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항공으로 대만을 찾다 보니 '대만의 관문'은 수도인 타이베이 인근의 국제공항 소재지 타오위안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수백년전에는 타이베이 북쪽 항구도시 단수이(Tamsui)가 대만으로 들어오는 문이었어요.
한국에서 사간 가이드북에서는 단수이를 ‘석양이 아름다운 곳’ 정도로 설명해 두었기 때문에 사실 이 곳에 처음 갔을 때만 해도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타이베이와 근교 여행을 마치고 난 뒤 다시 한번 꼭 방문하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단수이를 꼽을 거예요.
단수이는 타이베이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면 1시간 내로 쉽게 도착할 수 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저를 맞은 곳은 강변 산책로였어요. 도무지 한겨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살랑살랑한 바람과 들뜬 표정의 커플들, 관광객들, 시민들 사이를 지나가니 남국에 온 게 실감이 나더군요.
단수이 강변을 따라 있는 시장에는 수많은 먹거리들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무래도 ‘대왕 카스텔라’ 겠지요? 총 세 집이 서로 원조라며 장사를 하고 있는데 도무지 어디가 원조인지 알 길은 없었습니다. 그냥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된 거지요~
(이날 실패한 유일한 먹거리는 버블이 들어가 있는 커피였습니다…ㅠㅠ)
강가를 따라가다가 언덕배기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언덕 위에는 영국 영사관으로 쓰이던 홍마오청, 세관 직원들이 살던 소백궁, 캐나다인 선교사가 세운 대만 최초의 대학인 진리대학 등이 강변을 바라보며 자리잡고 있습니다.
1차 아편전쟁의 결과로 홍콩이 영국에 개방됐다면 2차 아편전쟁의 결과로 청나라는 이 지역을 추가로 개방합니다. 중국과 대만 사람들에게는 뼈아픈 역사의 장소일지 몰라요.
그래도 지금은 대다수가 아름다운 경관과 건축을 즐기기 위해 찾을 거예요. 저는 ‘식민지 스타일’로 명명된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동양에 들어온 초기 서양식 건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 서로를 본 두 대륙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한국분들을 만나지 못했는데 너무 좋았던 장소는 후웨이 요새(Hobe Fort)입니다. 마치 강화도에 있는 진과 같은 시설들인데 청나라가 당시 서양의 요새를 본떠 지은 곳이라 안에 들어가면 한국의 요새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줘요. 요새 안이 작은 도시 같다고 할까요?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흐린 날씨 속에서 거짓말처럼 잠시 걷힌 구름 사이로 보인 완벽한 석양을 보며 단수이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동서양의 문화와 아름다운 석양이 함께하는 단수이, 최고의 타이베이 근교 여행지였어요!
+++저는 대도시 근교의 소도시를 탐방하는 걸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아시아의 소도시 탐방'을 주제로 쭈욱 연재를 해보려고 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시아의 소도시 탐방 - 주제가 너무 재밌네요^^ 재밌게 글 볼게요!^^*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여행은 언제나 가슴을 뛰게 하는거 같습니다 ㅎㅎㅎ 제작년에 예스진지 투어라고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 여행을 다녀왔는데 정말 재밌었습니다 :) 다만 바퀴벌레가 많아서 놀랐었죠 ㅎㅎ :)
여행은 준비부터 실제로 그 장소에 가서 즐기고 포스팅을 올리며 곱씹는 모든 과정이 의미있는 것 같아요~ 저는 스펀은 못가봤는데 꼭 가보고 싶네요.
저는 갔다온지 4~5년 됬는데 사진들을 보니 다시 가고 싶네요ㅎㅎ
갈까 말까 망설여질땐 무조건 가라더라구요!
카스텔라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그렇게 많던 대만 카스테라 가게들이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네요..
한동안 엄청 유행이었죠. 요즘은 정말 싹 사라졌네요. 저도 좋아했는데 말이에요.
하나 둘 사라지는 것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싹 없어졌더라구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