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가고 싶은 여행지] 남한의 1/3크기 바이칼 호수 see the unseen>_<

in #kr7 years ago

*눈은 푹푹 내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 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백석시인

러시아를 생각하면 나타샤가
나타샤를 생각하면 흰 당나귀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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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바이칼호수
최대의☆☆☆비수기☆☆☆이다.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무엇?
그것은 바로 '하이 헬로 너 지금 여기 왜 옴?'
ㅋㅋㅋㅋ

진짜다
무슨 슈퍼 까페 기념품가게 문 연곳이 드물었고 심지어 알혼섬(올혼섬)에 버스도 안다녔다.

난 왜 모르고 갔을까?

굳이 위로해보자면 숙소에 사람이 없어 조용했고 모든 것이 조용했다.. 떠흡

=바이칼호수 전세낸 기분
=남한의 1/3크기의 쓸쓸함

어쨌든
정보력이 없던 나는
이 글을 읽을 누군가를 위해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린다.

Day1 인천ㅡ이르쿠츠크

17시55분 대한항공
딱4시간 걸렸다. 근데 공항나오는데 1시간 걸렸다ㅋㅋㅋ

국제공항 바로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선한러시아아저씨의 도움으로 트램을 탔다ㅋㅋ
비도오고 버스정류장이 허접해서 확신도 없고 깜깜하고 뒤에 써있는 번호랑 옆에 써있는 번호가 달라서 헷갈렸는데 어쨌든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이 무색했던 동네에서 시내로 진입성공!!

(택시타기가 왠지 무서웠다ㅋㅋ4-500으로 요금 딜하고 타면 1인당 금액이라고 하기도 한단다.애초에 딜따위 없는 피지컬 패)

비가 와서일까 호스텔의 이 꿉꿉함ㅋㅋ
호스텔 엄청 오랜만이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언젠가 이제 도미토리는 그만 가야지 했었는데, 호텔은 1도 고려해보지 못하였다ㅋㅋㅋㅋ몸이 기억하는 가난ㅜㅜ

경험상 이르쿠츠크는 물가가 싸므로 호텔을 추천하는 바이다. 사서 고생 노노

Day2
어디선가 이르쿠츠크는
동화속에 나오는마을같다는 글을 봤는데
(나쁜동화!!!!) 해뜨고 보니 정말 그랬다ㅋㅋㅋㅋ

시내지도가 매우 심플해서
아브도바그잘(뻐정)까지 잘 찾아가서
후지르까지 가는 9시 버스표를 샀다.

숙소에서 예약하는 미니버스가 800루블이랬는데
버스비가 420루블이어서 매우 흡족했다.

(400루블=약8천원이 만든 비극은 처참ㅋ)

10분정도 늦게 출발한 사람이 별로 안타서 널럴했던 공용버스는 몽골비쥬얼의 초원을 열심히 달려서 4시간만에 선착장에 나를 뱉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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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일땐 차가 마을까지 호수를 건너서 가는데
5월초까지는 얼음이 성의없게 녹아서 차를 실어서 다니는 페리가 못다닌단다.
아무튼 애매한 시기를 고른탓에
호버크래프트?라고 부르는 보트를 타야했다
후지르마을까지 가는 버스표를 산건데
보트아저씨가 돈내래서 냈다. 말도 아예 안통하거니와 그럴 의지도 안생김ㅋㅋ

암튼 몇분 안걸려서 알혼섬 선착장에 도착해서
507번 버스를 기다렸다.

왜냐면 구글번역기를 써준 친절한 러시아인이
버스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라고해서ㅋㅋㅋ기다리면 오는줄고 1시간정도 기다렸는데 버스는 올기미가 없었드아...

숙소에서 예약을 했거나 미니버스를 탄 사람들은 마중나온 차들이 쏙쏙데려가고 우리만 남았다ㅋㅋㅋㅋ

쓸데없이 프론티어정신을 발휘해서 한 번 걸어보기로 했다. 가다가 버스가 올거라고 조금은 믿었고 아니더라도 1시간 걸어서 구글 지도상 이동거리를 봐야지했다. 3-4시간 걸릴 느낌이면 가볼요량으로.. 아니면 히치하이킹을 해야지 했다.

