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이야기 (2) - 연구논문의 투고과정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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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물 이야기 쓰는 @chromium 입니다.

오늘은 대학원생들의 A to Z인 연구논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학위 논문

석사 혹은 박사학위 논문은 학위과정 동안 연구한 내용을 하나의 주제로 큰 틀에서 묶어서 모음집 형태로 발간하는 논문입니다. 한국에서 학위를 받게 되면, 모교와 국회도서관에 영구보관하게 되며 Open access 형태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논문의 투고 과정

투고 전

원고 작성 (manuscript writing)- 원고 교정 (correction)

저널마다 요구하는 논문의 구조와 그림 등의 형태나 채색 허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원고를 작성합니다.

투고하는 대상 저널이 국외 저널이라면 한국인들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므로 투고 전에 교정 전문 업체에 원고 교정비를 주고 교정을 맡기기도 합니다. 정말 비싼 교정 업체는 1건당 신속 교정비가 한화로 200만원에 이릅니다. (그놈의 정관사, 부정관사 구분해서 쓰는거 돌아버리겠습니다.)

투고 (submit) - 편집장 심사 (editor review) - 동료 심사 (peer review) - 개정 요구(revision request) - 재투고 (resubmit)

투고 이후 각 과정 마다 게재 거절 (reject) 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편집장 심사에서 게재 거절 당하는 것을 editorial reject 혹은 desk reject 이라고 합니다. 보통 ' This manuscript is not satisfied to our journal scope.' 한마디와 함께 투고한지 3일도 안되어서 메일이 날아옵니다. (어느 교수님 말을 들었는데 투고하고 담배 피우고 오니 거절 메일이 날아와서 술드시러 가셨다고...)

표면상으로는 우리 저널의 연구범위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의미이지만, '우리 저널에 이런 허접한 논문은 받지 않는다.'의 의미가 강해서 desk reject당하면 연구자 입장에서는 굉장한 치욕입니다. 절치부심해서 연구데이터를 보강하고 같은 저널에 다시 투고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한단계 낮은 저널에 투고를 합니다.

네이처, 사이언스 등의 유명 저널은 편집장 심사에서 동료 심사로 넘어가는 것 만으로도 연구자들에게는 가슴뛰는 일이기도 합니다. 보통 마의 3일을 넘어가면 편집장 심사는 통과한 것으로 여기게 마련인데, 3주가 지나서 desk reject 당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담당 편집장이 2주간 휴가를 가서 일을 안했다나 어쨌다나... (이 교수님도 거절 메일 받고 술드시러 가셨다고...)

동료 심사로 넘어가게 되면 해당 연구 분야를 잘아는 다른 대가들에게 (보통 3-4인) 투고한 원고를 보내게 됩니다. 동료 심사는 보통 1-2달 정도 걸리는데, 저널마다 엄청 오래걸리는 저널도 많다고 합니다. 인문학 저널은 거의 년단위가 걸리기도 하고, 전자공학이나 컴퓨터공학 처럼 기술 발달 속도가 빠른 분야는 웹 상의 archive에 투고 전에 올려서 선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동료 심사가 끝나면 각 심사자들이 이 원고가 게재 가능한지에 대한 평가를 내립니다. 평가 기준은 무수정통과(Accept), 중대 개정 요구 (major revision), 일부 개정 요구 (minor revision), 게재 거절(reject) 등이 있습니다. 무수정 통과는 원고가 완벽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연구자에게 굉장한 영예입니다.

무수정 통과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심사자들의 comment를 모아서 편집장이 교신저자에게 보내는데 이 comment 대한 답변을 요구 합니다. 보통 45일 이내에 Response note를 작성하여 다시 수정된 원고와 함께 보내야 합니다. 보통 이 과정을 'under revision'이라고 하고 게재에 80-90%정도 다다른 상태입니다. 답변을 보고 편집장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면 바로 게재 승인 메일을 회신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다시 심사자들에게 답변을 보내고 comment를 받는 일을 반복 해야합니다.

