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여년쯤 전에 인터넷 세상이 대중들에게 열리던 시절, 인터넷의 역할을 빗대어 서울 개미와 부산 개미가 만나게 하는 기적이라 표현한 글이 생각난다.
그 후 벌어진 세상의 변화는 서울 쥐와 프랑스 시골 쥐를 만나게하는 기적을 낳았다.
부르고뉴 여행을 계획하면서 에어비앤비를 뒤지고 또 뒤졌다. 가장 리뷰 좋은 집을 찾아 예약했다. 저널리스트로 일하다 은퇴한 쟝과 캐롤이 운영하는 곳이다. 리뷰는 마치 신도들의 찬양처럼 이어졌다. 친절과 깔끔은 기본이고 아침밥이 훌륭하다, 밥먹는 동안 인근 와이너리 소개를 다 해준다, 등등 호평이 이어졌고 최근 리뷰는 ‘리뷰 보고 왔는데 그대로다’ 였다.
마치 지인의 집을 찾는 것처럼 기대를 하고 왔다. 파리에서 350Km정도. 남동쪽으로 네시간 가량 달려 도착했다.
아담한 건물은 한 눈에 보기에도 오십년을 넘었을 것으로 보였다. 오래된 집을 어찌나 잘 가꾸었는지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불편함이 없었다.
고즈넉한 시골 마을, 집 앞 성당에서는 매시간 정각에 종을 쳐준다. 집 몇 채만 건너가면 포도밭이 펼쳐진 곳이다.
시골 공기는 서늘하여 혹시나 춥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침대도 편안하고 따뜻하게 깊은 잠을 잤다. 새소리에 잠을 깨는 아침이라니!
예약된 시간에 주인 부부가 사는 거실에 들어서니 아침이 차려져있다. 쟝이 와서 우리 부부의 관심사를 물어보고는 오늘 돌아볼 곳의 브로셔를 내밀며 차근히 설명한다. 어제에 이어 저녁 식당까지 예약해주었다.
정말 리뷰는 사실이었다. 이렇게 우리도 ‘캐롤과 쟝’ 신도가 되었다.
에어비앤비가 없었다면 이런 경험이 가능했을까? 구글맵이 없었다면 여정이 이렇게 편안했을까? 인터넷이 없었다면 머나 먼 곳에서 내 소식을 전하는 것도 불가능했을 게다.
프랑스 시골마을에서 놀라운 기술 진화에 박수를 보내며 오늘 시음의 하루를 시작한다.
프랑스 느낌이 물씬 나오네요
잘보고 갑니다 @easysun님
헉 브르고뉴 가셔서 맛있는 피노 많이 드셨나요? 부럽습니다~~~ㅎㅎㅎ
전 에어비엔비에 아픈 추억이 있어서..
와이너리 투어 정말 가고 싶네요 저두.ㅎㅎ
Airbnb가 이제 후기들이 많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더 믿을만해지고 쓸만해진 것 같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