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방 아가씨 어디 갔어요?
떡볶이에 파를 한 움큼 집어넣으며
포장마차 아줌마는 물었다
어...... 죽었어요, 그 사람
말하기가 참 어색했다
그 아가씨가 사라진 지 며칠이 지났는데
이렇게 묻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에그, 어쩌다 그랬대?
떡볶이를 볶는 아줌마 눈빛을 보면
이 사람은 사실 아무 관심이 없구나
속이 훤히 보인다
농약 먹고 죽었다고 하면
다들 뒤에서 무슨 욕을 할까
농약 방 아가씨 답게도 갔다고 중얼거릴까
벌써 몰래 수군거리던 사람들 생각하면
내가 사실을 말하는 게 죄일 수도 있겠다
몰라요, 누가 사고라던데요
총각도 잘 모르나 봐요?
그 아가씨 좀 혼자 살긴 했지
아줌마는 참 별일 아닌 듯 말하더라
우리는 타인에게 잔인하게도 무관심하다
사실은 다들 별 관심이 없다
사람들은 그녀 웃음을 본 일이 없다
밤의 강변을 거닐다 우연히 만난
그녀와 내가 나눈 대화를 모른다
휴대폰 불빛에 살짝 보였던
가려진 멍자국을 본 일이 없다
남의 죽음에 함부로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녀 말고 누가 더 잘 안다는 말인가
누가 감히 더 잘 안다는 말인가
못하는 술 조금에 취기가 오른 눈으로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는 풍경이 서글펐던 날
내게 타인은 얼마나 무관심한가,
나는 타인들에 얼마나 또 무관심한가
생각해보며 썼던 시입니다.
보이는 것보다 다들 많은 것들을 짊어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시가 이 밤 작게나마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기를 바랍니다.
Nice
tha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