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쓸데 없는 리뷰 쓸 때 하는 고민

in #kr7 years ago (edited)

 제 소개글에서도 밝힌 것처럼 저는 “읽기”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읽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제가 읽은 무언가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얘기하는 것도 좋아해서 종종 책이나 영화 리뷰 글을 올리는 데 그럴 때마다 고민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스티머 분들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1. 책(혹은 영화) 내용에 대한 요약 

어릴 적에 배웠던 독후감 작성 요령에서도 간략한 내용 요약은 필수 요소라고 배웠고, 정형화된 독후감으로는 나름 상도 받고 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어느 정도까지가 필요한 요약인지 고민이 되곤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짧은 추천글과 같이 소재나 줄거리 정도만 언급해야 그 책을 접하지 않은 분들의 호기심과 읽을 것인지 말 것인지 흥미를 자극하는 정도가 되고, 그 이상은 스포일러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물론이고 작품의 절정 부분과 갈등 해소에 대한 내용까지 들어가면 사실 요약본을 읽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느껴져서 어떻게 보면 성의 없다 싶을 정도로 내용 요약은 가급적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 본문 내용 직접 인용 

저는 글을 곰곰이 곱씹으면서 본다기보다는 흐름에 따라 한번에 읽는 걸 선호하다 보니 저 혼자서는 무릎을 탁 치는 표현인데 리뷰를 쓸 때에는 생각하지 못하는 문구들도 많습니다. 처음부터 리뷰를 염두에 두고 읽기 시작하면 페이지 접어 놓기나 밑줄 긋기 등으로 표시하면서 읽으면 해결할 수 있기는 한데 저는 이런 것들도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더라구요. 

다행히 최근에 읽은 ‘호모데우스’ 는 읽다가 다시 돌아가서 보게 되는 부분들이 많다 보니 오히려 직접 인용할 부분들을 많이 체크할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도 중간에 미친 듯이 읽던 중에는 많이 건너 뛰었죠. 

직접 인용 또한 먼저 읽지 않은 분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 같아 자제하려는 생각도 있지만 분명히 재미있게 읽은 책인데 나중에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나서 아쉬웠던 경험들 때문에 리뷰와 별개로 내용 정리는 책을 읽은 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3. 작품에 대한 감상 

개인적으로 리뷰 글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의도가 당연히 중요하지만 작품이 작가의 손을 떠나고 받아들이는 독자의 몫도 창작권만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인데요.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100명이 같은 작품을 접하면 100 가지 다른 감상이 있을 테고  서로의 감상을 들여다 보는 것이 리뷰를 통해 얻는 즐거움입니다. 

물론 영향력 있는 리뷰어 분들의 감상이 때로는 그 작품을 읽을 지 말 지 결정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정도 조절은 필요하겠지만 저 같은 일반인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리뷰를 작성할 때는 마음에 들었던 작품일 경우가 많을 테니, 이 사람은 어떤 점 때문에 추천하는 지를 살펴보는 것이 리뷰를 읽을 때 얻을 수 있는 큰 효용이지 않을까요?  

 저도 대입 논술시험이나 성적, 입상을 목표로 하는 리뷰를 쓸 때에는 정형화된 패턴의 글쓰기를 합니다. 업무 상 논리적인 글을 써야 할 때는 물론이고요. 스팀잇에도 훌륭한 리뷰 글을 올려 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반해 저는 좀 가볍게 대화하는 듯한 리뷰를 주로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 너무 성의 없어 보이는지 신경이 쓰일 때도 있어서 고민을 주저리 늘어놓았네요.   

아직까지는 고래에 대한 욕심이나 꿈을 갖고 있지 않아서 일기장이나 예전 미니홈피처럼 가볍게 즐기고 있지만 언젠가 인기나 보상에 욕심 낸다면 좀 더 실력을 가다듬어서 질 높은 글을 써야 살아남을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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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깔끔하게 보여요ㅎㅎ 글 잘 읽고 갑니다ㅋㅋ

헉~ 글 올리고 수정해야 할 부분 없나 보고 있는데 바로 댓글이 달려 깜짝 놀랐네요!
찾아서 읽어 주시고 댓글까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냥 요 글만봐두 말씀 잘하실 것 같구, 글도 잘 쓰실 것 같아요.ㅎㅎ
눈에 딱딱 들어오네요. 공감하고 돌아가요^ ^

자기 변명 겸 쓴 글인데 과찬을 해 주셨네요 ^^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많은 고민은 때로 해가되지 않을런지요^^
그때 그때 리뷰의 종류에 따라 이렇게도 하고 저렇게도 하는 것이죠
저는 그냥 대충 아무렇게나 합니다. ㅎㅎ

yhoh 님 글에서 아무렇게나 대충 쓰신 글은 안 보이던 걸요? ^^
저도 고민을 안고 글을 쓰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제멋대로 글쓰기를 하고 있지만 성의 없어 보임에 대한 사전 변명 정도로 봐주세요~ ^^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찾아 주시니 언제나 감사 드립니다! ^^

[수동나눔]무조건-수동보팅 31회차 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에서 내공이 느껴지네요! 잘 읽고 갑니다 :)

뉴비에게 힘이 되는 이벤트를 열어 주신 게 훨씬 감사하죠!
보잘 것 없는 글에 응원까지 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재미나게 즐기다 보면 어느새 고래가.... 되어 있는 제 모습이.... 꿈이었습니다..ㅠㅠ
사실 스팀잇을 하다보면 자꾸 욕심이 생기게 되긴 하더군요 ㅎㅎ

지금은 플랑크톤이지만 피라미를 거쳐 고래까지 얼마나 걸릴지 몰라도 가다 보면 될 수도? ㅎㅎ
그러게요. 재미로 한다고 하는데 불어나는 스팀을 보면 욕심이 생기네요~ ^^
읽고 댓글까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 쓰고나면 또 보이고.
또 하나 쓰고나면 또 보이고 그러는 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엔 100일 조금 지났는데 이제서야 마크다운에 기교가 생기거든요. 인용이나 감상, 생각을 쓰시는 부분의 경계도 하다보면 생기는것 같고 그렇게 굳어진 것이 읽는 사람들에겐 '스타일' 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지금 글도 엄청 잘 쓰셨는걸요?!

필통님의 필력에 비하면 제 글쓰기야 막글인데 과찬을~ ^^
보고 또 보고 고치고 고쳐도 나중에 보면 미흡한게 자꾸 눈에 보이네요 ㅎㅎ
처음엔 그렇게 어렵더니 마크다운으로 끙끙대며 쓰다가 에디터를 처음 써보려니까 이것도 또 어렵더라구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