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A모 직장인의 고충을 듣게 됐습니다.
그 분과의 관계는 굳이 적지 않겠습니다.
고민의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직장에서 신입사원들에겐 꼭 한번 텃세를 부리는 타부서의 직급이 한단계 차이나는 상사의 얘깁니다. 문제는 부하들한테 자주 일을 떠넘기는 사람이랍니다. 게다가 일을 아주 못해서 예컨대 오타 한두개 찾아내고 종일 큰 일을 한 것처럼 떠들어 대고 상대를 비하하는 등 온갖 생색을 낸답니다. 정작 본인은 큰 실수를 하고 부하들이 지적하면 아무렇지 않은 듯 넘어간다네요. 늘 하나 떡 못먹은 듯한 불평을 갖고 있는 그 상사는 피해의식도 꽤나 있었다는 군요.
그런데 저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A 직장인이 오늘 그 상사의 급여를 우연하게 알게 됐는데 자신보다 상당히 많더라는 겁니다. 호봉제인 회사인 줄은 알았는데 그동안 여러차례 급여인상을 받았더랍니다.
열심히 일하면서도 불평불만 내색하지 않았던 A 직장인은 졸지에 현자타임이 오면서 회사에 대한 정이 떨어지더라는 겁니다.
사실 얼마전에 저는 A 직장인에게 그런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회사에 무언가를 기대하는 심리를 가졌다가 그것을 잃으면 상당한 배신감과 절망감을 안겨주니 적당히 완급조절을 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당시에 A 직장인은 회사는 돈버는 곳이고 자신은 회사에 기대하는 것도 바라는 게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 그가 오늘 배신, 절망, 회사에 대한 불신을 느꼈다고 고충을 털어놓더군요.
사실 우리 사회는 이런 것을 많이 겪습니다. 남이 잘돼서 배가 아픈 것이 아니라 참는 사람은 피해를 보고 우는 사람은 젖을 물려주는 경우 말입니다. 또 경쟁 모드에 돌입하면 정작 포용력과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하죠.
그러나 이는 공정에 대한 심리입니다. 칼로 무자르듯 정확하진 않지만 함께 노력한 만큼 함께 나누자는 얘기죠. 직장인 상당수가 느끼는 실망감일 것으로 여겨집니다. 회사 역시 지키기 어려운 기준이죠. 단언코 넘침이 없는 모자랑 말랑 적당히 주는 급여에서 무한 반복으로 생길 수 있는 현상입니다. 사람들의 불만은 누가누가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나는 적게 받았는데 상대는 넘치게 받는다는 시각이 더 클 것입니다.
보통 슬기로운 회사생활에 대해 돈만큼의 일을 하거나 포트폴리오를 잘 만들어서 더 나은 직장으로의 이직을 꼽습니다. 단 이것은 어느쪽도 유리한 것이 아닙니다. 돈만큼 일하다 보면 자신의 능력이 향상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위해 한다면 최상층에 가서도 여전히 넘치는 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입니다.
반면 회사가 잘하는 사람에게 계속 힘을 실어주면 나머지 사람은 무임승차자가 되고 잘하는 사람은 진이 빠지고 슬럼프를 겪는 고통의 시간을 가지겠죠.
우리 사회가, 기업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한테는 힘을 실어주고, 과하면 과감하게 휴식을 강요하는 구조를 만들고 열심히 한다고 마냥 등밀어주지 말고 그사람의 지속성장과 삶의 질을 살펴봐주는 기업이 더 유능한 인재를 확보할 것입니다.
실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능력향상을 유도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급여를 동결해서 스스로의 계발을 자극하는 것도 동반돼야 겠죠.
오늘 고충을 말한 A 직장인은 한동안 마음의 상처를 안고 회사에서 의욕이 저하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역시도 이는 어느 한명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고 스스로의 마음을 추스릴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한테 배신감을 주지 않는 보상, 저는 그에게 보상보다는 저녁있는 삶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돈에서의 공정함은 회사에 기대하지 않으면 안되고 휴식이라는 보상은 스스로가 줄 수 있는 것이니까요.
commlab님께서 고민하시는 부분이 이 스팀잇 구조에도 어느 정도 대입 가능해 보입니다.
슬기로운 회사생활, 슬기로운 스팀잇 생활에 대해 숙고해보게 됩니다~~
슬기로운 스팀잇 생활은 삶의 활력소죠^^
사람마다 동기부여의 계기가 다 다르고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생기는 것 같네요 ..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민이라 맘아프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열심히 하는 친구라 한동안 힘들어 할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