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범 교수는 ‘그런, 우리말은 없다’에서 이리 주장한다.
“철들 나이가 되면 자기 아버지는 ‘아빠’도 ‘아버님’도 아닌 ‘아버지’로 불러야 하고, 만약 돌아가셨을 경우에는 ‘아버님’으로 불러야 한다.
이런 구별도 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철부지다.”
일견 ‘공자말씀’처럼 들린다.
허나, 한 가지 간과한 게 있다.
저 ‘철들 나이’가 언제쯤인지 모르겠으나, 자칫 잘못하면 실기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딸아이가 고등학교 입학을 하자 즉시 호칭을 바꾸도록 했다.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이재부터는 ‘아버지, 어머니’라 부르거라.”
다섯 살 터울이어서 초등학교 5학년이던 아들은 금세 호칭이 바뀐다.
그러나 고등학생인 딸은, “아버지”로는 바꾸면서도 여전히 “엄마”라고 부르는 게 아닌가?
교육은 빠를수록 좋다 했는데, 실기를 한 것이다.
후회막급이다, “중학교 입학 때 바꿔 부르라 했더라면!”
그런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아니 그런 거 아예 신경을 쓰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아빠, 엄마”를 가르치지 않으면 된다.
말 배울 때 아예 “아버지, 어머니”로 부르도록 가르치라는 얘기다.
두字라 해도 경음이 들어간 ‘아빠’나 받침이 들어간 ‘엄마’보다는 세字라도 격음도, 받침도 없는 ‘아버지, 어머니’ 배우기가 더 쉬울 듯싶기도 하다.
아니지, 아니지, 배우기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다 하더라도 그리 가르쳐야 마땅하다.
낫살이나 먹어서도 ‘유아어’를 쓰는 ‘철부지’가 될 소지를 아예 없애는 게 현명하지 않겠는가 하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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