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부터 팀장을 하다보니 고과를 받기보다는 주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보통 고과평가를 진행할 때, 먼저 자기가 자신을 평가하고 이를 관리자가 평가 하게 되는데, 재미있는 것은 자기가 자기를 평가할 때 매우 관대한 사람이 정말 많다는 점이다.
정해진 업무나 지시받은 업무를 지정된 기간 내에 수행했다고 A나 S를 적어 내는 사람이 정말 많다.
본인 평가대로 고과 결과가 나온다면 전부 A나 S를 받아야 겠지만, 마지막에 뚜껑 열어보면 A 고과자는 10~20% 정도만 받게 된다. (회사마다 비율은 다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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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럴까? 고과주는 사람은 어떨 때 A고과를 줄까? 고과 주는 사람 입장에서 써보면,
첫번째는 뚜렷한 성과가 있는 사람.
누가 봐도 성과가 있는 사람을 줄 수 밖에 없다.
정상적인 관리자라면 가능한 공정하게 고과를 주려고 노력한다. 다 자기 부하직원이고 이걸 잘 못주면 조직이 와해되어서 자신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는 걸 알고 있다. 따라서, 누가 봐도 확실하게 잘 한 사람, 성과가 명확한 사람을 우선 A고과자로 분류하게 된다.
고과평가에 따라 연봉 및 인센티브등이 연동되기 때문에 관리자의 상위 관리자에게도 평가한 내역이 공유된다. 이상한 사람이 A를 받게 되면 그 상위 관리자가 성과를 문제 삼을 수 있는 인력을 제외하게 된다.
두번째는 무지하게 고생한 사람.
해당 기간에 유독 야근에 특근에 주말근무까지 고생한 사람들이 있다. 관리자라면 이런 사람도 챙겨야 한다.
특정 분야에서는 철수가 다른 분야에서는 순이가 잘 하는 것 뿐이지, 사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합적으로는 평균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다.
결과가 제일 중요하겠지만 성과가 좀 부족했더라도 과정이 충분히 평가 받을 만한 경우도 챙겨야 한다.
가끔 절대 시간이 들어가는 일을 지시할 때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을 평소 안챙겨 놓으면 아무도 그 일을 맡으려고 안한다.
세번째는 열심히 하라고 주는 사람.
드물지만, 정말 안타까워서 주는 경우다.
단, 줄때는 분명히 그 사람에게 잘하라고 줬다고 얘기해 준다. 안그러면 자기가 뭘 잘해서 고과 잘 받은 줄 알고 계속 그렇게 행동한다. 큰일난다.
한번 생각해보자.
-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
- 근거를 제공하라. 자기 성과 좀 잘 정리해서 보내자.
- 일만 열심히 하면 알아서 잘 주겠거니 하지 마라.
- 직접 같이 고과받는 사람들 한 줄로 세워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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