
나 역시 아몬드 나무,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별이 빛나는 밤, 아를르의 포룸광장의 카페, 해바라기, 자화상 등 남들이 다 알만한 작품들에 대해서만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 그가 왜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어떤 것들을 캔버스에 옮기고 싶었는지 관심은 갖지 않았다.
네이버 영화에서 소개하는 러빙 빈센트(Loving Vincent, 2017)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당신은 그의 삶에 대해 무엇을 알죠?"
살아생전 단 한 점의 그림만을 팔았던 화가* '빈센트'의 죽음 후 1년, '아르망'은 그의 그림을 사랑했던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빈센트'가 마지막으로 살았던 장소로 찾아가 미스터리 한 죽음을 추적해 나간다. (이하 생략) (출처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4379#story)
- 사실 빈센트는 살아생전 단 한점의 그림만을 판매하지는 않았다. 흔히 한 점의 그림만을 판매했다는 것은 '유화'에 한정했을 때의 얘기다. 그 작품은 <아를의 붉은 포도밭>이라는 그림이다. 매체에서 이런 이야기를 다룰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 많은 작품 중 단 하나만 팔았다고 여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갖는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100여 명의 작가들이 유화 작업을 통해 그려낸 장면 하나하나에 있다고 생각한다. 제작기간만 총 10년 걸린 62,450점의 유화 프레임으로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빈센트를 그리면서 그의 화풍을 담아 표현했다는 것은 정말 경탄스러운 일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삶 자체가 그의 작품에 투영됐을 테니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 그 당연하지만 어려운 작업을 이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이 해낸 것이다. 그 외에도 빈센트 반 고흐가 생전 그렸던 그림 속의 인물들과 너무나도 흡사한 생김새를 갖고 있는 현실 속 인물들을 찾아내어 프레임 속에 삽입했다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다. 이는 영화의 말미에 그의 그림들과 대조되며 나온다.
영화 러빙빈센트를 보다 보면 빈센트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권총 자살했다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영화만 봤을 땐 음모론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 정도로 빈센트의 죽음은 미스터리 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아르망이 오베르에서 빈센트의 편지를 전하려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주치의였던 가셰 박사, 여관 주인, 빈센트를 늘 괴롭혔던 르네 패거리 등 다양한 인물들이 용의선상에 오른다. 결말은 다소 모호하게 마무리되긴 했지만 영화가 끝난 후 곰곰이 생각해보면 서사구조보다도 빈센트가 그토록 매진했던 '그의 작품'에 대한 잔상이 남는다. 관람객으로 하여금 빈센트의 작품을 이해할 때 그의 삶을 함께 볼 수 있도록, 조금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 혹은 매개체 되어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통해 생겨난 작은 관심이 지속적인 관심으로 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빈센트는 제삼자가 보기에는 녹록지 못한 삶을 살았다. 개척교회 목사였던 아버지와 성공한 형제들에 비해 친척의 화랑에서 판매사원으로 일하다가 그만둔 후에는 선교사가 되었다가 결국은 화가가 되기로 결정했다. 가족들도 빈센트의 편이 되어주지 않았다. 사촌을 사랑한다고 고백했지만 모두의 반대에 부딪히거나, 매춘부로 알려진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하여 모베와도 갈등을 일으킨다.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라고 말했지만 사랑에 있어서도 그는 늘 외로운 사람이었다. 동생 테오만이 가족 중 유일한 후원자이자 소통자였다. (요즘은 그와 주고받은 편지들을 엮은 책을 읽고 있다.)
외로웠지만 그는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자연을 사랑하며,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사람'이라 말했다. 농부의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농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빈센트가 그토록 사랑한 자연,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이제는 유명한 사람의 유명한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그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2014년 트위터에 Matt haig(@matthaig1)가 올려 화제가 된 트윗이 있다. (출처 ~~~ embed:457076087332560896?lang=ko) twitter metadata:bWF0dGhhaWcxfHxodHRwczovL3R3aXR0ZXIuY29tL21hdHRoYWlnMS9zdGF0dXMvNDU3MDc2MDg3MzMyNTYwODk2fA== ~~~
How to stop time : Kiss
How to travel in time : read
How to escape time : music
How to fear time : write
How to waste time : social media
하지만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다.
How to understand time : An art work
** 사실 인생을 낭비하는 방법이 소셜미디어라는 말에는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사용자의 사용 방식에 따라 충분히 그 역할이 바뀔 수 있는 것이 소셜미디어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Matt Haig tweeted @ 18 Apr 2014 - 08:40 UTC
Disclaimer: I am just a bot trying to be helpful.
러빙빈센트에 관한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