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보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당히 올랐다. 비트코인은 암호화폐의 기축통화인 만큼 다른 것보다 비싸고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지 않다. 내가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글을 쓴 적이 있다.
오늘도 데블(dabble.cafe)이라고 하는 짧은 글을 위주로 쓰는 이오스의 댑에서 비트코인의 상승에 대해 화제를 삼는 사람이 많았다. 비트코인의 저점에 투자해서 상당한 수익을 보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비트코인의 반감기가 1년 정도 남았는데.. 그 때가 되면 엄청난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은 하면서도 선뜻 비트코인에 투자할 마음이 생기지 않고 있다. 그것은 내 나름대로 미래에는 비트코인보다는 다른 것이 더 많이 쓰일 것이고, 비트코인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기보다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었다.
비트코인은 기본적으로 금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금이 각광을 받는 시기는 경제가 지독한 불황에 시달릴 때인 경우가 많다. 지독한 경제 불황에서는 기존 통화의 가치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기 쉽다. 금은 수천년의 역사 기간 동안 화폐의 역할을 해왔던 재화이다. 쉽게 분할할 수 있고, 가공할 수 있으며, 지상의 수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값비싸서 쉽게 운반할 수도 있다. 금은 심미적으로 보더라도 아름답다.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매우 안정적이다. 부패하지 않는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매우 안성맞춤이다. 이러한 금에 대한 신뢰는 아주 근본적으로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불태환 통화의 가치가 위협을 받을 때마다 금의 가격을 뛰어오르곤 했다.
금은 금융위기 때 크게 뛰었다가 최근까지 하락하고 있다. 그것은 금융이 진정되었고 미국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동결"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고, 심지어는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마저 높아졌다. 금리가 낮아진다는 것은 통화에 대한 신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금융위기 때에는 다행스럽게 화폐발 "인플레이션"은 발생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이 2% 이하에 머물렀고 이러한 인플레이션은 역사적으로 볼 때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해도 인플레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존 통화의 가치는 안정되었고, 금에 대한 수요를 줄였다. 금은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고 예상된다면 다시 금은 상승할 여지를 품고 있다. 과연 금리 하락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까?
금리가 하락한다는 것은 경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경기가 어려울 때에는 수요발 인플레이션은 발생하기 어려울 것이며 공급의 차원에서 보더라도 무한경쟁하는 세계에서 재화의 공급이 줄어들 이유도 없다. 생산비의 중요요소인 석유가격이 급등할 이유도 크게 없고 세계 인건비가 급상승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결국 수요로나 공급으로나 인플레이션의 위험은 없다. 다만 금융적인 측면에서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투기 수요"가 폭증할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금리가 낮다는 것은 현재 투자의 비용이 낮다는 것이고 미래 투자에 따라 얻게 되는 수익의 현재가치를 높인다. 사람들은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투자에 혈안이 될 수 있겠지..
그러한 투자재화로는 금, 주식,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등이 있다. 주식의 경우 무역 마찰과 같은 불안요소가 없다면 가장 호황을 누릴 투자수단이 될 것이다. 일종의 유동성 장세를 다시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금은 주식과 달리 배당과 같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 투자한 금의 가격이 올라가서 되팔 때 남는 투자수익만이 기대가능하다.
암호화폐의 경우에도 비트코인과 같이 주로 결제를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것과 이오스, 스팀 등과 같은 플랫폼 코인을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한 결제 수단으로만 쓰이는 코인은 배당이나 이자와 같은 수익을 챙길 수 없다. 반면 POS나 DPOS를 하는 코인들은 대부분 일정한 배당이나 이자를 지급한다. 물론 이자나 배당은 해당 코인의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것이다. 따라서 이자를 주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명제에 따라 시장에서는 적절한 이자를 지급하는 코인은 계속 사용되고 인플레이션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통화는 오히려 시장에서 퇴장되는 현상이 빚어질 것이다.
이오스와 스팀, 이오스트, 네오, 온톨로지.. 등등 많은 플랫폼 코인은 시스템에 대한 지분율이라는 의미가 있어 수많은 댑이 이식될수록 그 가치가 높아질 것이고, 이러한 가치에 대한 신뢰가 시장에서 형성된다면, 당연히 "지급 수단"으로 쓰일 것이다. 또한 미래 사회는 수많은 증권이 코인화될 것이므로, 증권의 거래 또한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부동산이나 골동품, 심지어는 일상의 동산까지도 유동화의 수단으로 코인을 만들게 될 것이다. 이런 재화는 시장에서 유동성이 있을 것이고 그 가치가 인정된다면 당연히 "지급결제"의 수단으로 쓰일 것이다. 미래 사회는 법정화폐뿐만 아니라 수많은 "실물화폐"가 통용되는 사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말 그대로 제2의 "물물교환 경제"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물물교환 경제에서는 교환의 수단으로 각광을 받는 것은 그 "유용성"을 빼놓을 수가 없다. 비트코인은 유용성 면에서 볼 때 플랫폼 코인에 비해 떨어진다. 미래의 물물교환 경제에서 비트코인이 잘 쓰이지 않게 된다면, 그 금와 유사한 특성에서 오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역할 또한 어느 정도는 퇴색될 가능성이 크다.
이오스와 스팀과 같은 코인은 시스템에 지분이기 때문이 댑을 운용하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재원이고, 이오스 등이 포함하는 유용성은 이 플랫폼에 이식될 댑의 성격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 게임, 소셜, 음악, 글, 그밖의 금융 기능 등등 무한한 "유용성"이 이오스와 스팀과 같은 코인에 표상될 것이다. 댑이 늘어나면 그 기능도 증가할 것이고 그에 따라 유용성도 증가해서 가치도 높아진다. 이러한 유용성이 다른 코인과 물물교환이 되는 경제가 과연 가능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말한 것은 순전히 나의 상상력이다. 어떤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각자가 투자의 판단에서는 나름대로 논리가 있을 것이고, 위 논리는 내가 비트코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이오스와 같은 플랫폼에 투자하려고 하는 이유일 뿐이다.
(위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원래 하루에 글 1개를 써야 하는데... 24시간 이내에 글을 썼더니 디커머스에서는 보팅을 또 해주지 않았다. 정확이 24시간이 지나고 나서 글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나중에서야 보팅이 없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나와 같은 피래미에게는 0.5의 보팅도 큰 것이다. 귀찮지만 급하게 글을 또 하나 작성하게 되었다. 이것은 순전히 0.5 보팅을 받고자 하는 노력이었으나, 의외로 긴 글이 되었고, 이런 면에서 나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활성화시킨 것에 대해 디커머스 측에 감사를 드린다.)
좋은 분석이신데 한 가지 고려하실 점은 현재 비트코인은 지불 수단보다는 기축 통화로서의 기능이 더큽니다
한국에선 거래소에서 원화 구매가 용이하지만 해외에선 테더나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아니면 사실 상 코인 구매가 거의 어렵습니다
전에 트론으로 비트토렌트 구매할때도 트론 가격이 폭등했었죠
이번에도 비트가 먼저 오른건 알트구매를 위한 선 작업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제가 암호화폐의 기축통화로서 비트코인이 쓰인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못했군요. 그런 것 때문에 비트코인의 횡보할 때 알트가 상승하게 되는 순환 펌핑 장세가 가능한 것이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