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SIK / ⟪법성게⟫ 이야기 #12 "십불보현대인경"

in #kr6 years ago

十佛普賢大人境 십불보현대인경

십불과 보현같은 위대한 이들의 세계

10이란 수는 만수를 의미할 뿐이다. 만수滿數는 중국문화권 사람들에게 럭키넘버였다. 10의 내용을 찾을 필요가 없다. 다시 고쳐서 부르면 十佛은 諸佛이 될 수 있겠다. 그냥 부처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모든 부처라고 표현했다. 옛날 사람들은 자신의 표현을 보다 부풀리기 위해 많은 수를 쓰는 표현을 좋아했다 '억수로'라든지, '지천'이라든지, '천지삐까리'라든지... 어쩌면 오늘날 우리가 과학기술의 눈으로 발견하는 광활한 우주에 대한 시각에 둔감해졌다면, 그들은 눈으로 보지는 못하는 무한하게 큰 세상을 상상하며 그런 표현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무량수니, 항하사니, 아승기니, 나유타니 하는 오늘날 수학의 용어로 채택된 인도의 수단위 관념에 비하면 10불은 아주 점잖은 표현이겠다.

보현은 보살의 이름가운데서는 제법 랭킹이 높은 보살이지만, 중국 성도에 있는 아미산 정도는 가야 익숙해지는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선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에 가려 별로 빛을 못 본 보살이지만, 사실은 석가모니불 불상의 좌우에 지혜의 상징 문수보살과 함께 실천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이다. 교리상으로 실천은 지혜와 함께 자비의 영역이다. 지혜가 이理라면, 실천은 사事다. 그 앞으로 직진해주는 꿋꿋한 실천성 덕에 보현보살은 코끼리로 상징화되었다. 또는 코끼리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꼬푸가 없으면 못마십니다." 십불, 모든 부처님은 그저 깨달음의 존재일 뿐, 보현이란 상징이 없으면 그냥 우리와는 상관없는 깨달음일 뿐이다. 보현보살을 만나 비로소 온갖 기술과 능력을 통해서 의미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대인의 경계, 대인이란 대사大士의 다른 표현이다. 큰 사람이니까, 위대한 사람이란 의미이다. 보살의 번역이다. 보살의 가장 큰 의미는 함께 사는 사람이다. 옆에 있어주는 사람, 좋은 곳으로 데려다 주는 사람이다. 내가족, 네가족, 내친구 네친구, 내아이 네아이 가리지 않고 함께 같이 살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대개 내걸 먼저 챙겨야 손해보지 않는다는 가치관은 당장 득이지만, 결국 시간이 조금만 흐르면 해가 된다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상식을 과감하게 무시하고 현실에 지독하게 매달린다. 생존의 본능을 따라 공멸의 길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무한 경쟁이 허락되는 이 시대에 그가 나와 어떤 관계이듯 내가족, 내친구, 내 아이 대하듯 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함께 살겠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용기를 인정하여 위대한 사람 대사, 마하사뜨바mahasattva이다.

깨달은 존재로서의 10불 이의 측면, 기술과 능력으로 그 깨달음의 정보와 공능을 나주겠다는 사의 측면 보현, 이런 위대한 사람, 보디사뜨바, 마하사뜨바들의 향연이 이전 앞문장의 이사명연무분별이다.


[법성게 이야기]

法性圓無二相 | 諸法不動本來寂 / 無名無相切一切 | 證智所知非餘境 | 眞性甚深極微妙 | 不守自性隨緣成 | 一中一切多中一 / 一卽一切多卽一 | 一微塵中含十方 / 一切塵中亦如是 | 無量遠劫卽一念 / 一念卽是無量劫 | 九世十世互相卽 / 仍不雜亂隔別成 | 初發心時便正覺 / 生死涅槃常共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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