바람싸대기만 빼면 돈내고 걸을만한 트래킹코스였다. 무식해서 용감했지만 지나고보니 아름다운 추억이다ㅋㅋ

결론적으로
1시간쯤 걸었을 때 지나가던 차에
강제 히치하이킹을 당했다.
남은 거리가 33킬로라고 했다ㅋㅋㅋㅋ
진짜 걸었으면 8시간?걸렸을 거고 그 전에 죽었을 것 같다.
태워주셔서 쓰파쒸파

니키타 하우스에 짐을 풀고
이반의 안내로 샤먼바위로 바로 가봤다.
날은 흐렸지만!!
사진은 가평처럼 나옴!!!

처음 봤을 때는 진짜 헉 했다ㅋㅋ
얼음이 쫘착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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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네놈이 가른 것이냐

짐풀고
우리 담당 멍멍이와 후지르마을 구경을 갔다.
왜!!!! 507번 버스가 오지 않았는지 알아내야했다
-.-

이곳의 비수기는 색깔이 확실했다.
인포메이션센터마저 굳게 닫혀있고 버스따위 있을리 없었다.

여름엔 420루블로 진짜 후지르까지 직빵으로 가는지 너무궁금하다ㅜㅜㅜㅜㅜ다시가봐야겠다.

암튼 후지르 마을은 황량est....

그래도 개가 한마리 따라 다녀서 쓸쓸하지 않았닼ㅋ비수기를 위해 마련된 작은 선물같았다ㅜㅜ
비수기만의 아련하고도 쓸쓸한 분위기 덕에
여름엔 문전성시라는 니키타에서 나혼자 산장 전세낸 기분으로 진짜 나태하게 놀다왔다.
완벽한 비수기를 겪어본 소감은 성수기를 경험해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대밋

Day3

투어안갔다. 비수기를 받아들이고 즐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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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바위쪽으로 올라가서 동산을 넘어
beach 라고 불리우는ㅡ호숫가도 해변인가 흠
백사장 같은 곳에 가서
셀카봉으로 얼음을 뿌셔서 종이컵에 담아서
녹여서 카누를 타먹었다.
미션 컴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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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자랑하려고 버켄을 가져갔는데 신은김에 발을 물에 한번 담궈봤는데
고통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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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해변가에 앉아있는데 동네 개들은 첨벙첨벙 들어가서 물을 막 마셨다. 종특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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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하늘이 갑자기 파~래지고 겉옷을 벗어도 될만큼 따수워져서 너무 행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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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프로의 기대로 챙겨온 선글라스를 드됴 꺼냈다!! 캬캬 얼굴을 가려야 사진을 건지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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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사진을 찍고 점심시간이 되어서 비장의 스낵면과 보온병을 챙겨서 샤먼바위에 가서 컵라면을 호로록 호로록~♡

조선시대 선비들이 괴나리봇짐지고 팔도유람가서 주먹밥먹는 그런 거 비슷한 느낌

그리고 또 할 일이 없어서 다시 비치로 내려가서 아무도 아무것도 열은데도 몇군데 없는 마을을 쑤시고 다니다가 지쳐서 돌아왔다.

나띵니스
엠티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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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따라붙는 개 뿐ㅎㅎ

저녁먹고 샤먼바위 또 가다가 귀가 떨어질 것 같은 추위에 돌아왔다. 일교차가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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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불었다.
라운지에서 뜨거운 차를 마시며 바람소리를 감상하였다.
여름에 시원한데서 뜨거운거 먹는 것 같은 쾌감

Day4
아침 산책으로 샤먼바위6번째로 올라갔다. 갔다왔더니 고양이가 내침대를 점령하고 있었다 헤헹

은근히 마을이 넓다. 아무것도 없는 건 똑같지만 어쨋든 길은 여러개..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안면서도 안걸어다니면 병날 것 처럼 다녀보았다.

