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훈하니 @hunhani입니다.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제 글 솜씨가 부족한 탓에 내용을 접하실 때 다소 어렵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주제이지만 읽으면서 흥미를 느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이 야기하는 자연의 마법 같은 현상들, 특히 양자 상태의 측정과 양자 순간이동에 대하여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Chapter 3. 병 주고 약 주는 양자 컴퓨터? 양자 병렬성과 양자 통신 보안에서는 마찬가지로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에 기인한 양자 병렬성이 양자 통신 보안과 어떻게 관련되는지에 대하여 다뤄보겠습니다.
간단 복습
측정 결과로는 초기 양자 상태를 알 수 없다.
- 측정을 통해 어떤 계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는 행위는 필연적으로 계의 상태를 흐트러뜨린다.
양자 얽힘은 국소성의 원리를 초월한다.
- 한 입자의 상태를 결정하면 계의 주위를 매개하지 않고도 다른 입자의 상태를 즉시 결정할 수 있다.
- 실제 물리적 입자를 움직일 필요 없이 한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양자 순간이동이라고 한다.
양자 병렬성을 이용하라!
중첩과 얽힘이 가능한 양자 상태를 통해 단 한 번의 조작으로 모든 상태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을 양자 병렬성 (quantum parallelism)이라 칭합니다. 양자 병렬성은 양자 정보 처리, 양자 통신, 양자 암호 등의 기술을 통해 기존의 컴퓨터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양자 통신, 양자 암호 두 가지 주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임의의 양자 상태를 복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측정을 통한 정보 취득과 물리계 상태의 흐트러짐, 이 두 가지 상호교환은 일종의 양자역학적 무작위 표본 추출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는 양자역학적 정보는 완벽하게 복사될 수 없음을 암시합니다. 만일 완벽하게 복사할 수 있다면 원본 대신 복사본을 가지고 측정을 하여 원래 계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측정을 한 셈이 되므로 양자역학의 기본 공리에 어긋나지요.
측정을 하면 상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말이 양자 상태를 우리 마음대로 다룰 수 없는 것처럼 들려서 괜히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아주 매력적인 일입니다. 이를 이용하면 통신 보안에 있어 절대적으로 훔칠 수 없는 양자 키 분배 암호 체계를 마련할 수 있거든요.
기존 통신 기술은 하나의 고정된 코딩 방식을 사용하기에 마음만 먹으면 모든 사용자가 정보를 훔쳐 읽을 수 있죠. 하지만 양자 키 분배 암호 체계를 이용하면 정보를 생성하고 측정하는 데 다양한 코딩 방식을 사용한답니다. 임의로 사용된 코딩 방식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송신자가 전송한 정보를 완벽하게 읽어낼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외부의 측정 행위가 송신자가 전송한 양자 정보를 훼손하므로 송수신자에게 도청 행위가 금방 발각되고 말지요. 즉, 도청을 하려는 순간 정보가 망가지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도청이 감지된다 싶으면 통신 채널만 폐지하고 새로운 키를 생성하기만 하면 된답니다.
통신 보안의 양면성을 갖는 양자 컴퓨터?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공개키 암호 방식은 큰 수의 소인수 분해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합니다. 큰 수의 소인수 분해 정도는 순식간에 해낼 수 있는 양자 컴퓨터는 이러한 방식의 암호는 쉽게 풀어낼 수 있는데요. 양자 컴퓨터는 공개키 암호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현대의 통신 보안에 큰 위협이 되는 한편, 도청이 절대로 불가능한 양자 암호 전송 방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양날의 검 혹은 병 주고 약 주는 양자 컴퓨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양자 통신 보안의 오늘
통신 체계 운영에 있어 기밀성(confidentiality), 무결성(integrity), 가용성(availability) 등에 관련한 다양한 물리적/인적/기능적 보안 기법들이 요구됩니다. 그 중에서 암호 알고리즘 및 프로토콜을 이용한 기능적 보안이 가장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키 분배, 암복호화, 인증 등의 기능들이 제대로 작동하는 안정성 있는 암호 알고리즘 및 프로토콜을 구동할 수 있어야 하지요. 그동안 암복호화, 서명, 비밀 공유, 불확정 전송, 비트 위임, 다자간 계산 등 다양한 양자 암호 관련 연구가 진행되어 왔지만, 양자 메모리 및 양자 컴퓨팅 구현의 기술적 한계들로 인해 양자 키 분배 및 양자 난수 생성 기술만이 상용화 수준에 이르러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도청이 불가능한 양자 키 분배가 바로 양자 난수 생성 시스템을 활용한 것이죠.
오늘은 양자 병렬성과 양자 통신 보안에 대하여 다뤘는데요. 다음 시간에는 양자 정보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를 이용한 양자 정보 처리에 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드리고 싶은데 어려운 주제를 다루다보니 혹시나 내용을 벅차게 느끼고 계시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댓글로 질문을 달아주시면 제가 설명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쉽고 간결하게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Chapter를 소개 합니다.
Chapter 4. 큐비트를 이용한 양자 정보 처리
많이 기대해주세요!
지난 이야기
- [암호화폐가 100% 망한다고? 양자 컴퓨터와 블록체인 보안 이야기] Chapter 0. 서론
- [암호화폐가 100% 망한다고? 양자 컴퓨터와 블록체인 보안 이야기] Chapter 1. 양자 컴퓨터! 도대체 일반 컴퓨터랑 뭐가 다른 거야?
