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집에서 처음 잠을 잤던 날
화장실에 처음 갔을 때 이리저리 눌러짜서 울퉁불퉁해진 치약이 눈에 들어 왔다.
나는 이를 닦고 나서
치약을 맨 뒤부터 꼬옥 말아 세면대 선반 위에 뒀었다.
딱히 직접적으로 그녀에게
"치약은 뒤에서 부터 짜서 써야지"라고
말한적은 없었으나 어릴 때라면 한번 쯤은 배웠을만한 것이라서 가능하면 너도 언젠가 그러기를,
그 모양이 익숙해져 습관이 되기를 바라는
심중도 있었을까 아마도 그냥 습관이었겠지
그 후로
너의 집에 갈 때마다 그러기를 반복했었는데 언젠가부터 내가 그러지를 않더라도
치약을 말아쓰고 있는 것을 그를 발견했다.
연애 후에 헤어지고 나서 머지 않은 늦은 밤 문자 하나가 왔었다 .
'치약 하나가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할 줄 몰랐다'는 내용으로
greetings from ac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