이놈의 비수기라는 말은 모든것의 면죄부다. 나가는 버스도 12시 반 하나밖에 없었다ㅋㅋ천천히 나가서 배를 타는데
그사이에 얼음이 거의 다 녹아서 신기했다.
그래도 페리는 다니지 않았음ㅜㅜ

쪼마난 배를 타는데 몇 명 못 타고 눈앞에서 짤려서 칼바람 맞으며 다음배를 기다렸다. 체감상 1시간은 거기 있었던 것 같다.

몽골같은 풍경을 또 열심히 달려서
저녁 7시쯤 이르쿠츠크에 도착했다.

해가 엄청 늦게진다. 대낮같아서 다행이었다.
얼마전까지 비오고 눈도 왔다는데 쨍~해서
캐리어없고 짐적은 우리는 숙소에 안가고 바로
센트럴마켓을 구경하고 뉴질랜드파이 (비추) 까지 갔다가 호스텔로 들어갔다.

Day5
이렇게 직장인st 4박5일 짧은 여행이 끝난다.
그리고 이렇게 짧은 여행은 처음이다.

정말로 바이칼 물 구경하고 집에 돌아간다.
신선하고 즐거웠다.
여름엔 물개도 있고 썬오브니키타가 피아노도 쳐주고 무슨무슨 페스티벌에 뭐가 많단다. 겨울엔 영하60도 자체가 경험이겠지만 겨울 액티비티들이 많고ㅋㅋㅋ

그래도 아쉬움은 없다.왜냐 이미 갔다 왔으니까 합리화ㅋㅋㅋㅋ다만 이 나라가 철저하게 외국인 친화적인 나라가 아닌것을 알았음에도 이번에도 키릴문자를 익혀오지 못해서 모스크바 때보다 몇 배 아쉬웠다.

소통의 갑갑함이란!!!!

어학에 특출난 재능이 있어서
여행전에 공부하고 가서 쓰고 갔다와서 일기를 그 나라 말로 쓰면 쩔겠다,.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끼려고 애쓴건 아니지만 여행경비를 자랑하지 않을 수 없음.

인천ㅡ이르쿠츠크 대한항공 마일리지 퉁 0
이르쿠츠크ㅡ인천 s7 17만원정도
체류비 20만원 정도
왜냐하면 식당이 닫혀있었고 기념품은 구경도 못했고 이르쿠츠크 호스텔이 막 6천원 만원 이랬기 때문이다ㅋㅋ

*나의 존재는
내가 좋아하는 일로 증명되어야 한다.
똑같이 흘러가는 시간의 일부지만
상자 속에 있는 양을 볼 줄 모르는 내게
잠깐이라도 써드아이를 뜨게 해주는 건 여행말고는 없다. 더 열심히 놀아야 한다ㅋ_ㅋ

리마인드 추운나라 여행기 마지막입니다ㅋㅋ
다음달 귀국길에
모스크바ㅡ블라디보스톡 시베리아 횡단열차
7일을 안내리고 타는
또라이가 될 예정입다...
러시아는 한 번 더 만나보겠지요.
추억으로만 느껴지던 추위
곧 만나러갑니다. 자작나무 삼나무 기다려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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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네요 바이칼
저 때 바이칼은 왜 비수기인거죠.
온도차가 왜 심한지도 궁금합니다

여름엔 덜 추우니 관광객이 많아 페스티벌도 하고~ 겨울엔 극한의 추위속에 얼어붙은 호수에서 썰매도타고 마라톤도 한다더라구요. 날씨가 애매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일교차는 모르겠습니다:(

비수기의 이르쿠츠크는 황량하군요.. 그래도 전세낸 듯이 바이칼 호수를 즐기고 오셔서 다행입니다 ㅎㅎㅎ

넵ㅎㅎ 지나고보니 좋았어요...기억은 미화되니까요...?ㅋㅋㅋ근데 꼭 다시가보고 싶어요. 묵언 수행하고 싶을 때ㅎㅎ

읽다가 중간에 가평이 나와서 깜놀요!!! ㅎㅎ
제 고장 가평,,,흐흐
시베리아 횡단열차 기대돼요
저 완전 요즘 간접경험 너무 좋아요
제가 막 힘들지만 뿌듯한...기분?
은영님 글 흡인력 인정...좌로 인정 우로 인정..ㅋㅋ

