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슛팅이 나올것 같은 움직임에 운좋게 추세 시작할때 진입해서 거의 끝까지 먹고 나왔다. 예상했던 1300 밑단에서 돌파하지 못하고 흘러내리는 흐름이다. 당분간은 오랜시간 지루한 조정구간을 거쳐야 할것으로 보인다. 오늘 고점대비 하락하는 그림을 보니 정말 끔찍하다. 눌림없이 가파른 상승이 나왔던 만큼 조정하락폭과 속도도 그 이상이다. 더군다나 하락파동의 크기 대비 반등폭은 굉장히 짧다. 눌림으로 접근하다가 물리기 쉬운 상황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또 물려서 힘들어하게 될까.. 나도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욕심부리지 말고 시장에 임해야겠다. 그저 휴일에도 이렇게 밥벌이를 할수있는 세상이 열리다니 그 자체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매매를 할때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감사한다"라는 마음을 갖는것은 묘한 안정감을 준다. 습관적으로 감사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 계기는, 한창 주식 잘한다는 사람들을 찾아서 돌아다니던 시절에 만났던 존경하는 트레이더분의 영향이었다. 당시에 한달에 몇천 버는 사람만 보아도 눈이 휘둥그레졌던 내게 매달 억단위가 넘는 수익금은 충격에 가까웠다. 그런데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는 내가 아는 모든 주식인들을 통틀어서 가장 겸손하고 선한 사람이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그정돈의 돈을 벌면서 훌륭한 인품까지 갖추고 여유시간에는 자녀들과 봉사활동 다니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은 내겐 성인군자로 비춰졌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재밌는 점은 보이는데서 사람들에게만 잘하는게 아니고, 매매를 할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수익이 나건 손실이 나건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되뇌이면서 모니터 너머의 경쟁자들에게 축복을 빌어주었다. 수익이 나면 수익에 감사하고, 다른 사람들도 더 많이 벌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손실이 나면 자신의 손절금이 누군가의 수익금이 되었기를 기도했다.
아니.. 뭘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그의 독특한 태도에 대한 의문이 풀린것은 과거 얘기를 듣고 나서였다. 대학을 다니면서 주식을 시작했는데, 특유의 감각으로 워낙 돈이 잘벌려서 관두고 바로 전업 트레이더로 살기 시작하여 20대 후반에 이미 매달 억대가 넘는 돈을 시장에서 가져가던 그였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말도 안되는 돈을 만지기 시작하니 다른 사람들을 거의 벌레처럼 바라보기 시작했고 주변인들에게 폭언과 폭력은 예사였다. 오만과 시건방이 하늘을 찌르면서 번듯한 사장님 소리도 들어보고자 그 돈으로 회사를 차리고 공격적으로 M&A를 하며 사세를 불려나가다가 거짓말처럼 완전히 파산하여 수중에 3백만원만 남게된 것이다. 소년등과가 사람의 세가지 불행이라더니 말 그대로였다.
그렇게 피눈물을 흘리면서 자살시도를 하다 실패하고, 마음을 추스리고자 탐닉했던 인문학 서적들에서 그는 지금의 그의 태도를 만든 답을 발견했다. 매사에 감사하고, 겸손하며, 다른 이들에게 베풀며 살아야한다는게 모든 것을 잃고나서 그가 깨닫게 된 결론이었다. 이후 습관적으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항상 겸손한 태도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왔고, 300만원으로 시작해서 오래 지나지 않아 지금과 같은 상태로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나는 그에게 몇가지 조언과 기술들을 배우게 되었지만, 다른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가르침은 너무 유치하고 뻔한 결말로 보일지는 몰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매 순간 갖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살아있는 유기체고 매매기술의 형태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변하기에 바꾸고 적응시켜야 하지만, 매매를 하고있는 사람의 내면은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통해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도록 지킬 수 있는 것 같다. 마음에 과도한 욕심이 생기거나 혹은 잘못된 판단으로 절망에 빠지게 되었을때도, 나를 항상 건져주는 건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게 주어진 이 순간의 모든 것들에 감사를 드린다. 이 글을 스쳐지나가며 읽는 분들에게도 부디 축복이 가득하기를..
욕심의 화살은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것 같아요.
그냥 돌아오는 것도 아니라 괴로움도 함께요-
보보스님의 축복에 저 또한 감사드리며 잠들까 합니다.
푹 주무세요 :)
그렇죠 다 돌아오는 부메랑인데 절제가 참 쉽지 않습니다..^^ 저도 운동으로 마음을 다스릴만큼 열중해봐야겠어요..
투자의 경우에는 절제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바로 돈이 앞에 보이거든요.
투자일기를 쓰시다니 정말 투자에 성공하실 자세가 되어 있는 것 같아요.
가장 어려운게 절제이죠..^^ 절제를 잘하는 사람은 투자도 반드시 성공할 수 밖에 없다구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