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정기훈
출연 : 최강희(딸, 박애자), 김영애(엄마, 최영희) 등
책과 영화를 모두 접했지만 두 개 모두 눈물, 콧물을 쏙 빼놓았던 작품이다. 영화로 접하기 전에 책으로 먼저 접했는데 그 때 가슴팍을 부여잡고 엉엉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엄마’라는 존재는 모두에게 이렇게 애절함을 담게 해주는 것 같다. 책도 물론 훌륭하지만 그 내용을 잘 담아낸 영화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고등학교 시절 ‘부산의 톨스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살아가는 애자. 이름 때문에 놀림도 많이 당해 자신의 이름을 애자로 지어준 엄마에게 원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녀와 엄마의 대립은 이름 때문이 아닌 바로 그녀의 학교생활. 담배를 피우다 걸려서 학교 선생님과의 추격전을 벌이는 등 학교생활이 순탄치 않다보니 친구들과 옥상에서 밥을 볶아먹으려고 준비했던 부탄가스를 본 선생님께 사실을 이야기해도 통하지 않는다.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면서 애자의 엄마는 학교로 호출당하는 경우가 잦다. 억울하게 혼난 애자는 선생님의 차의 사이드미러를 발로 차서 부실 정도로 아주 화끈하다면 화끈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런 애자에게는 오빠가 있는데, 자신은 나몰라하고 문제아취급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모습을 보여주는 엄마가 오빠에게는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것을 보며 속상해하는 애자. 그 이후 10년이 흘렀다. 애자는 소설가의 꿈을 아직 간직한 채 서울로 상경하여 작가의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애자의 경력은 지방신문에 당선된 경력 달랑 하나 뿐. 잘 풀리지 않는 애자의 인생에 애자도 엄마도 답답할 노릇이다. 그러던 중,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공모전의 당선금이 무려 1억을 넘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애자는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열중한다. 그런 그녀에게도 남자친구가 있다. 하지만 그는 바람둥이로 애자와 3년의 연애를 지속하던 중 차에 다른 여자를 태우고 지나가다가 애자에게 딱 걸리게 된다. 애자는 그녀의 화통한 성격처럼 쿨하게 이별을 이야기한다. 이별 후, 집으로 돌아가던 애자의 눈에 한 고등학생 무리가 밟히고 그 무리와 싸움을 하게 된 애자는 경찰서의 철장 속에 갇히게 된다. 보호자가 엄마뿐인 애자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부산에서 엄마는 부랴부랴 서울로 올라오게 된다. 고등학생의 부모님이 고소를 하겠다며 소리를 지르자 잔머리를 굴려 맞고소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결국 돈을 더 받아낸 애자의 엄마. 애자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분이 확실하다. 애자의 엄마는 서울에 올라온 겸 애자의 집을 가보고 싶어 하지만 매정하게 거절하는 애자. 그냥 엄마를 택시 태워 돌려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부산에서 전화가 걸려오게 되고 엄마의 부름에 애자는 부산으로 가던 길에 공모전 당선 전화를 받게 된다. 병원에 있는 엄마가 걱정되어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달려간 애자는 밥만 잘 먹고 아파보이지 않는 엄마에게 괜히 서운함을 느낀다. 다리가 아픈 오빠만 바라보며 자신을 아직도 문제아 취급하는 엄마에게 서운해 오빠의 아픈 다리까지 들먹거리며 모진 말을 하는 애자. 자신도 속상하지만 왜 자꾸 미운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그 이후 엄마의 병은 다시 재발해서 입원을 하게 되고 애자가 당선되었던 공모전은 문제가 생긴 상태. 안 좋은 일이 한꺼번에 닥친 애자도 힘들어한다. 글을 급하게 수정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 애자는 오빠의 결혼으로 엄마의 병간호를 맡게 되고, 병원의 아우성 속에서 작업과 엄마의 간호까지 해내야 하는 애자의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도저히 병원에서 일을 진행할 수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린 애자는 엄마를 집으로 모시고 가겠다고 결심한다. 엄마의 친구인 의사는 이것저것 애자가 신경써주어야 할 것들을 알려주지만 애자는 별 일 아니라고 치부해버리고, 엄마가 갑자기 숨을 쉬지 못할 때 놔주는 주사를 손에 쥐어주지만 가볍게만 생각한다. 엄마는 결국 다시 입원을 하게 되고 병실에서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찾아다니던 애자는 바닥에 피를 토한 채 쓰러져 있는 엄마를 발견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그 이후, 점점 서로 마음을 열게 되고 병실 밥을 맛없어 하는 엄마를 위해 두 모녀는 바닷가로 떠나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는 한 때를 보낸다. 그 후 애자의 남자친구도 집에 초대하고 두 모녀는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일 때문에 엄마를 남자친구에게 맡기고 서울로 올라간 애자. 엄마가 심심할 것 같아 알려준 채팅으로 두 모녀는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즐거운 한 때를 보냅니다. “깐따삐야꼬스뿌라떼” 타자를 잘 치지 못하는 엄마를 놀리려고 애자는 이 말을 채팅에 쓰고 엄마는 잘 따라하지 못합니다. 엄마의 일정으로 다시 한 번 서울에 가게 된 두 모녀. 애자는 엄마를 위해 동행해달라고 요청하는 엄마가 유난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날, 말을 하던 중 테이블을 붙잡고 쓰러지는 엄마. 숨을 쉬기 힘들어하는 엄마에게 주사를 놔야 한다는 의사의 말이 생각나지만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던 애자는 주사기를 챙겨오지 않았습니다. 의사와 급히 통화를 마친 애자는 엄마의 목을 칼로 긋게 되고 숨을 토해내는 엄마의 목에서 튄 피가 애자에게 뿌려집니다. 그 피를 보며 엄마의 병의 심각성을 실감하는 애자. 엄마의 수술을 결정하게 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수술을 갑작스레 거부하는 엄마. 알고 보니 애자의 오빠의 사업을 위해 엄마가 수술비를 사업자금으로 대주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렇게 애자와 엄마는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애자의 남자친구는 애자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애자에게 또 하나의 슬픔을 안겨줍니다. 애자의 설득 끝에 엄마는 수술을 진행하기로 마음 먹지만 수술방에 들어간 엄마는 금방 다시 나옵니다. 병의 진행이 너무 많이 되어 수술을 해도 무용지물이라는 이유입니다. 애자는 속이 무너집니다. 그 후 엄마와 함께 집에서 지내던 애자는 매일 밤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엄마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잠들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유독 힘들어하는 엄마의 팔을 잡고 주사기를 놔주려하는 애자에게 엄마는 한 마디 내뱉습니다. “보내줘~” 애자는 엄마에게 주사를 놓고 눈물을 삼키며 엄마를 안아 주고, 그런 애자의 품에서 엄마는 숨을 거두게 됩니다. 엄마를 보내고 엄마의 짐을 정리하던 애자는 엄마가 사용하던 검은 노트북을 발견하고 전원을 키게 됩니다. 그 곳에는 엄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는데요. “깐따삐아꼬스뿌라떼 뭘 봐 이년아 평생 못 쓸 줄 알았냐?”
저는 엄마랑 같이 보면서 펑펑 울었던 영화네요. 보고난뒤 둘다 개구리가 됬었는데... 다시한번 보고싶습니다.
저도 많이 울었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