아!!저는 백석시인의 여우난 곬족이 인상 깊더라고요

ddll님 댓글보고 여우난 곬족 찾아봤는데, 시가 많이 어려워요!!!ㅋㅋㅋㅋ 가평이 고향이신건가요 사시는건가요??-
횡단열차는 타서 할일이 없을 테니 읽다가 스크롤 그냥 내리시게 될 정도로 상세하게 남길 것 같아요!!ㅋㅋㅋ간접경험 하신다니 저도 좋네요♡

살고 있는 곳이이예요^^
좋은 곳이죠~~ㅎㅎ

좌로 인정 우로 인정 ㅋㅋㅋ 너무 재미나는 댓글이에요 ㅋㅋㅋ

오~~~제 댓글을 인정해주시다니
segye님도 좌로 우로 사방으로다가 인정해드립니다!
ㅎㅎ

멍뭉이가 옆에 있으니 더 특별했을거 같아요~^^

ㅋㅋ네 외로움을 달래주는..간식을 뺏아가는...

글이 재밌네요. 사람도 거의 없는 한적한 러시아 마을이라. 또다른 재미가 있는거 같아요. 사람이 좀 더 많았으면 더 좋았을거 같긴 하네요. ㅋ

네ㅎㅎㅎ 의도치않게 쓸쓸한 척만 엄청 하고왔습니다ㅎㅎ 심심하긴 했는데 이상하게 다시 가고 싶은 그런 곳이에요!

항상 쓰시는 글 보면 가슴이 뻥뚫리면서 시원해져서 기분 좋아요~ 정말 아름다운 곳이네요~ 화이팅!

감사합니다>_< 바이칼 사진만봐도 칼바람을 맞는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저는 영하60도일 때 한번 더 가보고싶어요!

바이칼! 저 동네 멍뭉이들이 어마어마한 친화력을 지니긴 했죠ㅎㅎ

ㅋㅋㅋㅋ아시는군요!!! 쏘세지 많이 뺏겼습니다ㅎㅎㅎ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도 이렇게 푹푹찐다.

정말 좋아했던 시입니다...
비수기에 가는 여행 ㅎㅎ 나름 만족해야하는 여행이죠..
바이칼호에 손 한번 담구러 가야겠습니다.

근데...시베리아 횡단열차 너무 기대됩니다.
제가 한국에 돌아갈때 영국에서 부터 기차타고 가서 속초로 들어오고 싶었는데...
여행기 꼭 올려주세요...
기차여행 너무 좋아하는 한사람입니다.

나타샤와 흰당나귀 너무 좋죠!!ㅋㅋ저도 속초가서 회 한그릇 먹을까 하다가 체력을 생각해서 비행기표 샀습니다..
한달 후쯤이면 시베리아 한벌판에 있을 것 같습니다^^ 할 일이 없을테니 쓸데없이 상세하게 남겨볼게요!!!:)

여행은 에매한 시기에 가야 맛이죠^^ㅋㅋ 얼음 카누!! 좋군요.^^

4월달에 저도 갑니다. 기대만땅

글 진짜 짱 잼나게 쓰시네요 ㅋㅋㅋ 내용이 긴편인데 넘 잼나게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근데 정말 독특한 여행지를 선택하셨네요. 게다가 하필 초초초비수기 ㄷㄷㄷ 제가 게을러서 여행가는걸 별로 안좋아하지만 굳이 고르라면 한적한 곳을 참 좋아하는데, 여긴 좀 마니 심하게 한적한데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다시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으셨다니 정말 인상 깊으셨나봐요. 왠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글 잼나게 잘보고 갑니다!!

2편 기다리겠습니다.

남한 크기의 3분의 1이라.. 놀랍네요!

나의 존재는
내가 좋아하는 일로 증명되어야 한다.
똑같이 흘러가는 시간의 일부지만
상자 속에 있는 양을 볼 줄 모르는 내게
잠깐이라도 써드아이를 뜨게 해주는 건 여행말고는 없다. 더 열심히 놀아야 한다

참 멋진 표현입니다. 곳곳에 묻어나는 깨알게그도 찰재미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