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복싱 이야기 - 강자가 되고 싶어요~! (My Boxing Story 2)

in #kr7 years ago (edited)

지난 글에서 말씀 드렸지만 저는 취미와 운동으로 복싱을 합니다.

[ 내가 복싱을 멈출 수 없는 이유~  부제 : 오늘 20kg 차이 헤비급과 붙었어요 ]


[ 사진 출처 - JTBC 뉴스, 이시영 무차별 공격 받는 중 ]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복서 배우 이시영 선수이지요..

오늘 사진에서는 무념무상 속에 주무시며 상대를 위해 봉사하고 계십니다.


저희 체육관은 근처에 2 개가 있는데, 다른 체육관 담당이던 코치님으로 바뀐 이후 요즘은 하루 걸러 한번 꼴로 스파링입니다. 이 분이 완전히 스파링 공인 중개사 스타일이시거든요..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 도 붙이고.. 계속 붙이고.. 가차 없이 붙이고.. 체급 불문으로 붙이고..


아주 그냥 힘들어 죽겠습니다..ㅠㅠ


지난 주에는 그런데 좀 재미있는 경험을 하나 했습니다.


스파링을 하루 걸러 두 번을 했는데, 한 번은 몇 달 안된 초보랑 붙었고, 그 다음 번에는 우리 체육관 쵝오! 의 초 강타자와 붙어 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전에 다니던 체육관들이 스파링을 거의 시키지 않는 ‘다이나마이트’ 전용 체육관들이어서 저도 스파링 경험이 많지는 않은 터라, 이렇게 왕 초보 또는 왕!님과 붙어 본 적은 아직 없었습니다. (관장님이나 코치님 같은 공인된 샌드백은 제외 입니다. 그분들은 회원을 함부로 다루지 않습니다. 그 분들에게는 회원이 스팀파워 이거든요..ㅋ)


초보님과 붙게 되었는데 코치님이 ‘형님, 살살 해 주셔야 합니다. 초보입니다’ 라고 하는 겁니다.

아무리 초보라도 나이 차이가 몇 개인데.. 보아하니 몸도 좀 빠른 거 같고.. 힘도 좋아 보이고..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해 보니 왜 살살해 주라고 했는 지 바로 알 수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실력 차이가 너무 났던 것입니다. 

나이고 뭐고 다 필요 없었습니다. 실력 앞에 장사 없었습니다.


‘오!~ 이런 스파링의 세계도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정말 살살 해 주었습니다. 여유롭게~ 아주~ 재미있게~

남색티는 고참, 파란티는 초보입니다. (사이즈 없다고 가끔 바꿔입고 사기 복싱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떼찌~

떼찌~ 떼찌~~!

잠시 손 내리고 여유롭게 좀 쉬기도 하고~

블로킹 치고 일부러 몇 대 맞아 주기도 하고.. 간질간질 했습니다.

복싱이 이렇게 즐겁고 편할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므흣..


그리고 이틀 후에는 드디어 왕! 님과 붙었습니다.

오~ 설레었습니다. 우리 체육관 왕님과 붙다니..

빨간티는 생활체육대회 우승자만 입는 옷입니다. 

(생체 우승이라고 모두 왕님은 아닙니다. 암튼 이 분은 왕님 맞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예의바른 하수는 90도로 인사합니다.


그리고 그저께와 바로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떼찌~

떼찌~ 떼찌~!

살살 쳤는데 마우스 피스가 날아갑니다. (빨간 원 속 희미한 분홍 물체)

줍줍~


분명히 왕님께서 살살해 주고 계시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도 함부로 주먹이 나가지 않았습니다.

언제 어떻게 처 맞을 지 몰라서 인지, 그냥 강자에 대한 압박감인지…


스파링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왕님께서 한 가지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너무 기다려서 그래요. 먼저 치고 들어오세요”

친절하신 조언에 냉큼 답변을 했지요..

“아~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알긴 뭘 알아! 먼저 치고 들어가다가 어떻게 처 맞을 줄 알고..)”


그리고는 퍼뜩 깨달았습니다.


아~ 복싱이나 인생이나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경쟁하는 거구나.. 

강자에게는 여유가 넘쳐 나는구나… 오~ 강자의 여유라..ㅋㅋ

되고 싶다, 강자.. 모든 면에서.. 흑..


그리고는 오늘은 또 비슷한 분과 붙었습니다.

저보다 많이 젊고 키도 크고 체력도 좋고 힘도 좋더군요…

실력은 비슷한데 전체 외형에서 밀렸습니다.


죽기 살기로 싸웠죠…  여유 따위는 개나 줘 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남색티끼리 죽기살기로 싸우고 있습니다.. 잘 하면 피도 튀겠습니다.. 


아.. 힘들었습니다..ㅋㅋ


경쟁 없는 강자로 살고 싶다고 생각이 갑자기 드네요... 

복싱이든 인생이든… ^^;;;


행복한 하루 되세요~~!

PS : 어제 올린 요 글도 좀 많이 방문하셔서 응원해 주세욤~^^

[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사랑하고, 사랑 받았던 기억 들 뿐입니다 – 좋은 생각 시리즈 (0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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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시는 운동하시면서 스트레스 팍팍 🥊날려 버리세요^^
전 🚴라이딩~~~하며

봉봉님,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오늘 일 때문에 스트레스 엄청 받았더랍니다.. 그래도 운동하고 나면 다 끝이더라구요.. ㅎㅎ
그래서 좋아합니다..
봉님도 넘 멋진 취미를 가지고 계시네요~ 오.. 라이딩~ 멋져~ 멋져~ 저도 함 해 보고 싶어요.. 마눌이 다리를 꺾어 놓을 거 같아서 못하겠지만요...ㅋㅋㅋ

오늘 하루 고생많으셨습니다
푹 쉬쉽시오^^

넵, 감사합니다..~^^ 오늘 정말 수고(?!)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ㅎㅎㅎ

저도 복싱이랑 무에타이 했었는데
강자들 앞에서면 왜 잽도 안나가는지;;ㅠㅠ
실력이라는게 경험이라는게 왜 무시하지 못하는건지 확실히 알겠더라구요
그러나!!!
일어나는 횟수가 쓰러지는 횟수보다 한번더 많다면 그것이 진정한 승리겠지요~^^

오~~ 일어나는 횟수가 쓰러지는 횟수보다 많으면 승리!!..
정말 멋진 말씀이시네요..~^^ 감사합니다..~ 일기장에 노트~~ 노트~~

실력이 안되면 근성으로 ㅋㅋㅋ
안다치게 조심해서 운동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요즘 좀 무리해서 하는 편이었나봐요.. 1주일에 한번씩 오른쪽 옆구리를 맞아서 부상 중...ㅎㅎ 잘 안 낫네요.. ㅋ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