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와 영희가 100원 내기 가위바위보를 한다.
철수는 말한다.
"나는 가위만 낼게."
영희는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나?'
영희는 철수가 보자기를 낼 것이라 생각하고 가위를 낸다.
그러나 이것이 웬 일! 철수는 진짜로 가위를 내었다.
철수는 말한다.
"가위만 낸다고 했잖아. 이번에도 가위를 낼게."
영희는 믿어보기로 했다. 바위를 내었다. 철수는 진짜로 가위를 내었다!
영희는 100원을 벌었다.
계속 가위바위보 놀이를 했다. 200원, 300원, 400원...
철수가 말한다.
"이번에도 가위를 낼게. 그런데 이번에는 10000원을 걸고 하자."
영희는 이번에도 철수를 믿고 주먹을 낸다. 왜냐하면 철수는 항상 맞아왔으니까.
여러분이 예상 할 수 있듯이 철수는 보자기를 내고 만원을 따고 유유히 떠난다.
"존버" 전략은 어느 때인가부터 코인판의 정답이 되었다.
작년 중순 까지는 존버는 정답이 아니었고 소수 이론이었다.
이 글의 독자 중에서도 작년 여름 하락장에 비트코인의 하드포크는 코인판 전체를 위협할 것이라 생각하고 손절 하신 분이 계시리라. 중국 거래소가 폐쇄된다고 했을 때 이제 진짜 끝인가 싶어서 손절 하신 분도 계실 것이다.
존버는 12월 알트코인의 급상승장에서 정답이 되었다. 블록체인이 뭔지, 자신이 산 코인의 특징이 뭔지도 모르는 신규 유입자들은 "존버"를 외쳐댔다. 상승장에서 수익률은 존버능력에 비례했다. 급하게 내리는 코인 가격에 무서워서 팔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올랐다. 그런 일을 몇번 겪으며 존버가 정답이라는 것을 체화했다. 세력은 급락한 코인을 다시 올리며 말한다.
"거봐, 버티면 오른다니깐?"
코인투자는 시장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는 싸움이 아닌 정신력 싸움이 되었다.
그러나 시장에서 전략이 정답이 되면 더 이상 정답이 아니게 된다. 존버 이론은 세력들이 자신들의 물량은 얼마든지 간에, 원하는 가격에 정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세력들은 다 떠난 지금, 누구를 위해 존버를 하나.
비트코인 가격은 9000불 위를 떠돈다.
존버족들은 구천을 떠돈다.
존버족들이 코인판은 끝이라며 떠날 때,
존버는 다시 정답이 될 것이다
정말 아이러니한 글이네요.
존버가 더이상 답이 아니게 되었지만, 결국 존버가 답이 된다라니..
결국은 존버로 수렴한다는 그런 느낌 같아요
좋은글 잘보고 가요! 팔로하고 종종 구경올게요 ^ ^
도 닦는 글 같아요 ㅎㅎ
갑자기 왜 노자가 생각나지...ㅋ
그리고 철수 완전 사기꾼인데.. 영희는 완전 순진무구이고..
재밌게 읽고 갑니다.
이미 이번 하락장에서도 어느정도 증명이 되더군요 .. 너도나도 코인을 접는다.욕하며 떠나가니 유유히 다시 상승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