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 그리고 읽기 쉬운 글

in #kr7 years ago (edited)

파이리의 칼럼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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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22.(목) 경향-사설

미투, 피해자의 외침에 사회 전체가 응답해야

문화예술계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Too)’ 물결이 거세다. 시인 고은, 연극 연출가 이윤택, 배우 조민기씨 등의 ‘과거’가 잇달아 폭로됐다. 인간문화재 하용부, 연극 연출가 오태석씨를 둘러싼 의혹도 불거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피해자들의 증언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온다. 그럼에도 가해자들은 부인하거나, 침묵하거나, 형식적 사과로 일관하고 있다. 일부 인사는 파장을 축소하기 위해 대책회의까지 열었다고 한다. 은폐·조작 시도에 다름 아니다. 더 이상은 피해자들의 용기에만 기댈 수 없다. 범사회적 차원에서 대처방안을 모색할 때다.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해온 오동식씨의 내부고발은 충격적이다. 오씨는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연희단거리패를 이끌어온 이윤택씨의 성추행이 공개 폭로된 후 극단 차원의 대책회의가 여러 차례 열렸다고 폭로했다. 오씨에 따르면 이씨는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전직 단원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았다. 공개사과 전에는 리허설을 통해 ‘불쌍한 표정’을 짓는 연습까지 했다. 오씨는 “그곳은 지옥의 아수라였다.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고 털어놨다.

조민기씨의 대응도 어처구니가 없다. 청주대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성추행해왔다는 폭로가 나오자, 조씨는 소속사를 통해 “명백한 루머”라고 부인했다. 학생들의 추가 고발이 이어지고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뒤에야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말을 바꿨다.

가해자들이 오랫동안 성폭력을 자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침묵의 동조자들’이 있었다. 연희단거리패의 김소희 대표는 이윤택씨의 행태를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성폭력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연극계 전반적으로도 이씨에 대한 소문이 파다했지만 목소리를 낸 사람은 없었다. 고은 시인의 행태 역시 문단의 ‘공공연한 비밀’에 속했지만 모두가 침묵했다. 권력에 굴종하느라 동료들의 피해를 외면한 수많은 이들도 반성하고 사과해야 옳다.

가해자들이 사태를 모면하느라 안간힘을 쓰는 사이 피해자들은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적폐청산 차원에서 성폭력 근절에 나서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나 여성가족부에만 맡겨놓을 일도 아니다. 성폭력 피해가 문화예술계나 여성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관련 부처는 물론 법조계·여성계·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성폭력 적폐청산기구’를 구성해 법적·제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몇몇 유명인의 추락 수준으로 마무리된다면, 한국 사회의 성폭력 청산은 요원하다. 수많은 피해자들의 외침을 헛되게 해선 안된다.


주제

성폭력 고발 미투 운동에 대한 범사회적 대응 촉구


문단별 주제

1문단 : 미투 운동과 가해자들의 반응
2문단 : 연희단거리패의 충격적 내부 고발
3문단 : 조민기씨의 어처구니 없는 대응
4문단 : 성폭력을 묵인한 '침묵의 동조자들'
5문단 : 범사회적 성폭력 근절 촉구


문단별 분석

1문단 : 미투 운동과 가해자들의 반응

문화예술계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Too)’ 물결이 거세다. 시인 고은, 연극 연출가 이윤택, 배우 조민기씨 등의 ‘과거’가 잇달아 폭로됐다. 인간문화재 하용부, 연극 연출가 오태석씨를 둘러싼 의혹도 불거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피해자들의 증언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온다. 그럼에도 가해자들은 부인하거나, 침묵하거나, 형식적 사과로 일관하고 있다. 일부 인사는 파장을 축소하기 위해 대책회의까지 열었다고 한다. 은폐·조작 시도에 다름 아니다. 더 이상은 피해자들의 용기에만 기댈 수 없다. 범사회적 차원에서 대처방안을 모색할 때다.

  • 서론이 글 전체를 훌륭하게 요약하고 있습니다.
  • 미투 물결 언급/피해자들의 증언/가해자들의 반응/범사회적 대체 방안 필요 주장
    이 순서로 쓰여있는데, 앞서 살펴본 문단별 주제와 같은 흐름입니다.
  • 이후 내용은 서론에서 제시한 사실 및 주장을 구체적으로 논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문단 : 연희단거리패의 충격적 내부 고발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해온 오동식씨의 내부고발은 충격적이다. 오씨는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연희단거리패를 이끌어온 이윤택씨의 성추행이 공개 폭로된 후 극단 차원의 대책회의가 여러 차례 열렸다고 폭로했다. 오씨에 따르면 이씨는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전직 단원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았다. 공개사과 전에는 리허설을 통해 ‘불쌍한 표정’을 짓는 연습까지 했다. 오씨는 “그곳은 지옥의 아수라였다.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고 털어놨다.

  • 첫번째 사례, 연희단거리패입니다.
  • 내부고발 글을 인용해 사태 이후 이윤택씨의 부적절한 대응을 설명합니다.
  • '불쌍한 표정'을 짓는 연습까지 했다....... 생각할 수록 소름돋는 대목입니다.

3문단 : 조민기씨의 어처구니 없는 대응

조민기씨의 대응도 어처구니가 없다. 청주대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성추행해왔다는 폭로가 나오자, 조씨는 소속사를 통해 “명백한 루머”라고 부인했다. 학생들의 추가 고발이 이어지고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뒤에야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말을 바꿨다.

