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친구들과 오사카에 여행을 갔을 때의 이야기 입니다. 갑작스럽게 정해진 일정이라 항공편과 숙소에 예산을 너무 많이 쓴 탓에 저희는 여행비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끼니를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사온 음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는데, 그래도 일본에 왔으니 사케는 한 번 마셔줘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마트에서 제일 싼 술을 사왔습니다. 하지만 기대에 부풀어 한 모금 마신 사케는 매우 독하고 쓰고 맛이 없었습니다... 거기서 그만뒀어야 했는데 ㅋㅋㅋㅋ
기껏 사온 술을 포기할 수 없었던 저희는 야자 시간에 몰래 보던 만화책이 출처인 어중이 떠중이 지식을 총동원해 그 사케를 주전자에 덥혀서 따뜻하게도 마셔보고 녹차에 타서도 마셔봤지만 고무 타이어를 핥는 듯한 쓴맛만 더 강해질 뿐 전혀 먹을만한 맛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ㅠㅠ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맥주를 사와 소맥이 아닌 사맥(?)을 제조해 여전히 끔찍했지만 그나마 삼킬 수 있을 정도는 된 그 정체 모를 액체를 마시는 것으로 웃픈 싸구려 사케 소동은 끝이 났고 그 뒤로 이어진 3박 4일의 일정 내내 사케의 ㅅ자 조차 입에 담는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ㅋㅋㅋ
저런.... 이것은 마치 호주의 싸구려 팩 와인 (아시죠? 탭처럼 틀어마시는...) 같은 그런 종류의 이야기군요! 저는 이런경우에 음식만들때 넣어버립니다. 고기 연하게 할때랑 잡내 제거할때 싸구려 술은 최고의 진가를 발휘하는듯합니다.
고무 타이어라... 끔찍하군요. 곤란한 이야기 부문에 참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