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 가장 뜨거운 책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82년생 김지영>을 말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쉽게 선택하지 못했다.
과연 내가 여성의 삶에 대해 공감할 수 있을까?
자문해봤지만 쉽게 답을 내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후, 스스로에게 다시 물었다. 공감하였는가?
Me, too
최근 '미투(Me, too) 운동'이 사회적 이슈다.
그동안 억압받았던 여성의 권리와 성차별, 성폭행 피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슈가 되는 인물들은 대부분 사회적 지위가 있거나, 권력을 가진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다.
권력을 가장 추잡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것도 매우 잘못된 방법으로 표현된 것이 이 이슈의 핵심이다. 성추행, 성폭행은 범죄다.
이 책을 읽으며 미투운동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미투운동은 가해자 중심이 아니라 피해자 중심으로 생각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나는 소설속의 김지영씨를 통해 피해자 중심으로 생각해볼 기회를 얻었다.
김지영씨는 누구인가요?
소설 속 김지영씨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젊은 여성을 대표한다.
흔하지만 평범하지는 않다.
평범이란 뛰어나지도 않지만 모자라지도 않은 상태를 뜻한다.
흔하다는 말은 대다수 여성의 삶이 김지영씨와 닮아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여권에 대한 사회적 뉴스를 토대로 그 '흔한' 김지영씨를 만들었다.
이 소설의 작가인 조남주씨는 이 전에 <PD수첩> 등의 사회고발 프로그램을 만든 이력이 있다.
덕분에 굉장히 사실에 근거한 김지영씨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다고 본다.
젠더의 관점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여자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들을 김지영씨 캐릭터에 몰빵했다.
남자인 내가 봐도 이 사회에서 여자로 사는 삶은 참 힘들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는 너무 지나치게 젠더의 관점으로 사건을 재해석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래의 두 문장을 비교해보자.
"중학생이 왕따를 당했다."
"여중생이 왕따를 당했다."
단어 하나의 차이로 어감이 굉장히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왕따를 당한 문제는 '여자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 아니다.
이처럼 우리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에 여자임을 특정하는 단어를 따로 사용한다.
여중(고)생, 여교사, 여직원, 여류 작가, 여성 CEO...
이런 단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여자기 때문에' 특별취급하려는 편견이 있다.
이 소설의 대부분의 사건은 '여자기 때문에' 받아야 했던 사회적 불합리를 다루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일부에서 굳이 '여자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을까? 라는 질문이 나왔다.
정확한 소설 속 문장은 아니지만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여자에게 교사란 직업이 좋아."
"회사에서 점심먹으러 식당갔을 때 어린 여직원들이 수저와 젓가락을 세팅한다."
김지영씨는 어머니에게 교사란 직업을 선택하기를 권유받는다.
물론 교사라는 직업이 '육아를 위해 시간내기 좋은' 직업이라는 뒷배경이 있지만.
직업 선택을 함에 있어 자신의 적성보다 육아임무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게
이 나라 여성들이 감내하고 있는 불합리한 현실임에 동의한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남자도 육아를 위해 교사를 선택할 수 있는 일이고,
모든 교사가 육아를 위해 교사란 직업을 선택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일어나는 허드렛일을 대부분 여자가 한다는 말에 동의하기 어려웠다.
적어도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는 그렇다.
허드렛일을 하는 건 '여자'가 아니라 '막내'가 하는 것이고,
필요에 따라 허드렛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만약에 우리 회사에서 "이런 일은 여자가 해야지" 라던가,
"이 짬에 내가 하리?" 라는 말을 하는 '꼰대'가 있다면 되려 망신을 당하고 말거다.
나만 해도, 본부장님과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 이유로 손님이 오실 때마다 커피를 타는 심부름을 한다.
멀리 있는 '막내'나 '여직원'을 시키는 것은 비효율이다.
바뀌어야 한다.
'관례상, 의례적으로' 라는 미명하에 우리는 의도를 했건, 안했건 여성들의 권리를 억압했다.
회사에서 보이지 않게 여성들의 승진을 제한하는 '유리천장'의 존재는 부인할 수 없다.
그런 구조적인 문제부터 시작해 우리 개개인이 생각하는 '당연함' 또는 '자연스러움'의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
그렇다고 '위하여' 라며 너무 나가지도 말자.
김지영씨가 대학 동아리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을 들은 것처럼.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드려요.
- 미처 '여성'으로서의 불편함을 자각하지 못하고 살아온 남자분들
- 김지영씨에 공감하고, 이해를 통한 위로를 받아야 할 여자분들
저도 지난달 북스팀했던 책이에요..^^
같은 책을 읽으신 분의 댓글이라 더 반갑습니다^^
북스팀 하신 글 읽고 왔어요.
육아휴직 중인 워킹맘이시네요..
저보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되셨을 것 같아요.
저도 4살짜리 딸을 키우는 육아대디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보다 밝은 미래를 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진심 바래요^^ 제 블로그 방문 감사드립니다^^ 자주 놀러올께요
제 글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짱짱맨 태그 사용에 감사드립니다^^
짱짱 레포트가 나왔어요^^
https://steemit.com/kr/@gudrn6677/3zzexa-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