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형사가 아닌 특수한 능력의 소유자였던 주인공의 과거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유저가 조종하는 주인공 아야 브레아가 중간중간 과거의 자신을 보는 장면들이 나온다. 아야의 유년기 기억은 어째서인지 끊어져 있는 것. 과거로 보이는 장면들은 화면에 Bright 알파 효과처리되어 나타난다. 다른 게임이었으면 이런 화면 처리가 몽환적이거나 서정적으로 느껴져야 하지만, 패러사이트 이브에서는 불길한 BGM과 더불어 화면처리 자체도 더욱 분위기를 불길하게 만드는 장치로 쓰이는 것 같다
통상 전투 시 화면
통상적인 맵 위에서 이동하다가 적들과 조우할 시(조우 전에는 적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에 별다른 로딩없이 곧바로 전투가 펼쳐진다. 유저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체감로딩을 극단적으로 줄인 것에 극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플레이스테이션 1의 성능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말이다.
전투 시에는 가지고 있는 총기의 범위가 초록 선으로 펼쳐지면서 그 안에 들어와 있는 적에게 타겟팅이 된다. 타겟팅을 다른 적에게 맞추고 싶으면 방향레버를 조작하면 그만이다. 다만 한 번 쏠 수 있는 탄알수를 다 쓰기전에 적이 죽을 경우에는 다음 행동 게이지가 찰 때까지 공격을 개시할 수가 없어서 딜 낭비가 심해진다. 적들이 이정도면 죽을 것 같다면 타겟팅을 탄알마다 적절히 분배해야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는 것이다.
전투 필드의 넓이는 좁기 때문에 공격할 수 있는 행동 게이지가 꽉 차기 전까지는 최대한 적의 공격을 맞지 않도록 도망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일반적인 RPG나 액션 RPG에 비해 필드 넓이가 매우 비좁기 때문에 불편하면서도 스릴감이 있다. 보스전이 어려워지는 이유 중 한 가지.
맨해튼 재앙의 시작, '멜리사'
크리스마스 이브에 맨해튼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그녀
병약한 몸으로 오로지 무대에서 노래하겠다는 집념으로 소름돋는 노래를 부른 것까지는 좋았지만...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그녀의 일기장에서 느껴지는 무대에 대한 집착과 더불어, 그녀에게 일어난 변화와 그로인한 성격변화로 끔찍한 재앙을 일으키는 걸 보면서 그녀가 더욱 소름돋게 느껴지게 될 것이다.
볼만한 연출력의 무비 씬
요즘 나오는 최신게임들이나 심지어 2006년 이후의 게임들의 리얼타임 무비 씬에 비하면 플레이스테이션1의 기기 특성과 1990년대 후반의 기술력의 한계로 인해서 저화질의 무비이지만 레트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 중, 저화질을 감안한 유저라면 볼만한 무비들이 풍부하다. 이 게임은 CD 2장으로 발매되었는데, 당시에 CD 2장의 볼륨은 무시할 수 없는 고용량이었다. 당시 기준으로는 무비의 퀄리티도 뛰어난 편이다. 비교적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던 타사의 시뮬레이션 RPG 게임인 아크 더 래드 2의 무비들과 비교해 보아도 기술적으로 패러사이트 이브가 더 앞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아크 더 래드 2의 무비가 저퀄리티였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말이다.
디테일하게 묘사된 배경 그래픽
파이널 판타지 7 당시 배경 그래픽의 디테일함을 보았다면 같은 제작사가 만든 패러사이트 이브의 배경이 디테일한 것도 당연하게 수긍될 것이다. 깨진 유리부터 배경 장소의 인테리어들 및 예시의 그래비티 그래픽에도 디테일함을 쏟아부었다. 캐릭터 그래픽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님에도 배경 그래픽의 디테일함에 많은 유저들이 선뜻 구입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눈이 높아진 게이머들에게는 단순히 지저분한 그림조각 한장 배경에 배치해 놓은 것 뿐으로 보이겠지만....당시 기준으로는 매우 정성스러운 배경 그래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