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사태가 아직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희망퇴직 신청한 노동자 2명이 자살했다는 뉴스가 보도됐습니다.
사실 한국지엠의 희망퇴직은 단순한 퇴직은 아닙니다. 근무기간에 따른 연봉 최대 3년치 지급한다는 건데요. 솔직히 실업급여와 퇴직금 별도로 위로금을 사측에서 별도로 지급하는 조건은 중소기업 다니면서 퇴직금조차 제대로 못받았던 저의 입장에서 볼 때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희망퇴직 신청한 노동자들이 자살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앞으로 닥칠 미래에 실직한다는 두려움 그리고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회사를 그만두는 좌절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지엠 등 건실한 대기업에 근무했던 근로자들은 중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과 복지 등의 혜택을 더 많이 받습니다. 노동강도는 그만큼 더 높아지기도 하지만 회사 울타리 안에서는 업무 스트레스도 대부분 극복할 수 있으며, 이러한 노동의 댓가는 높은 임금과 복지로 보상받게 됩니다.
그런데 십수년동안 근무했던 회사를 그만두면 십수년동안 살아왔던 환경이 확 바뀌게 되고, 라이프사이클도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퇴직 후 바로 이직을 하는 사례도 있지만 이건 사실 소수에 해당됩니다.
설령 이직을 했더라도 본래 다녔던 회사와의 사내문화 차이점 그리고 본래 다녔던 회사와의 업무차이 등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그만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걸 볼때마다 퇴직 근로자들이 겪는 좌절과 실패, 두려움,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초중고 학창시절에도 이런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우리나라 교육은 학생들이 시험과 내신에서 높은 점수를 취득하고 이걸 기반으로 명문대를 진학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즉 목표라는 가파른 계단만 올라가는데 집중하는데요. 반대로 이 목표에 다다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는 좌절과 실패에 대한 교육은 학교다닐 때 받지 못하는게 현실입니다.
특히 과거와 다르게 정년이 점점 무의미해지면서 어린 학생들에게 실패와 좌절을 극복하는 교육이 더더욱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 또한 20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5번 정도 이직과 퇴직을 반복하면서 많은 고난을 겪었는데요.
사실 저 또한 퇴직할 때 어떻게 극복하는가 그리고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어떤 대비책이 필요한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좌절과 실패는 살면서 반드시 겪게 됩니다. 사람의 인생은 항상 성공과 행복만 있지 않죠. 우리나라 교육에서도 좌절과 실패 경험을 학생들에게 부여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다루는 교육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약자인 노동자 보호를 위해 있는 노동운동은 영세중소기업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존재해야지 대기업 귀족노조들의 자기 밥그릇지키는 운동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얼마든지 다른 기업으로의 이직이 쉽다면 이런 자살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