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yuan)화 가치가 지난 금요일(7일)기준으로 달러대비 최저치를 기록했네요
홍콩 역외시장 거래(offshore trading) 기준으로 1달러당 6.7178위안까지 떨어졌습니다
중국 외환시장은 이분화 되어있습니다 외국인들의 거래가 제한되어 있는 중국 국내 위안화 환율(onshore yuan)과 24시간 거래가 자유로운 편인 역외 홍콩 위안화 환율(offshore yuan)로 나뉘어 있는데 현재 중국 역내 위안화 환율은 1$=6.6685 입니다
외환시장 변동률 기준으로 지금 저 둘의 차이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홍콩과 베이징의 환율 격차가 커질수록 국제자본이 위안화 가치를 의심(=위안화가 과대평가돼 있다)하고 있다는 의미이고 중국외환당국(PBOC=런민은행)의 통제력을 벗어났다고 판단될 시에는 중국발 제2의 환란이 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물론 아직 중국 외환보유고가 3조달러를 충분히 넘기 때문에 외환위기 가능성은 없지만 좀 있다 설명드릴 자산가치 폭락으로 중국발 경제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금요일 홍콩에서 올해 1월 이래 위안화가 최대 폭락을 한 이유는 9월 중국 외환보유고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당초 서방금융시장에서 예상하기로는 110억달러 외환보유고 감소를 예상했는데 그 수치를 훨씬 넘어서 189억 달러나 중국에서 이탈했습니다
현재 중국외화보유고는 그 결과 3조1700억 달러 수준인데 2014년 정점때 4조 달러에 육박하던 세계1위 중국외환보유고와 비교하면 상당히 이탈했습니다(뭐 그래도 아직 중국외환보유고는 세계 1위입니다)
인민폐의 지위격상을 바라보는 미국과 중국에서 언급해드릴 세계 금융시장은 중국 위안화 환율의 실제가치를 많이 의심하고 있습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중국경제 탓에 세계최고의 외환보유국이 되었지만 2014년 정점으로 중국밖으로 자본유출이 극심해지고 있으며 중앙은행 PBOC는 위안화 환율 방어를 위해 막대한 달러를 시장에 팔아 치우고 있습니다
중국 외환보유고의 가파른 감소는 그만큼 위안화가 불안하고 중국경제의 버블이 심각하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PBOC가 달러 매각으로 위안을 방어하고 있는데다 중국 밖으로 자본유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홍콩 역외시장의 경우 위안화 폭락에 베팅하는 외국자본의 힘이 중국 중앙은행의 통제력을 능가하고 있는 셈입니다
현재 런민은행은 역내에서 매일 기준환율을 설정하고 2%범위 내에서 외환거래를 허용하는 고정환율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즉 시장이 아니라 중앙은행이 환율을 결정하고 관리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외국인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홍콩 역외 위안화 시장에서는 베이징 고시환율을 근거로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결정되는데 중국은 바로 이 홍콩 외환시장에 강력히 개입해서 위안화 환율의 역내/ 역외 차이를 없애려고 하고 있습니다
홍콩에서 걷잡을 수 없이 위안이 폭락하면 단순히 외환보유고를 풀어서(=달러 시장매각)만으로 환율 방어가 안됩니다 국제적으로 준용되는 은행간 차입금리인 리보를 본떠서 만든 홍콩은행간 금리인 Hibor라는 것이 있는데 베이징이 개입해서 Hibor를 조작해 환율방어를 하기도 합니다
1월에 하이보(hibor)가 67%로 폭등했습니다. 이것은 중국이 외환보유고를 엄청나게 탕진하면서 위안화를 사들였다는 의미가 됩니다 하이보가 초단기 하루짜리 은행간 돈을 빌리고 갚을 때 적용되는 금리이긴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2%도 안된다는 사실 고려하면 67%라는 숫자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의미를 갖는지 짐작이 되실 겁니다 하루만에 중국통화당국이 위안화의 씨를 말리기 위해 엄청난 외화를 낭비했다는 말이죠
중국이 지난주에 국경절이라 1주일 정도 연휴였습니다 따라서 지난 금요일 홍콩에서 위안화 폭락으로 인한 베이징의 조치가 오늘 나올 걸로 예상하는데 서구 언론은 오늘 바로 이 hibor가 얼마를 기록할지 관심이 큽니다
현재 세계 금융시장에서 브렉시트나 유럽은행 위기보다 더 시한폭탄으로 조마조마 하게 여기는 것이 중국의 엄청난 빚더미와 더딘 경제구조 개혁입니다
중국은 현재 신용팽창이 엄청나고(surging credit growth) 철강과 금속 산업에서 과잉투자(overcapacity)가 심각한데다 주택시장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험에 있습니다
그러면 왜 베이징은 이런 엄청난 시한폭탄을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을까요?
아시는 것처럼 중국 부자들은 거의가 부동산으로 막대한 부를 모았고(중국 제1 부호인 왕젠린 다롄완다 그룹회장도 부동산개발로 거부가 됨) 중국기업들도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막대한 자금을 빌려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자칫 중국당국이 부채문제를 잘못 건드릴 경우 자산가격 폭락으로 권력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인들의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율(=인플레이션율 조정한 실제소득 증가율)이 10년전 10%에서 현재 5.8%까지 떨어진 수준입니다 즉 실질 소득은 별로 늘지 않는 상태에서 상당히 높아진 부동산구입이나 생활지출물가를 감당하기 위해 저금리로 빚내서 소득감소분을 보충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돈을 잘 쓰지않고 저축하기로 유명한 국민들이었는데 이 편견도 깨져서 중국내 총저축 대비 가구부채율이 50%를 넘었습니다 빚에 맛들여서 소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말인데 이런 중국에 긴축을 하면 당장 폭동이 일어나서 중국은 100년전 내전상태에 빠질 것입니다
베이징이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 신용위기와 신용위기로 인한 자산가격 폭락입니다 이 위기는 한번 일어났다하면 중국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러시아, 호주, 브라질, 아프리카, 중동 등등 세계 곳곳에 원자재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들이 중국 하나만 바라보고 연명하고 있는데 중국이 주저앉아버리면 세계경제가 그냥 파멸입니다
우리나라 또한 이미 경제적으로 중국의 속국이나 마찬가진데 중국발 금융위기가 닥치면 수성구 아파트 값이고 뭐고 그냥 국가 경제가 소멸한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겁니다
중국이 더 무시무시한 것은 바로 이런 엄청난 파급력을 갖는 국내문제를 잘 숨기고 있어서 중국위기를 위안화처럼 중국당국자들을 제외하면(아니면 시진핑도 잘 모를 정도일까요?)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점입니다
현재 회자되는 도이체방크 위기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잠복된 위기입니다
그래서 위안화 환율변동이 중요합니다 중국이 위안화 방어를 못해내면 전 세계에 잃어버린 20년이 올수도 있을 정도로 엄청난 위기에 있습니다 미국금리 인상에 많은 분들이 민감하시지만 아마 중국 당국자들만큼 조마조마 한 사람들도 없을 것입니다
미국이 12월에 금리 인상을 못한다면 아마 중국 요인도 있을 것입니다 자칫 금리 인상을 잘못해서 세계적 재앙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죠
미국 재무장관 Jacob Lew(제아콥 루)가 지난주 목요일 미국 한 싱크탱크(피터슨 국제경제 연구소)에서 이례적으로 강력하게 중국 부동산 과열과 과잉생산 해결을 미국의 대중 최대 난제(the biggest U.S. complaint about China)로 지목했는데 그 맥락을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