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을 잡았다

in #kr7 years ago (edited)

steemit-rainbow-png.png드디어 그 놈을 잡았다. 몇년 동안 집 주위 땅속을 휘젖고 다니던 바로 그 놈, 아끼던 나무 뿌리를 싹뚝싹뚝 짤라 놓는 것도 모자라 둥치까지 싹뚝 끊어 놓았던 그 놈, 온갖 나쁜 짖을 다하던 그 놈이 죽었다.
강한 마늘냄새가 나는 소형 로켓포를 닮은 방향제, 독이 든 인공 지렁이 살충제, 화생방 개스 스타일의 개스 폭탄, 심지어는 Sonix Spike 까지 동원을 했었는데도 요리조리 도망 다니던 그 놈이 수영장에 빠져서 죽은 체 둥둥 떠 있다. 짐작큰데 개스를 마시고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독이 든 인조 지렁이를 먹고는 심한 갈증에 수영장에 뛰어들어서 결국 익사와 횡사를 동시에 한 것 같다.
그 놈은 최근 여러해 동안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두더지란 놈이다.
사실 두더지 잡은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스팀잇에 남기고 싶지 않았지만 나처럼 두더지 피해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혹시나 있을지도 몰라서 그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고심 끝에 글을 올린다.

3.jpg
3년째 요리조리 도망 다니던 바로 그놈, 우리집 땅 속에서 왕국을 건설했던 바로 그 놈이 죽었다. 두더지 치고는 덩치가 제법 큰 편이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두더지의 피해를 모른다. 오직했으면 두더지 박멸작전이라 명했을까? (사진속 그놈의 발을 보면 몸통에 비해서 무지 크고 날카롭게 보인다. 저 큰 발로 땅숙에 구멍을 파데나 보다)
20180313_090920.jpg

2.jpg
빨간 깃발은 독이든 인조 지렁이를 해당 두더지 구멍에 넣었다는 표시이다.
11.jpg

지난 10여년 동안 두더지의 피해는 막심하였다. 땅을 밞으면 쑥쑥 꺼지는 곳이 여기저기 여러곳이다. 두더지 통로들이 온 사방으로 뻗혀있는것 같다. 몇년전에는 체리나무 밑둥치를 싹뚝 짤라서 나무가 통 채로 나둥그러져 있게 만든적도 있었고 최근에는 애지중지하며 키우고 있던 부게인빌레아 꽃나무 6개를 죽인 원흉이다.
4.jpg

5-1.jpg
뿌리가 아닌 둥치 부분을 두더지의 잇발로 짜른것이 날카로운 칼로 짜른것 같아 보인다.
12.jpg
얼마나 그 놈들 때문에 고생을 했으면 비닐 프라스틱 으로 나무를 둘러 싸 놓았겠는가? 그런데도 그 놈들은 가지를 싹뚝 짜르곤 잠시 조용하다 또 다른 나무를 뿌리채 짜르곤 하던 놈들이었다.
13.jpg

그 동안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그 놈을 잡을려고 했지만 영악한 그 놈은 살짝 피했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3년째 계속 하고 있었다. 이제껏 효과가 있다는 별 짖을 다해봤다. 어성초, 붓순나무 가지, 깐마늘, 자몽껍질, 생선 찌거기 심지어는 껌까지 구멍에 넣어 봤지만 며칠 지나면 또 나타나곤 하던 놈이 였다. 최근에 다시 심은 5갤론 짜리 화분의 부게인빌레아를 심을때엔 뿌리 부분을 통채로 망에 집어 넣어서 심었다. 그리고 둥치를 짜를까봐 비니루로 둥치 부분을 여기 저기 싸놓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한놈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놈을 죽이고 나면 옆집에서 설치던 놈이 또 슬며시 나타난다. 아마 저들끼리는 무슨 동맹이라도 했나보다. “나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네가 내 땅굴을 지켜라”.....
6.jpg
뒷쪽에서 활기치던 놈은 죽은것 같은데 이젠 앞쪽 보드워크 잔디가 있는 곳을 며칠전 부터 파 헤쳐 놓은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놈은 분명 또다른 놈이다. 다시 두더지 박멸 작전의 연속이다. 두더지 구멍에다 오늘 두번째로 개스 폭탄을 터트리고 구멍을 막았다. 냄새가 온 동네에 퍼질 만큼 강하고 독하다.
9.jpg

8.jpg

7.jpg

모르긴 해도 내일 아마 또 다른 놈이 익사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놈들은 이상하게도 꼭 수영장에서 익사한 체로 죽어있다. 6년전에 처음으로 수영장에서 익사한 그 놈, 3년전에 익사한 두번째 그 놈, 이번이 3번째 그 놈이다.

