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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빗방울 속에서 혼자 있던 날,

in #kr7 years ago

타인의 시선을 피해서 오롯이 나 혼자일 수 있었던 외로운 호수에 풍덩 빠지는 일, 그게 가능했기 때문이다.

너무나 마음에 드는 표현이십니다. 어린 시절 저도 꽤나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탓인지 감정이입이 후욱 되네요 ㅋㅋㅋ 에구 가난은 가난으로 끝나지 않고 모든 가족 구성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괴리를 낳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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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혼자 있고 싶었습니다. 이 놈의 사회는 갖가지의 이유를 들어서 한군데 모아 노으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통제하려고 하고, 간섭하려고 한단 말입니다. 그래서, 학교에 가는 것을 무척 싫어했습니다. 학교가 가지는 그 의미 자체보다는 그곳에서 확인해야 했던, 외면하고 싶었지만 결국 마주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실이 저를 너무 힘들게 했습니다. 다양하지도 않는 생각들과 강요되는, 또는 조금이라도 다르면 이상하거나 낙인이 찍히고 놀림을 받는.

차마 다행인 것은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을 수 있었다는 것이고, 더 이상의 정규 교과 과정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성인이 된 이후로는 굳이 내가 만나고 싶지 않으면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택지와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그나마 덜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