  • 두 번째 사례, 배우 조민기씨입니다.
  • 루머라고 부인했다가 추가 폭로 및 경찰 내사로 이어지자 말바꾸는 정황을 설명합니다.

4문단 : 성폭력을 묵인한 '침묵의 동조자들'

가해자들이 오랫동안 성폭력을 자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침묵의 동조자들’이 있었다. 연희단거리패의 김소희 대표는 이윤택씨의 행태를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성폭력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연극계 전반적으로도 이씨에 대한 소문이 파다했지만 목소리를 낸 사람은 없었다. 고은 시인의 행태 역시 문단의 ‘공공연한 비밀’에 속했지만 모두가 침묵했다. 권력에 굴종하느라 동료들의 피해를 외면한 수많은 이들도 반성하고 사과해야 옳다.

  • 이런 성폭력의 배경으로 '침묵의 동조자들'을 지목합니다.
  • 이윤택/고은 주변의 침묵을 예시로 설명합니다.
  • 1문단 두 분째 만장에 고은, 이윤택, 조민기 3명의 이름이 나왔는데 2, 3문단엔 이윤택, 조민기 2명 사례만 제시되어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고은이 4문단의 사례로 활용되네요! 역시 빼놓을게 없는 서론이었습니다.

5문단 : 범사회적 성폭력 근절 촉구

가해자들이 사태를 모면하느라 안간힘을 쓰는 사이 피해자들은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적폐청산 차원에서 성폭력 근절에 나서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나 여성가족부에만 맡겨놓을 일도 아니다. 성폭력 피해가 문화예술계나 여성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관련 부처는 물론 법조계·여성계·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성폭력 적폐청산기구’를 구성해 법적·제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몇몇 유명인의 추락 수준으로 마무리된다면, 한국 사회의 성폭력 청산은 요원하다. 수많은 피해자들의 외침을 헛되게 해선 안된다.

  • 이 글의 주요 주장입니다. 정부 차원에서 나설 뿐만 아니라 범사회적 접근으로 성폭력 적폐를 없애야한다 주장합니다.
  • 해결방법의 유효성은 제가 판단할 방법이 없지만, 글의 분량과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무난한 해결책 제시였다 생각합니다.

표현

  • 잇달아

시인 고은, 연극 연출가 이윤택, 배우 조민기씨 등의 ‘과거’가 잇달아 폭로됐다.

아는 단어지만, 제 글쓰기에 활용하진 못했습니다. 저라면 '연이어'라고 썼을 듯 한데, '잇달아'를 썼을 때의 어감이 더 마음에 드네요!

  • 불거지다

인간문화재 하용부, 연극 연출가 오태석씨를 둘러싼 의혹도 불거졌다.

의혹+불거지다. '잇달아'와 같은 이유로 체크해놓습니다.

  • 요원하다

이번 사태가 몇몇 유명인의 추락 수준으로 마무리된다면, 한국 사회의 성폭력 청산은 요원하다.

요원―하다
(遙遠―·遼遠―)【형용사】아득히 멀다.

느낌으로만 알았던 단어입니다. 정확히 알고, 정확히 활용해봐야겠습니다.


총평

  • 알기 쉬운 글이어서 좋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 모든 문단이 두괄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첫 문장만 따와서 읽어보겠습니다.

문화예술계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Too)’ 물결이 거세다.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해온 오동식씨의 내부고발은 충격적이다.

조민기씨의 대응도 어처구니가 없다.

가해자들이 오랫동안 성폭력을 자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침묵의 동조자들’이 있었다.

가해자들이 사태를 모면하느라 안간힘을 쓰는 사이 피해자들은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적폐청산 차원에서 성폭력 근절에 나서야 한다.

  • 첫 문장만 읽어도 글 전체를 읽은 느낌이 드시지 않나요?
    이렇게 글의 흐름을 명확하게 잡아주니 글의 논지가 자연스럽게 머리에 잡히게 됩니다.
    첫 문장만 따로 읽어도 명확히 이해되는 글! 글쓰기 목표로 정해봅니다.

  • 글은 글이고, 이번 문화계 성폭력 문제 자체에 문제의식이 많이 듭니다. 권력자의 욕망에 더럽혀져야했던 젊은 꿈들은 얼마나 비참했을까요? 대학을 떠나 제가 준비하고 있는 '사회생활'은 저런 것이어야 하는 걸까요?? 제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적겠지만, 여론 형성에 어떤 방식으로든 보탬이 되어야겠다 다짐합니다. 더불어 가해자들의 일그러진 욕망에 진심어린 경멸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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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파이리님 오랜만입니당... 넘나반갑:)
참 요즘 문화예술계쪽 안좋은뉴스들 보면 좀 ..그렇습니다
일부 나쁜새끼들때문에 문화계인사들 전체의 이미지가
많이 안좋아지는것 같아서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지금이라도 미투 운동이 일어나 나쁜 일을 방지할 가능성이 생겨서 다행입니다ㅠ 반려견 한 마리에 사람이 물여 사망해도 모든 반려견이 입마개를 착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대중이 왜 이런 일은 ‘일부’라며 넘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직도 저런 가해자들이 있다는게.....
예술 문화계는 뭔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은 관대하다고 느끼는건 저뿐인가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

휘슬블로어가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좋은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