오쳐드 스토어에 가면 여러 섹션 중에 어김없이 몇 명이 서있는 섹션이 있다. 바로 두더지 살충제 섹션인데 혹시나 새로운 것들이 나왔나하고 살펴보러 온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 엮시 이구동성으로 두더지 잡는 뚜렷한 방법이 없다고 한다.
지난 한달 동안 두더지 박멸을 위해서 6가지 이상의 온갖 종류들을 구매했다. 평균 $20 불로 생각보다 비싼편이다. 그중에서 다이나마이트 형 개스 폭발 페키지가 4개에 $10 로 제일 싼편인데다 효력이 제일 좋은 것 같기에 개스 폭발 다이나마이트 종류만 몇번째 재 구매를 하고 있는 중이다.
10.jpg

두더지 한마리 죽일려고 최근에 낭비한 돈이 근 200 불, 그기다가 이놈이 뿌리 짜르고 둥치를 끊어 버린 나무 값까지 합하면 최근 두 서너달 사이에만 400 불 이상의 피해를 본것 같다. 사정모르는 사람들은 "배부른 소리하고 있네" 할지도 모르겠다. 근데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 고충을 모른다. 우선 이 놈하고 싸움이 붙으면 자존심이 무척 상한다. 이유는 보란듯이 이튿날 약을 올리기 때문이다. 이젠 두더지의 "두"자만 들어도 치가 떨린다.

스티밋 44일차 돈키무사 Rainbow 였습니다.

Sort:  

우와, 엄청 크네요!

얼마나 마음 고생, 몸 고생이 심하셨을지 느껴집니다.
마당이 생기면 이런 일도 있군요, 저도 앞으로 겪게 될지 모르겠네요 TT

두더지는 땅굴의 환경에 맞게 몸집이 비교적 작은 놈이 많은데 예전 것들에 비하면 이놈은 좀 큰편이 였습니다. 좋은 동네 마당엔 두더지가 없습니다.

두더지와의 전쟁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두더지를 잡는데 개스 폭탄이 있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전쟁에서 꼭 승리하시길 바랍니다ㅎㅎ

ㅎㅎㅎㅎ 고맙습니다.
이놈들이 좋아하는 꽃들과 나무들이 있습니다. 그런 종류만 집중적으로 깕아 먹드군요. 비교적 큰나무의 뿌리도 건드려서 윗 둥치가 말라있는 나무가 몇 그루 있습니다.
진짜 전쟁입니다. 저는 자나 깨나 두더지 조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참 다양한 걱정들이 있네요 ㅎㅎ
@홍보해

오셨네요. 들려주시고 또한 홍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좀 좋은 이슈의 글이라야 하는데 웬수같은 두더지 얘기라서 .......ㅎㅎㅎㅎㅎ..........

@donkimusa님 안녕하세요. 겨울이 입니다. @floridasnail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keykey 님과 @floridasnail 님과 @krguidedog 님께 감사드립니다.

고생하셨네요.. 전에 살던집에선 포기했는데.. 이번집에 어떨지 워낙 마당이 작아서 안올거 같긴 한데..

전 지네만 아니면 되요~ ㅋㅋ

ㅎㅎㅎㅎㅎ 새집에는 지네가 얼씬도 하지 않기를 바라겟습니다. 들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두더지 피해가 꽤 심하다 들었는데, 저정도일지는 몰랐네요..
벌레도 아니고 짐승이라 그런지 영악하군요.

두더지도 세월에 따라서 진화를 하는 모양입니다. 제 기억으로 한 30년전의 두더지는 땅굴에 수돗물만 쏟아 부으면 제풀에 놀라서 구멍 밖으로 튀어나와서 도망을 가곤 했는데 요즘 두더지는 영악해서 미리 도망갈 땅굴을 반대편 쪽으로 파 놓고 땅속에서 노나는것 같습니다. 대단한 놈들입니다.

약소하지만 군자금 보태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금일봉은 두더지 박멸하는데 요긴하게 쓰겠습니다. ㅎㅎㅎㅎ
스팀잇 파워 정성들 때문에 두더지도 다시는 겁이 나서 나타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키야~~~~ 시원하게 잡으셨내요 ㅎㅎ 두더지와의 남은 전쟁에서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전쟁전 Electric Romeo 를 유튜브에서 재생시켜주세요!!

ㅎㅎㅎㅎㅎ
완벽한 승리를 위해서 Electric Romeo를 재생시키고 다시 작전 돌격입니다.

어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데에에쓰!!!! ㅋㅋㅋ 무운을 빕니다

시골 부모님 .. 두더지 때문에 고추밭 30% 가량 말라죽은 적이.. 두더지 무서운 놈입니다. 시골은 두더지+멧돼지 + 비둘기 가 농부의 천적이랄까요...

주신 말씀을 누구보다도 이해 할것 같네요. 그러고도 남을 놈들입니다. 어제 앞쪽 땅굴에 개스를 주입 시켰는데도 땅속에서 하루를 견디드니만 오늘 아침에 나가보니 구멍을 뻥 뚫어서 도망을 가버린 흔적이 있엇습니다. 예전 같으면 거의 99% 가 죽었는데 두더지도 날이 갈수록 생명력이 강해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