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 경제지가 대학생들의 암호화폐 투자를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기사의 요지를 보면 바로 이렇습니다.
대학생들이 암호화폐 투자를 하느라 밤잠 설치고 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 일상적인 학업은 물론 구직활동이나 사회관계망도 큰 영향을 받게 되고 심지어 투자로 인해 손실을 봤다.
금융 전문가들은 대학생이 돈이 없기때문에 위험이 있는 투자에 손을 대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실명을 공개한 모 변호사는 이렇게 투자하는 사람은 한탕주의로 인생이 삐뚤어져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을 뿐더러 암호화폐가 사라지면 복권, 카지노에 손댈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초부터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위해성을 쓰려고 기획하고 쓴 기사입니다.
뉴스의 소통법은 솔직해야 하고 무엇보다 관행에 의한 의제 설정을 경계해야 합니다. 지금의 암호화폐 시장이 혼전 양상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자극적으로 도박이나 복권에 비유하는 것은 상당히 저급한 표현일 것입니다.
이런 경제지의 소통법은 우리한테 많이 익숙하죠. 주식이 나왔을 때, 로또가 나왔을 때, 펀드가 나왔을 때, 심지어 아이폰이 나왔을 때 시각은 늘 이런 방식의 전달법입니다. 대부분의 투자상품은 안전할 수가 없죠. 예적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가 지켜주는 것은 5천만원입니다. 부동산 시세는 정부가 원금을 지켜주던가요?
문제는 이런 소통법이 국민 수준을 점점 하락시키고 정부 정책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증시 투자, 선물 거래와 같은 기초적인 경제 공부가 제대로 될리 없습니다. 그 수혜자는 오롯이 이 땅의 상위 1%의 기득권입니다. 있는 자들만의 잔치에 돈이 돈을 버는 잔치고 무서운 호랑이가 돼버린 경제상품들로 인해 오직 땀흘려 번돈이 아니면 안되는 서민들은 살림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투자를 공부하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혐오감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땀흘려 번 돈의 정의에서 주식투자나 펀드투자, 암호화폐, 부동산 투자는 빠진다는 것은 상당히 왜곡된 시선입니다. 그 투자를 위해 그들도 어떤 식으로든 노력을 했기 때문이죠. 물론 불법적인 투기도 있겠지만 그것이 전부일 리는 없습니다.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자본을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평생 직장에서 돈을 벌어 퇴직금으로 가게를 열고 한순간에 실패하는 것보다 다양한 투자와 자본의 재확대를 위해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이 열려야 부의 재분배도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는 늘 보이지 않는 것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유령이나 귀신도 보지 못해서 더더욱 공포감을 주죠. 암호화폐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언론도 잘 모르고 쓰는 경우가 많겠지만 일반인들은 무서운 개념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카지노 급은 아니더라도 경기결과에 베팅하는 스포츠토토와 같은 사행성 게임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암호화폐가 투기상품이 된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바로 이런 극도의 경계심에서 유발된 것이 아닐가 싶습니다. 만약 모두가 알고 사회가 받아들였다면 오히려 더 초기의 의도대로 선순환이 됐을 것입니다. 극히 일부에 그것도 검은 돈에 먼저 닿으면서 어둠의 화폐로 비춰졌고 투기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수없이 해킹당하는 은행 기억나시죠? 저축은행 사태에 저축한 돈이 다 증발된 경우도 보셨죠? 암호화폐의 단점이라고 지적하는 것들, 어쩌면 기존 시스템에서는 더더욱 심각하고 돌려놓기 어려웠던 것이 아닐가 싶습니다. 추종보다는 공정, 편향보다는 보편적으로 보는 언론의 순수한 소통법을 기대하기엔 어쩌면 우리사회에서 이미 무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감합니다.
예금 금리 16프로씩 하던 시대에 청춘을 보냈던 사람들에 눈에는 암호화폐 투자가 투기고 예금이 답이라 이야기 하겠지만
물가인상률도 따라가지 못하는 예금금리 시대의 젊은이에게 강요하는것은 정말 무책임한 언사라 생각합니다.
투기를 하는것은 잘못이라 생각하지만
전세계가 주목하는 시장에 발을 담구고 있는 사실만으로 이시대의 젊은 투자자가 시대를 살아가는 발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ㅎ
@vetrad 님 댓글 감사합니다^^.
기사를 보다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글을 썼네요.
경제지 수준이나 정부 수준이나 대학생보다도 못한게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