- [암호화폐가 100% 망한다고? 양자 컴퓨터와 블록체인 보안 이야기] Chapter 2. 놀라운 자연의 마법, 양자 중첩/얽힘/순간이동
- 물리학도가 들려주는 인터스텔라를 더 재밌게 보기 위한 18가지 이야기
- 그래핀 끼워 넣어 꿈의 다이오드 만들기
- 본문에서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에서 가져왔음을 밝힙니다.
- 본문 중 양자 통신 보안의 오늘 내용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양자암호통신기술의 현재와 미래 보고서를 참조하였습니다.
# YHH
컴퓨터 전공이신가요?
생소한 단어들이 많네요^^
물리학 전공입니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역학 개념을 컴퓨팅 방식에 적용하는 것이라 물리 내용을 많이 담고 있지요. 생소한 단어도 많고 어려운 주제이지만 쉽게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양자 터널링현상 때문에 상용화가 어렵다고 했던 어디서 읽은 글이 생각나네요 ㅋㅋ 좋은글 감사합니다.
양자 터널링 현상 때문에 누설 전류를 조절하지 못하고 미세 패턴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 작은 사이즈의 반도체 소자를 제작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ㅎㅎ 하지만 양자 터널링과 양자 컴퓨터 개발과는 약간 거리가 있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보팅하고 갈게요 ㅎㅎ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매번 좋은글 잘 읽고갑니다
@yoons 님께서 늘 지켜봐주셔서 덕분에 원동력을 많이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어려운 이야기이나 잘 보고 가요~~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must be good writing
Thanks! It deals with quantum computer and blockchain security. I will post the English version later.
흠... 너무 어려운내용이네요ㅠㅠ 업봇 누르고가요~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해드리고 싶은데 그게 제일 어렵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네.. 교수님 다음 수업은 무엇인가요....
하하 딱딱한 수업이 아닌 재밌는 이야기로 찾아가고 싶네요 ㅎㅎ
연재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가 실용화되면
RSA 암호체계가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는군요.
훈한님은 양자 컴퓨터의 실용화가 된다면
언제쯤 되리라고 보시는지
또, 양자 컴퓨터가 실용화 되려면
어떤 연구적,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어야하는지 궁금하네요.
후술 하실 글들에 이러한 내용들이 포함되는지요?
실용화 단계까지 거쳐야 할 기술적인 난관들이 상당히 많은데요. 상용화 시기를 확정할 수 없습니다만 현재 실험실에서 작은 단위로 양자 컴퓨터를 구현한 연구 사레들이 보고되고 있고 특히 구글, 나사, IBM, 인텔 등 내로라 하는 각 유수 기업들이 매달리고 있으니 상용화 수준의 시판까지는 시일이 걸리더라도 2020~2030년 사이에 아주 기본적인 형태의 양자 컴퓨터가 구동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앞으로 이어질 Chapter 에서 질문해주신 극복해야할 기술적 난관과 단계, 개발 현황 등의 내용들을 다룰 예정이랍니다. 그 전까지 소개해야할 내용들이 있어 진행이 더딥니다만 조만간 구체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양자 암호를 기존 암호화폐들에 끼얹어서(?) 양자컴이 난리치기 전에 막을 수 있는건가욥? ㅋ
서로 상보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엎치락 뒤치락 할 수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 개발에 필요한 양자 알고리즘, 양자 프로세서들이 양자 암호 기술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다만, 현재 블록체인 시스템은 그러한 양자 난수 생성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 양자 암호를 이용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암호화폐들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최근 동향을 보니 QTUM, QRL 과 같은 양자 컴퓨터 개발에 대비한 신생 화폐들이 선보여지고 있긴 한데 진정한 의미에서 대비가 될 수 있는지는 기술적 개발 동향을 지켜봐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byteball 같은 경우도 양자컴퓨터에 대비한 기술이라고 홍보하던데 dag 알고리즘을 쓴다고 하면서요. 그게 효과적이긴 할까요 과연? ㅋ
알고리즘 부분까지 세부적으로 알아본 것이 아니라 잘 모르겠습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지도 않았으니 제가 드릴 수 있는 답변은 어디까지나 원론적인 선에서 그칠듯하군요 ㅎㅎ
@hunhani
크.... 도청을 하려는 순간 정보가 망가진다니,
양자컴퓨터가 언제 상용화 될진 몰라도 해킹에 대한 걱정은 많이 줄어들겠군요!!
양자 컴퓨터는 양자 프로세서 및 양자 알고리즘 기술과 관련이 있고 양자 보안은 양자 암호 기술과 관련이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 양자 암호 모두 양자 병렬성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상보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챕터2에서 양자가 뭔말인가 했는데 세번읽고 3으로 넘어오니 대략적으로 어떤 성질인지 이해가 되네요! 남은 챕터도 꼼꼼히 읽어봐야겠어요 똑똑해지는 기분들어요 :-) ㅋㅋㅋㅋㅋ
똑똑해지는 기분이 드셨다면 정말 똑똑해지신걸거에요 ㅋㅋㅋㅋ 도움을 드린것 같아 뿌듯하네요~ 꼼꼼히 읽어봐주신다니 감사합니다