게재 확정 후

게재 승인 (just accepted) - 온라인 출판 (in press) - 오프라인(책자) 출판 (publish)

온라인 출판만 하고 책자로는 출판을 안하는 저널도 있기도 합니다.

보통은 게재 승인이 된 원고 부터 논문(Research article 또는 paper)이라는 표현을 쓰고 연구과제의 실적에도 들어갑니다. 원고가 게재승인이 되면 DOI라는 논문의 고유번호를 발급받게 됩니다. 2000년대 초부터 인터넷이 전세계적으로 보급되고 나서는 이렇게 오프라인 미출판 논문들도 바로 볼 수 있도록 각 저널마다 ASAP manuscript라는 부분을 만들어서 최신 논문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추가)

Comment paper와 Response paper

논문이 출판되면 '반박 논문'이나 '조언 논문'이 투고되기도 합니다. 논문의 게재 심사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출판된 논문을 보고, 그에 대한 comment를 남기는 논문입니다. 보통 Comment on 'Research paper'라는 제목으로 출판됩니다. 또한 Comment paper를 받은 연구팀의 재반박논문 또한 투고가 가능합니다. 그렇게 되면 Response to "Comment on 'Research paper'''라는 제목으로 출판이 되는 형식입니다.


뱀발

'논문'이라는 글자를 180도 회전시키면 '곰국'이 됩니다.

대학원생을 통째로 넣어서 '곰국'마냥 푹 고으면 '논문'이 나오는거죠. ㅎㅎ

다음 주제는 아마도 저널과 평가기준인

impact factor에 대한 이야기를 쓸 것 같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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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정말 스트레스의 연속이죠 크롬님은 네이쳐 쓰시고 졸업하시길..

꿈이지요... 자매지인 Nature communication 이란 곳에 내려고 원고 작성 중인 연구주제는 있습니다. 과연 어떻게 될 지 ㅎㅎ

'논문'이라는 글자를 180도 회전시키면 '곰국'이 됩니다.
대학원생을 통째로 넣어서 '곰국'마냥 푹 고으면 '논문'이 나오는거죠. ㅎㅎ

아 ㅎㅎㅎㅎㅎㅎㅎ 재치있으십니다 ㅎ

감사합니다. '아' ㅎㅎㅎ '재'치가 있으니 아재 개그인가요?

ㅠㅠ 전 왠지 눈물이 나는건 왜 그럴까요? ㅋㅋ

나름대로 유쾌해 보이려고 했는데 실상을 아는 사람들은 웃지 못하지요 ...

학부생으로서 알수 없는 내용이네요ㅎㅎ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하군요...ㅎㅎ

맞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생이 논문을 SCI 저널에 1년에 한편만 게재해도 대단하다고 하지요.

뱀발?? 뱀발은 또 뭐죠... 곰국이라는 단어는 처음 들었는데 정말 그럴 듯 하네요..대학원생들 정말 힘들겠어요...ㅠ.ㅠ 저도 논문을 써 보긴 한 사람의 입장에서 정말 논문 통과는 생각하기도 싫은 것 같아요.

뱀발 = 사족 입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라서 달아봤습니다 ㅎㅎㅎ 곰국은 곰탕의 다른말 입니다. 대학원생들 육수를 쪽쪽 뽑으면 논문이 나옵니다 ㅠㅠ

ㅋㅋㅋ 웃픈 얘기인 것 같네요. 힘내세요!!

