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 처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때였죠.
그땐 정말
“블록체인, 이거 정말 만능 혁신 기술이 되지 않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었습니다.
잘 모르는 상태에서 돌아가는 분위기만을 보고 했던 생각이죠.
그때보다는 조금 더 개념을 잡아가고 있는 지금,
“블록체인은 홀로서기를 할 수 없다”라는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아니, 홀로서기를 해봐야 별다른 의미가 없다라고 해야겠네요.
그 대신, 다른 기술&분야와 어우러졌을 때,
블록체인은 더 큰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블록체인게임쇼는 일찌감치부터 관심 대상이었습니다.
블록체인, 그리고 게임.
양쪽 모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저로서는 무척 기대되는 행사였죠.
근 한 달 전쯤부터 참가 신청을 해두고,
틈틈이 세션 리스트를 보며 나름 예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첫째 날은 사정상 참석하지 못했고,
둘째 날 오전부터 현장에 앉아있었습니다.
공간이 워낙 넓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둘째 날이라 그런 건지,
사람이 그리 꽉꽉 들어차있지는 않았습니다.
덕분에 다소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발표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블록체인이랑 게임이 무슨 상관이야?”
오늘 아침, 블록체인게임쇼에 가는 중이라고 하니 한 친구가 던진 질문입니다.
블록체인의 기본 개념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친구라서
순간 대답하려니 머뭇하게 되더군요.
어쩌면 저 스스로도 그 답을 보다 명확하게 알고 싶어서
이번 행사에 관심을 갖게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록체인과 게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또,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
“블록체인도 하나의 ‘플랫폼’일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했습니다.”
오늘 행사에서 네오플라이 권용길 대표가 했던 말입니다.
게임을 즐겨오는 동안 꽤 많이 들어왔던 단어 중 하나.
플랫폼(Platform).
플랫폼이라는 개념을 짧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게이머라면 대개 여러 게임 플랫폼을 접한 경험이 있게 마련.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기억들을 더듬어보니, 대략 어떤 이야기인지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게임에서 말하는 ‘서버’와 ‘클라이언트’ 중,
블록체인은 ‘서버’와 나란히 놓을 수 있는 개념입니다.
게임에서 오가는 무수히 많은 데이터는 보통 서버에서 처리됩니다.
이 부분을 블록체인 기술로 처리할 수 있다면,
그 게임은 ‘블록체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죠.
▲ 블록체인은 소위 말하는 ‘백엔드’.
▲ ‘유저 한 명’이 발생시키는 TPS가 대략 200…
네, 빡셉니다… 갈길이 멀죠.
행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뭐랄까, 세미나 + PR대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블록체인 업계는 수많은 프로젝트가 존재합니다.
각자 도전을 진행 중인 분들이
그간의 성과와 시행착오, 향후 계획 등을 나눈다는 점에서,
일종의 세미나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동시에, 한편으로는 발표 내용 안에 PR과 홍보를 담아내고,
토론을 통해 프로젝트 개발 철학 등을 드러내면서,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물론 겉으로는 한없이 '화기애애,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였지만요.
‘블록체인게임쇼’라고 하지만, 게임 분야 업체만 참가한 건 아니었습니다.
게임 개발을 위한 플랫폼 제공, 마케팅 지원,
정부 규제안을 대체하기 위한 업계 자율규제 관련 제안 등
간접적으로 게임을 보조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만나볼 수 있었죠.
아쉬웠던 점도 잠시 짚어볼까 합니다.
저는 오늘 오전 11시를 조금 넘은 시점에 행사장에 도착했는데요.
스케줄표가 전체적으로 조금씩 미뤄져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애당초 한 세션이 20분씩 잡혀있었고,
세션 간 쉬는 시간이 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리스크에 대비하기엔 쉽지 않은 구성이죠.
이야기라는 것에는 무릇 기-승-전-결이라는 게 있게 마련이고,
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시간을 타이트하게 구성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뭐… 발표자 분들이 다들 연습을 많이 하고 오셨는지,
전체적으로 진행이 루즈하지는 않았습니다.
준비한 내용을 다 쏟아내기 위해 말을 빠르게 하는 경우가 있어서,
내용 흐름을 쫓아가느라 머리가 열일했다는 건… (절레절레).
특별히 시간을 지체시키는 돌발상황도 없어서 일정에 차질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음 행사를 준비한다면
좀 더 여유로운 구성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ㅎㄷㄷ한 스케줄표… 만약 학교 강의 시간표가 이랬으면…
상상하고 싶지 않군요.
큰 틀에서 이번 행사의 의의가 무엇인지 생각해봤습니다.
지금 블록체인 업계는 크립토 윈터를 비롯해 부정적인 분위기에 있죠.
기술적인 난제도 있고, 그 와중에 실사용 사례에 대한 수요도 대두되고 있는 등,
내부적으로는 혼란스럽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이슈들 사이에서, 어느 부분에 집중해야할 것인가.
오늘 행사는 그에 대한 '합의점'을 찾고자 하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실제로, 어느 부분에 합의해야할지 나름의 답을 찾아가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게임의 모든 부분을 블록체인으로 해결하려고 하자 말자"라든가,
"게임 콘텐츠에 대한 부분과 함께 외적인 부분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들 말이죠.
물론 아직 여기에 모든 관계자들이 합의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요.
어찌됐든, 이 또한 블록체인의 기본 이념인
‘탈중앙화 거버넌스’의 사례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시간이 타이트하다는 걸 주최 측도 분명 모르지 않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20분 단위로 많은 연사들을 배정한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과 게임의 최적화된 융합을 위해,
블록체인 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거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오늘 행사는 연사로 나선 프로젝트든 아니든 관계없이,
비전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기세가 꺾이지 않도록,
응원을 전해주는 효과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아직 블록체인 분야에 진출하지 않은 게임 분야 주자들을
하나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한 의도도
어느 정도 깔려있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게임시장은 몇 년째 ‘공급 홍수’인 시장입니다.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게이머는 점점 많아지고 있죠.
블록체인과 게임의 융합은 그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 중 하나라고 생각하려 합니다.
“유저들의 LTV(Life Time Value) 상승을 중요하게 보다 보면
UAC와 수익화도 자연스레 실마리가 잡히지 않을까 합니다.”
람다256 박광세 이사의 발표 내용 중
인상 깊게 들었던 멘트를 정리한 말입니다.
앞으로 선보일 많은 프로젝트가
유저 LTV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레디플레이어원처럼 된다면...
블록체인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도
환상만은 아니겠죠~ㅎㅎ
실현까지는 많은 허들이 있겠지만...
말씀대로 불가능한 일은 아닐 거 같네요.
의견 감사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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