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건 사실 거의 10년 전에 읽은 책이긴 합니다.
최근에 블로그 정리하면서 예전에 읽은 책들을 다시 살펴보는데, 그 중에 제일 중립적인 책 이야기이길래요.
(나머지는 대부분 일이거나 공부하면서 읽는 책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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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읽기 힘듭니다.
특히 살바토레, 아드소, 윌리엄, 베르나르, 레미지오, 베난티오...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 제게는 책장 넘기는 속도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책 중간에는 연필로, 이 이름들의 관계도를 한번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이름을 외우는 것도 여전히 쉽지 않아, 900페이지 가까운 책에서 남는 이름은 역시 윌리엄과 아드소.. 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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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종교전쟁 시대에 대해 흥미롭게 공부를 한다면, 이 책은 꽤 재미있는 텍스트가 될 것 같습니다. 소설로 읽어야 할 지, 철학책으로 읽어야 할 지, 중세 종교재판 시대를 정리한 역사책으로 읽어야 할 지 어렵습니다만, 세 개가 모두 짬뽕된 책으로 봐야 함이 맞겠지요.
'유명론'과 '실재론'의 논쟁과 관련이 있다는 제보가 있었는데요. 이게 철학적으로 꽤 깊이 있는 공부를 해야 조금 이해가 가능할 듯 합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오컴의 윌리암이 유명한 '유명론'자인데.. 유명론이라는게 예를 들어 '장미'라는 이름은 있으나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장미'라는 것은 오직 이름뿐이다는 뜻인데요. 이게 상당히 심각한게 '신'이라는 개념도 이름만 있고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것으로 확대 해석 가능하니. 상당한 논쟁이 되었나 봅니다. 아무튼 소설의 '이름'은 이 당시의 유명론 vs. 실재론의 내용을 반영한다.. 고 합니다(여형사라는 유명 블로거가 제보해준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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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사부님. 코난도일의 셜록홈즈의 중세판 버전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실제 이 책은 '버스커빌의 개' 에피소드를 엄청 생각나게 했었는데요, 윌리엄 사부님이 버스커빌 출신이더군요.
그 에피소드에서 따론 것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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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실재인물과 배경을 바탕으로 가공의 인물을 결합하여 기가 막힌 이야기를 만들어 낸 엄청난 소설인데요, 여자친구의 권유로 장남삼아 써 본 소설..이라고 하네요. 읽는 내내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다시 펼쳐보니, 앞면에 비슷한 메모가 남아있습니다. '후반부로 가면서 조금씩 흥미가 붙는. 그래서 첫 반전은 꽤 큰 인내심이 필요한..'이라고 남아있네요. 에코는 일부러 책의 초반부를 어렵고 지루하게 쓴다고 하는 인터뷰가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책에 대한 자부심(?)같은 것도 있고요.. 책 자체가 마냥 가볍지 않기 때문에 저자의 호흡에 맞추려는 의도가 있다고. 그런 거 없이 그냥 좀 더 편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합니다. ^^;;
여튼 이 책은 두께에 비례할 만큼 속도가 잘 나지 않는 책이긴 했지만,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읽는다면 중세시대 수도원의 모습을 머리속에 입체적으로 그려보면서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영화로 나올 거 같은데, 아직 그러지 않는게 좀 의아한. 그런 책입니다.
윌리엄과 아드소를 추억하며...
2018.03.18 일요일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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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독서스팀 좋습니다! 팔로우&보팅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읽은 책이나 읽고 있는 책들 정리 차원에서 여따가 기록해두려고요.
자주 찾아주세요.. ~~ ^^;;
움베르토 에코는 정말 박학다식했던 분이죠. 저도 소장한 지 오래된 책인데 아직 안 읽었네요.ㅠ 글 잘 읽었습니다! ^^
예.. 사실 읽기가 쉽진 않았습니다.
강유원교수의 '장미의이름 읽기'(정확하지 않습니다만..) 함께 읽으면 좋다고 하는데요, 저도 누군가에게 프린트로 받았는데, 아직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아마 함께 읽으면 엄청 더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이 되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