네. 감사합니다. ^ㅡ^

와, 논문이 실린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치는 거군요. 잘 봤습니다.
교수님들 사례를 보니 대학가 주변에 술집이 많은 이유를 알것도 같네요. ^^;;

흔히 좋은 저널들이라고 하는 저널들은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게재 거절 비율이 전체 투고 원고 중 70퍼센트가 넘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점점 수준 낮은 저널로 가면 갈수록 심사자의 수준도 떨어지고 게재료만 내면 실어주는 저널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궁금하시라고 다음 포스팅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끄악.. 저희는 과 특성상 전공의 과정을 거칠 때에 논문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 학문의 세계는 넓고 깊군요.. ㅜㅜ

대학원생을 통째로 넣어서 '곰국'마냥 푹 고으면 '논문'이 나오는거죠

라는 말씀이 왠지 와닿네요..

의료계에도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으려면 인턴에게 시켜라는 말이 있거든요. 왠지 비슷한 신세같아 보입니다.ㅎㅎ

ㅋㅋㅋㅋ 웃픈 현실입니다.

일요일 밤 논문 관련 글 보니 월요일부터 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ㅎ

ㅎㅎㅎ 파이팅 입니다

고...곰국에서 터지고 갑니다;;;

대학원생 이야기 쓰면서 너무 딱딱하게 쓰는것 같아서 사족을 달았는데 다들 그 부분에 꽂히시네요 ㅋㅋ

곰국이라는 말이 웃기면서도 찡하네요.
얼마나 머리싸매고 고생하셨을지 ㅠㅠ

다들 곰국에 많이 꽂히신걸 보니 앞으로 글쓸 때 사족을 하나씩 달아야겠군요. ㅋㅋㅋㅋㅋ

남편이 오래전에 했던 고민들이 이 글에 다 있네요.
잘 되시리라 믿어요.
제 덜렁이 남편도 잘 마쳤으니^^

댓글 감사합니다 ㅎㅎ 이미 이런 작업을 여러번 해서 익숙한데 오히려 연구 아이디어가 안떠오르는게 문제네요 저는 ㅎㅎ..

잘 보았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시간 되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종종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곰국만 이해하고 갑니다 ㅎㅎ
잘읽었어용^^

감사합니다. 곰국 인기 많네요.ㅋㅋ

저렇게 엄격한 과정에도 조작논문들이 한번씩 통과되는거보면 인간의 한계가 느껴진다고 해야할까요....

조작 논문이 통과되는 이유는 투고된 원고를 심사할 때 일단 논문의 데이터가 참이라는 전제하에 심사가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연구 데이터에 대한 학문적 양심을 기초로 하는 것이지요. 심사자들은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의 연장선에서 이 연구가 논리성이 맞는지 평가를 합니다. 애초에 조작 논문이면 그럴듯한 논리로 조작하기 때문에 말 맞추기가 더 쉬워지겠지요?

역시~~ 대학원생은 할 일이 많군요 ㅠㅠ
가방끈이 짧은 저는 머리가 안아파서 좋네요 ㅎㅎ

힘드시겠지만 화이팅입니다 !!!

감사합니다. ^ㅡ^ 실험하고 데이터 뽑고 논문쓰고 과제 보고서 쓰고 뭐 이런게 대학원생의 업 아니겠습니까 ㅎㅎ 각오하고 온 일이니 괜찮습니다. 제 머리로 해석이 안되는 데이터가 나올 때나 도무지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 문제점에 부딪혔을 때가 좌절스럽죠.

며칠전 댓글을 남긴줄 알았는데 달리지 않았네요. 논문 쓰는 과정을 생각하면 정말 곰국을 푹 고으는 과정가 비슷한것 같네요

비슷한 처지라 많은 공감을 하시는 모양입니다. ㅜㅜ

아…. 어렵네요… 고생 많으시네요.. 이정도 일줄을 몰랐어요 ㅠㅠ 1편 보고도 놀랐었는데..ㅠㅠ 2편은 ㅠㅠ 곰국 ㅠㅠ 얼마나 진을 빼면 그런 말이 나오겠어요..ㅠㅠ

ㅎㅎㅎ 연구자들이 다들 그런거 아니겠어요. 주변에 대학원생있으시면 밥이라도 사주고 힘내라고 격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