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기대도 하지 않았다.
흔들리는 배안에서 어지러움에 밖에 나가기도 어려웠다.
배는 남극대륙을 벗어나 남위 69도를 향하고 있었다.
농담삼아 오로라를 볼 수 있다면 오늘이 가능성있는 마지막 날일거라는 얘기들이 오갔다.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배가고파 라면을 먹으러 식당에 내려가 냄비에 물을 올리고 끓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창밖에는 더이상 남극대륙이 보이지 않았다. 어두운 바다만 출렁이고 있었다.
그때 밖에서 오로라가 보인다는 소리가 들렸다. 배에 있는 거의 모든 인원이 밖으로 뛰쳐 나갔다. 하늘에는 흐릿한 회색빛 구름이 일렁이고 있었다. 잠시후 길다란 녹색 커튼이 아라온 위로 드리워졌다. 오로라는 시시각각으로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하며 모습을 바꾸었다. 몇몇은 헬기데크에 드러누웠고, 몇몇은 카메라를 찾기 바빴다. 나도 몇장 찍어봤지만, 밤하늘의 오로라는 신기루처럼 카메라의 앵글에는 잡히지 않았다. 삼각대까지 챙겨와 셔터속도를 10초 이상 느리게 해봐도 흔들리는 배위에서 만족할 만한 사진을 얻기가 어려웠다. 그냥 눈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밤 11시부터 새벽세시까지 시린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쏟아져 내릴것 같은 별들과, 무수히 떨어지는 별똥별, 그리고 마술같은 오로라는 보고있어도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약 5개월의 남극출장에 선물처럼 느껴졌다. 잠이 올것 같지 않았다.
Aurora
쇄빙선 아라온을 타고 남극에서 나올때 오로라를 만났습니다. 흔들리는 배에서 사진을 찍으니 흔들려서 제대로된 사진이 없네요. 그나마 잘 나온 사진 한장 올립니다.
사실 저가 남극에 가있는 기간은 남극의 여름기간이라 백야가 계속되어 오로라를 보기가 힘듭니다. 하루종일 낮만 지속되니까요. 3월부터는 밤이 잠깐씩 생기는데, 그래도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아 오로라를 보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이번에는 3월중순에 남극을 벗어나기 직전 배위에서 오로라를 만났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짧게 기록해 두었다가 올려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말 멋집니다. 저도 오로라 보고 싶긴한데 우리나라에서는 힘들 것 같네요 ㅎㅎ
저도 기대도 안한 상태에서 본거라 얼떨떨 하더라구요. 오로라는 북극이 더 좋다고 하니 언젠가 캐나다나 북쪽 오로라를 보러가는게 하나의 목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안보이니까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우와~ 오로라를 직접 보시다니 부럽습니다 ㅠㅜ
일생에 한번 볼 수나 있을까요 ㅋㅋ
저도 딱히 기대하지 못했는데, 보게되어 좋았습니다. 언젠가 캐나다나 아일랜드에 오로라를 보러 가는 꿈을 꾸게 되었네요. ^^ 언젠가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 ^^
인생의 길흉화복은 예측할 수가 없죠!
허나 준비된 자에겐 기회가 찾아오는 법 :)
힘내요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