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를 보았다. 한때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보며 해적을 꿈꿨었는데 어느새 건장한 성인이 되어버렸다. 처음 5편이 나온다는 소식을 접했을 땐 아직도 할 얘기가 있나... 뭘 또 굳이... 라 생각했으나 결과를 보니 그럭저럭... 괜찮았던 것 같다. 사실 내가 기대했던 건 파워 해적 무비였는데 따뜻한 가족 영화여서 당황하긴 했다.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봤기에 다음 편도 극장에서 볼 것 같다. 캐해의 노예...
처음엔 잭 스패로우를 보고 조금 실망했다. 조니 뎁이란 배우 때문에 그런 건지 나의 캡틴 짹 스패로가 너무 망나니 같아서 슬퍼하고 있었는데 후에 cg처리로 젊어진 잭을 보고 마음을 풀었다. 물론 미모만 보고 그런 것이 아니라 그때의 성격이 내가 바라던 잭 스패로우의 모습이었기에 그런 것이다. 아무튼 cg의 파워는 대단했다.
영화에서 가장 기대했던 건 하비에르 바르뎀의 살라자르였다. 잭이고 뭐고 다 죽일 것 같은 포스를 풍기는 그 모습에 반했는데... 음... 연기는 뭐 역시나 굉장했는데... 캐릭터 자체가 나의 기대엔 약간 부족했다. 물에 빠져 죽었기에 항상 머리가 미역처럼 나풀거려 멋있긴 한데 약간 공주 같기도 하고... 불에 탔으면 머리도 항상 화르륵 불타고 있을까... 라는 잡생각이 들기도 했다. 부제도 바꿔야 한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긴 말 겁나 많더만... 피도 눈물도 없는 차갑고 강한 악당을 바랐는데... 그렇다고 캐릭터가 멋없던 건 아니다... 멋있다... 배우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2시간동안 주인공 헨리 터너가 여기저기 열심히 활약하고 다니는데 막상 끝나면 헨리 터너에 대한 기억이 희미하다. 왜지... 빨빨빨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했는데 딱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다... 미안... 영화가 끝나고 나면 잭도 아니고 헨리도 아닌 윌 터너와 바르보사만이 머리 속에 떠다닌다. 특히 바르보사의 임팩트가 커서 다른 인물들이 기억에서 사라진 것 같다...
바르보사... 가오갤에 욘두가 있다면 캐해엔 바르보사가 있다. 시작은 뜬금없었으나 마지막엔 ‘아버지...!’라고 외치고 있었다. 사실 지금 생각해도 뜬금없는 건 마찬가지다. 전편에서 무슨 언급이 있었나...? 본 지 오래돼서 기억이 나지 않는 건가...? 앞부분 보면서 졸았나...? 하여튼 갑작스럽게 부녀관계가 오픈되어 약간 혼란스러웠으나 마음을 가다듬고 영화에 집중했다. 나는 (심적으로) 굉장히 가벼운 사람이라 노골적인 의도가 다분한 연출을 보면 그 의도에 그대로 탑승하는 인간이다. 때문에 카리나가 바르보사의 정체를 알게 되는 마지막 ‘감동적인’ 대화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자 어때... 켈켈... 이게 바로 부성(父性)이라고...! 감동적이지? 켈켈켈... 감동해라... 감동해...!’ 라며 감동을 눈앞에 들이미는 장면이지만 앞서 말했듯 난 가벼운 사람이라... 감동했다. 같이 본 친구는 저 장면에서 웃음을 참고 있었다.
위의 글을 한 줄 요약하면 ‘영화 별로예여’라고 외치는 것 같지만 그렇게 별로는 아니다. 재미있다. 윌과 엘리자베스가 재회하는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둘이 행복해야해... 잭의 마지막 대사나 쿠키영상을 보면 다음 편이 분명 나올 것 같은데... 다음 편도 꼭 보러갈테니 좀 더 재미있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나는이 준비가되어있다.
1~3편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그런지 .. 4편이후부터는 약간 실망스럽습니다 ㅠㅠ
유일하게 저를 실망시키지 않은 시리즈였는데요.
아 이제 실망하게 될까요...
nice...you deserve upvote and resteem...
Glamorous sku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